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츠인마이백 : 모토캠핑 2편
MOTOCAMPING
WHAT’S IN MY B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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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참 다양한 장르와 모델의 바이크가 존재합니다. 그 바이크들은 각각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속도에 초점을 맞춘 레플리카 바이크에게 크루저나 장거리 투어러의 편안함도 원한다면, 그건 라이더의 지나친 욕심일 겁니다. 또한, 70~80년대 생산된 빈티지 바이크를 선택한다면 최신 기종의 바이크가 가지고 있는 각종 전자장비의 편리함은 당연히 기대할 수 없을 겁니다. 제가 갑자기 바이크의 장르와 장단점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오늘 소개하게 될 모토캠핑 장비에도 비슷한 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라이더의 취향과 니즈를 완벽하게 만족시킬 수 있는 유니콘과 같은 바이크는 절대로 존재할 수 없듯이, 모토캠핑에 사용되는 아웃도어 장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한 번 접으면 너무 작고 가벼워 보이지만, 설치하면 키 180 이상의 성인이 허리를 숙이지 않아도 되는 충분한 실내 공간을 제공하며, 사계절 동안 사용하며, 설치와 회수가 간편한데, 가격까지 저렴한 그런 장비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번에 제가 소개할 장비세팅은 최대한의 편의성보다는 어떤 상황에서도 사용 가능한 범용성에 초점을 맞춘 장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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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먹캠핑
캠핑 경험이 많지 않은 분들에게는 해먹텐트는 꼭 필요한 캠핑 장비라기보다는 캠핑 사이트를 구축할 때 감성을 더해주거나 잠깐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감성 아이템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해먹텐트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숙련도에 따라 기대 이상의 만족스러운 수면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캠핑장이 아니라면 숙영지의 바닥은 완전히 평평한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또한 텐트를 설치할 공간은 내가 사용하는 텐트의 바닥 면적만큼 확보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해먹텐트는 완전히 평평하거나 건조한 바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적당한 굵기와 간격의 나무 두 그루만 있다면 어디에서든 설치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해먹텐트의 장점입니다. 또 다른 장점은 빠른 설치와 회수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해먹텐트의 경우엔 적당한 간격과 굵기의 나무 두 그루만 찾을 수 있으면 고정 로프나 해먹전용 스트랩을 나무에 묶어주는 것으로 거의 모든 설치과정이 끝난다고 봐도 될 정도로 간단합니다. 여기에 스네이크스킨(해먹 전체를 커버하는 튜브 형태의 보관주머니)을 사용하게 되면, 정리 또한 순식간에 끝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장점이 많은 것이 해먹캠핑이지만, 단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해먹에서 잠을 청하는 것 자체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단점은 해먹의 하단 부분이 외부의 바람과 낮은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계절과 외부 기온에 따라 언더퀼트(해먹의 외부를 감싸주는 보온성 소재로 만든 일종의 커버)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세 번째는 짐을 보관 할 수 있는 추가적인 공간을 위해서 여분의 기어슬링 등이 필요할 수 있는 것 정도를 들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2박 이상의 장거리 투어를 할 때 텐트가 아닌 해먹과 타프 조합의 장비를 가지고 길을 떠나는 이유는 장거리 바이크 투어 도중에는 다양한 변수가 많으며, 잠을 청할 장소까지 정해진 시간 안에 도착해야 한다는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텐트만큼의 아늑함과 편리함을 포기하는 대신 어디에나 설치할 수 있고, 혹시 나무조차 없는 상황에서도 타프와 해먹 본체를 침낭 커버나 비비색의 형태로도 사용 가능하기 때문이죠. 최대함의 편리함과 안락함을 포기하는 대신 극강의 범용성을 추구하는 것이 이번에 소개하는 모토캠핑 장비의 세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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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소개
해먹
디디
슈퍼라이트 정글 해먹
디디의 슈퍼라이트 정글 해먹은 1730g 의 가벼운 무게와 필요에 따라 조기장을 완전 해체할수도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비를 피할수 있는 작은 레인커버까지 포함하고 기본으로 제공되는 우피슬링을 이용하면 해먹 설치 시 수평을 잡거나 대칭을 만들기도 무척이나 편리합니다. 또한, 포함되어있는 짧은 두개의 폴은 유사시 해먹이 아닌 비비색 형태로 바닥에서도 사용가능한 다재다능한 제품입니다.
타프
디디
슈퍼라이트 타프 2.9 x 3.0
펼친 크기 2.9m x3.0m 의 타프는 내수압 3000mm의 방수성능과 460g 가벼운 무게를 자랑합니다. 또한, 일반적인 타프가 각 코너 부분에만 폴대를 연결하기 위한 고리가 있는 것과 달리, 이 디디 타프는 총 19개의 가이아웃 포인트를 이용해 일반적인 그늘막 형태의 타프부터 1~2인용 쉘터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로 사용이 가능하기에 자주 사용하는 제품입니다.
침낭
마운틴 이큅먼트
드림캐처 500
사용한지 20년이 되어가는 저의 분신과도 같은 침낭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500g의 거위털 충전재와 몸통부분에 신축성이 있는 고무밴드의 디자인입니다. 당시에는 침낭 안에서 자유로운 움직임이 가능하다는 매력에 끌려 구입한 제품입니다. 침낭에 대해 추천하는 대략적인 스펙은 충전재의 무게 500g 전후, 필파워 700~800이상, 컴포트 온도 영상 0도에서 영하 5도 전후의 제품을 권합니다. 이 정도 스펙이면 한겨울 동계와 한여름 열대야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캠핑 환경과 날씨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체어
워크스툴
스웨덴에서 만든 이 의자는 800g 대의 가벼운 무게와 내하중 200kg이상의 튼튼함이 특징입니다. 제가 등받이가 없어 불편해 보이는 이 의자를 좋아하는 이유는 바이크 여행을 다니다가 언제 어디에서든 잠시 잠깐 앉아서 휴식을 취하거나, 경치를 바라보며 음료 한 잔의 여유를 갖기 위해 의자를 찾아 꺼내고, 프레임을 조립하고, 또 그 프레임에 스킨을 맞춰 끼웠다 뺏다하는 번거로움 없이 다리만 뽑아주면 곧장 사용이 가능하다는 편리함 때문입니다. 귀찮아서 의자를 꺼내는 것조차 피하게 되는 것이 비단 저만의 이야기는 아닐 테니까요.
테이블
탑앤탑
퓨전테이블
저는 모토캠핑을 할 때 테이블은 크게 상관하지 않는 스타일입니다. 하지만 의자 등받이가 없는 간단함을 선호하는 대신 테이블이라는 작은 사치정도는 부려 봐도 좋을 것 같아 추가했습니다. 이 테이블은 설치시, 450mmx350mm의 크기와 230mm의 높이, 그리고 720g 의 가벼운 무게이기 때문에 휴대에도 큰 부담이 없습니다. 또한, 상판 역시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했기 때문에 뜨거운 냄비나 화기를 사용하기에도 부담이 없습니다.
매트
클라이밋
인슐레이티드 해먹V
앞서 해먹텐트의 단점을 이야기 할 때 언급하였듯이 해먹의 취약점인 체온 유지를 위해 사용하는 언더퀼트의 부피와 무게가 걱정되는 분들이라면, 해먹 텐트를 사용하는 유저들을 위해 특별히 고안된 클라이밋의 해먹V 매트는 언더퀼트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해먹의 형태에 따라 자연스러운 곡선을 이루도록 디자인된 V형태의 패널과 해먹 내부에 설치 시 양 옆을 감싸는 날개 형태의 독특한 디자인과 해먹 내부에서 이리저리 매트가 돌아가는 것을 방지해주는 하단부분 실리콘 코팅은 해먹에서의 잠자리를 보다 따뜻하고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기능을 합니다.
화로
파이어박스
g2 티타늄
캠핑에서 불은 음식을 조리하는 용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숙영지를 모두 구축하고 나서 작게라도 모닥불이 있는 상황과 그렇지 못한 상황은 확연하게 그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이죠. 파이어박스사의 g2 모델은 소형 화로 중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가능해서 좋아하는 장비입니다. 펼친크기 12.7cm x12.7cm x 19cm 접었을때 크기 12.7cm x19cmx0.9cm의 손바닥 보다 조금 큰 사이즈의 화로는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작은 땔감은 물론, 필요에 따라 알코올스토브, 그리고 가스 스토브까지도 결합해 사용이 가능합니다.
나이프
거버
LMF
서바이벌 리스트나 생존 전문가라는 분들이 말하는 꼭 필요한 생존 장비에는 나이프가 절대 빠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말하는 나이프의 선정기준 가운데 하나는 바로 풀탱 구조의 나이프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칼날과 손잡이가 따로 조립된 구조가 아닌, 블레이드에서 손잡이 내부까지 하나의 쇠덩어리로 만든 나이프는 많은 힘을 받더라도 칼날과 손잡이가 분리되지 않기 때문에 나무를 베거나 장작을 쪼개는 바토닝 작업을 할 때에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파이어박스와 같이 장작을 작게 쪼개서 사용해야 할 때 필수적인 장비입니다.
착화재
지포와 콜맨, 두 가지 제품
일반적인 라이터로 장작에 불을 붙이려 시도해본 분들이라면, 장작과 나뭇가지에 라이터 등으로 불을 붙이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은 경험해 보셨을 것입니다. 저 역시 이러한 이유로 평소에는 가스 토치를 자주 사용하곤 하는데, 그 부피조차도 줄여야 하는 상황이거나, 조금은 불 피우는 손맛(?)을 느껴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착화재 한두가지 정도는 백업 용도로 소지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스토브
옵티머스
스베아
이번에 소개해드리는 장비 가운데 아마도 유일하게 감성(?)이라는 것을 위한 장비가 바로 옵티머스 스베아 스토브입니다. 출시된지 100년, 즉 1세기가 넘는 시간동안 많은 산악인들이 사용해 왔고 지금까지도 생산되고 꾸준하게 사용하는 액체연료 스토브입니다. 컴팩트한 크기와 황동의 아름답고 앤틱해 보이는 외관, 그리고 일반적인 액체연료 스토브와 달리 따로 펌핑을 하지 않아도 되는 가압식 탱크, 그리고 작지만 일체형으로 수납이 가능한 작은 미니 냄비와 손잡이까지 나름 이정도면 기능과 감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아이템입니다.
야전삽
남대문 미군용품샵
요즘엔 텐트를 설치한 뒤 텐트 주변을 따라 빗물이 흘러내려갈 수 있도록 물골을 파는 분들을 거의 본 적이 없는 듯합니다. 그러나, 바닥없이 야영을 해야 하는 타프를 이용한 숙영지 구축에선 이 작은 도랑을 팔 수 있는 야전삽이 필수입니다. 2단으로 분리되고 수납의 크기가 부담되지 않는 제품 중 적당한 것을 구입하면 됩니다.
랜턴
크레모아 울트라3.0 S
최대 밝기 1200 루멘, 최대 사용시간 50시간 등 한 번의 완충으로 2~3박의 기간 동안 충분한 사용이 가능한 랜턴으로, 접이식 프레임 구조는 별도의 스탠드 없이도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선택한 제품입니다. 또한, 비상시 휴대용 보조배터리 역할도 가능하기에 휴대폰이나 기타 전자장비도 충전하며 사용할 수 있습니다.
양념통
GSI
소프트 사이디드 컨디먼트보틀 / 스파이스랙
저는 모토캠핑을 다니며 그리 거창한 요리를 하는 편은 아닙니다. 그저 간단하게 직화로 고기를 구워먹거나 아주 간단한 음식들을 해 먹는 편이죠. 그런데, 제 아무리 간단한 한끼라고 해도 간이 안된 싱거운 음식만은 용납이 안되고, 매번 숙영지 근처 마트에서 구매해 한 번 사용하고 버리게 되는 각종 양념들을 생각한다면 나만의 양념들이 들어있는 작은 양념통 하나정도 준비해 가지고 다니시면 매우 유용할 것입니다. 튜브 형태에는 오일과 간장 등 액체 양념을, 고체형 용기에는 가루 양념을 가지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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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강조하는 말이지만 특정 브랜드의 제품을 구입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꼭 새로운 장비가 더 좋은 것만도 아니죠. 최근 각종 매체를 보면 전문가가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그중에는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꼭 필요하고 어떤 장비를 사용해야 한다” 라는 식의 말을 하는 사람도 종종 보게 됩니다. 제가 생각하는 고수 혹은 전문가라는 타이틀은 오직 반복되는 경험과 실전에서 마주하게 되는 다양한 환경에 얼마나 능숙하게 대응할 수 있는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는 구독자 여러분들이 모두 진정한 의미의 모캠고수 혹은 전문가가 되길 바랍니다.
글 쟈니블랙 사진 양현용 제공 월간 모터바이크 www.mbzine.com <저작권자 ⓒ 월간 모터바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