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네 편이 붙었는데 다 망했다" 200만 넘기고도 웃지 못한 영화

사진=영화 '명당'

명절 연휴는 한국 영화가 가장 크게 기대를 거는 시기입니다. 그런데 그해 추석에는 한국 영화 네 편이 한꺼번에 극장에 걸렸습니다. 200만 명을 넘긴 이 작품조차 끝내 웃지 못한 이유가 거기에 있었습니다.

땅의 기운을 읽는 사람들의 이야기

2018년 추석 연휴에 개봉한 이 작품은 왕이 될 자리를 둘러싼 욕망을 다룬 사극입니다. 땅의 기운을 읽어 내는 천재 지관과, 그 힘을 손에 넣으려는 세력들의 대립이 이야기의 축입니다. 연출은 박희곤 감독이 맡았고 조승우가 지관 역을 연기했습니다. 몰락한 왕족 흥선 역은 지성이 맡아 또 다른 한 축을 담당했습니다. 여기에 백윤식과 김성균, 문채원, 유재명, 이원근까지 합류해 출연진 면면만으로 화제가 됐습니다.

사진=영화 '명당'

웰메이드 사극의 계보를 잇겠다는 기대

개봉 전 이 작품에 붙었던 수식어는 웰메이드 사극이었습니다. 앞서 흥행에 성공한 여러 사극들이 비슷한 결의 작품이었기 때문입니다. 조승우는 드라마와 뮤지컬 무대를 연달아 장악한 직후 스크린으로 돌아온 상태였습니다. 지성 역시 브라운관에서 쌓아 온 신뢰를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배우들의 조합만 놓고 보면 추석 극장가 최고의 기대작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사진=영화 '명당'

한 연휴에 네 편이 몰렸다

문제는 같은 연휴에 한국 영화 네 편이 동시에 개봉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작품을 포함해 대형 사극과 인질극, 괴수물까지 한꺼번에 극장을 나눠 가졌습니다. 네 작품의 손익분기점을 모두 더하면 1600만 명이 극장을 찾아야 하는 구조였습니다. 그러나 그해 연휴 전체 관객은 660만 명에 그쳤습니다. 산술적으로 네 편 모두가 살아남을 수 없는 시장이었습니다.

사진=영화 '명당'

200만을 넘겼지만

이 작품은 연휴 기간 꾸준히 관객을 모으며 2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주연 배우들이 직접 인증샷을 남기며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네 편 가운데 중간 정도의 성적이었지만 제작비를 회수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연휴가 끝나자마자 상영관이 빠르게 줄어든 것도 발목을 잡았습니다. 숫자만 보면 선방인데 결과적으로는 아쉬운 성적으로 남은 셈입니다.

사진=영화 '명당'

지금 다시 보면 달라지는 것

흥행과 별개로 이 작품의 미술과 연기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조승우가 절제된 호흡으로 극의 중심을 잡는 방식이 특히 호평을 받았습니다. 지성이 보여 준 흥선의 변화도 후반부의 힘을 만들어 냅니다. 다만 인물이 많아 이야기가 분산된다는 지적은 끝까지 따라붙었습니다. 지금은 OTT에서 볼 수 있어, 연휴 경쟁이라는 변수를 걷어내고 작품만 보기에는 오히려 지금이 낫습니다.

사진=영화 '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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