美 고용 충격에 다시 빛난 금… 금 ETF 수익률 일제 반등
한동안 내리막길을 걷던 금값이 미국의 고용 충격을 계기로 반등하면서 국내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금 현물과 선물에 투자하는 ETF가 최근 일주일간 7% 안팎 오른 가운데 금 채굴 기업을 담은 상품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의 고용 충격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진 데다 최근 AI(인공지능) 업종 불확실성 확대로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커진 점이 금값을 지지하고 있다.

◇금 관련 ETF 동반 상승
11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국내 금 관련 ETF 가운데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이 19.23% 올라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상품은 세계 최대 금 채굴 업체인 뉴몬트와 캐나다 금광 기업 애그니코 이글 마인스 등 글로벌 금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 금광 기업 주가는 금값보다 큰 폭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금을 캐는 데 드는 인건비와 설비비 등은 단기간에 크게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가령 1온스당 생산비가 80달러인 상황에서 금값이 100달러에서 110달러로 10% 오르면 금광기업이 남기는 이익은 20달러에서 30달러로 50% 늘어난다. 반대로 금값이 떨어지면 이익이 더 빠르게 줄어 주가 하락 폭도 커질 수 있다.
금 가격을 직접 따라가는 ETF도 일제히 반등했다. 같은 기간 ‘TIGER 골드선물(H)’은 6.92%, ‘KODEX 골드선물’(H)은 6.88% 상승했다. 국내 금 현물을 편입하는 ‘ACE KRX금현물’과 ‘TIGER KRX금현물’도 각각 7.86%, 7.17%씩 올랐다.
다만 연초 이후 손실은 아직 회복하지 못했다. 올해 1월 2일부터 지난 10일까지 ‘ACE KRX금현물’과 ‘TIGER KRX금현물’은 각각 4.15%, 4.55%씩 하락했다. ‘TIGER 골드선물(H)’ 과 ‘KODEX 골드선물(H)’도 각각 3.46%, 3.07%씩 내렸다.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은 연초 이후 줄곧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다 최근 가까스로 플러스(+) 수익률(2.66%)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美 금리 인상 확률 줄면서 금값에 ‘날개’
금 ETF의 반등은 국제 금값이 일주일 새 8%가량 급등한 결과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2월물 금 선물 가격은 지난 3일 1온스당 4090.50달러였으나 11일 현재 445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금 현물 가격 역시 같은 기간 1온스당 4053.45달러에서 약 4390달러 선까지 약 8.3% 올랐다. 금 현물 가격은 지난 5일 하루 동안 4.15% 급등해 2월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나타냈다.

금값의 상승을 부채질한 것은 예상보다 부진했던 미국 고용 지표였다. 지난 7일 발표된 미국의 7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는 2만3000명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8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고용이 줄었다. 6월 취업자 증가 폭도 2만명으로 하향 조정됐다. 고용시장 둔화가 확인되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에 금리를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에 따르면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7월 고용지표 발표 직전 57%에서 발표 직후 43.9%로 낮아졌다. 반면 금리 동결 가능성은 43.2%에서 56.1%로 높아졌다.
데이비드 메거 하이리지퓨처스 금속거래 담당 이사는 로이터에 “예상보다 약한 고용지표로 연준이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작아졌다”며 “에너지 가격 하락과 금리 인상 가능성 후퇴는 달러 약세와 금값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은 보유해도 이자가 발생하지 않아 국채 금리가 내려가면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커진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커지면서 금값 시세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12일 서울 종로구 한 귀금속상가에 금이 진열되어 있다. 이날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순금(24k 3.75g) 시세는 살 때 871,000원, 팔 때 730,000원으로 집계됐다. 18K 금 팔 때 가격은 536,600원으로 나타났다. 14K 금 팔 때 가격은 4165,100원이다. 2026.07.12. bluesoda@newsis.com](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11/chosun/20260811082051484clyj.jpg)
◇한은도 13년 만에 금 투자 재개
올 들어 눌려 있던 금값을 매입 기회로 삼는 중앙은행도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의 금 보유량은 7월 말 7608만온스로 한 달 전보다 64만 온스 증가했다. 약 18t에 해당하는 규모로 2023년 10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증가 폭이다. 인민은행은 21개월 연속 금을 사들였으며, 월간 매입량도 지난 3월 이후 매달 늘렸다. 외환보유액을 다변화하고 달러 의존도를 낮추려는 중국의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도 올해 2분기 해외에 상장된 금 현물 ETF를 소규모로 매입하며 13년 만에 금 관련 투자를 재개했다. 한은은 국내 금 생산업체와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등과 협력해 국내에서 생산돼 해외로 수출될 예정인 금을 국제 시세에 따라 매입하는 체계도 구축했다. 실제 매입 시기는 관련 준비 상황과 한은의 금 운용 계획 등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김윤상 iM증권 연구원은 “금리 안정화로 안전자산 수요가 달러에서 금으로 일부 이동하면서 금 가격이 최근 바닥을 다지고 있다”며 “최근 AI 업종 불확실성 확대로 귀금속 등 안전 자산 선호가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국제 금값이 2027년 상반기 온스당 5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상승세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신중론도 남아 있다.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지난 1월 29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5594.82달러와 비교하면 여전히 20% 넘게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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