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기간제 근로자 일부 '명절 빈손'… 기관마다 달라 차별 논란

박귀빈 기자 2024. 9. 2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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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도 빈 손으로 집에 갔습니다. 주 40시간 꼬박 일해도 기간제 근로자라고 명절휴가비도 받지 못하니 서럽네요."

인천시 산하 공공기관의 일부 기간제 근로자의 명절휴가비가 없어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시 관계자는 "명절휴가비 등은 통상임금에 적용받지 않아 채용 시 각 부서 및 기관에서 정하도록 하고 있다"며 "기간제 근로자들이 차별 받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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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공공기관에서 기간제천의 한 공공기관에서 기간제 근로자가 시설 청소를 하고있다. 경기일보DB

 

“이번 추석도 빈 손으로 집에 갔습니다. 주 40시간 꼬박 일해도 기간제 근로자라고 명절휴가비도 받지 못하니 서럽네요.”

인천시설공단 산하 송도공원사업소에서 일하는 기간제 근로자 A씨. 지난 3월에 입사한 A씨는 매일 8시간씩 수목관리, 예초 등 공원 관리의 모든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그러나 A씨는 이번 추석만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A씨는 명절휴가비 등을 받지 못해 ‘빈 손’으로 가족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A씨는 “(명절휴가비가) 없는 것을 알고 취업했지만, 막상 못 받으니 차별받는다는 생각에 서럽다”며 “즐거워야 할 추석에 괜히 마음만 무거울 뿐”이라고 했다.

인천시 산하 공공기관의 일부 기간제 근로자의 명절휴가비가 없어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같은 기간제 근로자도 소속에 따라 명절휴가비 등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28일 시 등에 따르면 시를 비롯해 공사·공단 및 출자·출연기관, 사무위탁기관 소속 기간제 근로자는 시급 1만1천400원을 기준으로 주 40시간 근무하면 통상임금으로 238만2천600원을 받는다.

그러나 각 예산 집행 부서 및 기관의 예산 사정에 맞춰 명절휴가비 등의 지급 여부가 제각각이다. 통상임금에는 명절 휴가비, 가족 수당, 복지 포인트, 상여금, 피복비, 출장 여비, 시간 외 근무 수당 등을 포함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시설공단 송도공원사업소 기간제 근로자는 이 같은 명절휴가비가 없는 반면, 월미공원사업소의 기간제 근로자는 110만원의 명절휴가비가 있다. 모두 같은 1일 8시간 일을 하지만, 명절휴가비 때문에 110만원 이상의 급여 차이가 나는 셈이다.

추석을 맞아 인천 중구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는 선물 박스를 가지고 배를 타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경기일보DB

이는 현행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도 어긋난다. 규정 제18조의3은 명절휴가비는 지급 기준일 현재 월봉급액의 60%를 설날, 추석 등을 주도록 하고 있다.

특히 기간제 근로자의 명절휴가비가 없는 것은 차별에 해당한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지자체 소속 공무직 근로자와 유사한 업무를 수행한 기간제 근로자들에게 명절휴가비 및 정액급식비를 지급하지 않는 것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차별적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김성희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 교수는 “기간제 근로자를 이용함에 있어 최소한의 인건비 책정 기준조차 마련하지 않은 것은 비정규직에 대한 인식도가 여전히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가 자체적으로 기간제 근로자 급여에 대한 공통의 기준을 마련하고, 각 산하 기관들이 지키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시설공단 관계자는 “공사·공단 및 출자출연 기관 등은 공무원 보수규정 등이 별도로 마련해 있지 않기 때문에 명절휴가비 지급 근거가 없다”고 했다. 이어 “시와 급여 부분에서의 차별 요인을 해소하기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며 “다만, 시의 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명절휴가비 등은 통상임금에 적용받지 않아 채용 시 각 부서 및 기관에서 정하도록 하고 있다”며 “기간제 근로자들이 차별 받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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