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한강] 전 세계가 한강 신드롬…“‘K문학’ 영향력 확대 기대”

신정은 2024. 10. 13.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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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소식에 도서 시장 활력
외신들도 극찬 쏟아내
▲ 소설가 한강이 한국 작가로 최초로 10일 노벨 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54)이 일으키고 있는 돌풍에 전 세계가 일제히 주목했다.

한강은 아시아 여성 최초이자 한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품에 안으며 K-문학의 저력을 전세계에 떨쳤다.

매년 노벨상 수상 분야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이 집중되는 문학상 수상자로 한국 여성 작가 한강이 선정되며 한국을 넘어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국내 서점가에 따르면 교보문고와 예스24, 알라딘 등 주요 서점 3곳에서는 지난 10일 한강의 수상 소식이 알려진 뒤 하루도 채 되지 않아 관련 책이 30만부 넘게 판매됐다.

온라인 서점 베스트셀러 목록도 한강의 작품으로 채워진 상황이다.

출판계 한 관계자는 “최근 도서 시장이 다소 침체해 있었는데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큰 관심이 쏠리면서 활기가 돌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저서가 소진됐다는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노벨 문학상은 최근 10여년간 남녀가 번갈아 받는 추세가 굳어졌는데 지난해에는 노르웨이 남성 작가 욘 포세가 받았기 때문이다. 또 아시아 작가의 수상은 2012년 중국 모옌 이후 12년간 없었다.

하지만 올해 노벨문학상 주요 후보로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강의 수상은 이변으로도 받아들여졌다.

한강이 앞서 영국 맨부커, 프랑스 메디치상 등을 받으며 이미 국제적으로 상당한 명성을 쌓은 작가이지만 유력 후보군에서 빠졌던 것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덜 알려진 한국 작가라는 점이 컸다. 중국과 일본은 앞서 이미 노벨 문학상 작가를 배출했고 매년 유력 후보군에 자국 문인들이 거론되곤 했다.

작가로서는 상대적으로 젊은 한강의 나이도 영향을 미쳤다. 노벨 문학상은 한 작가의 작품 세계 전반을 평가해 수상자를 정하기 때문에 60∼70대 이상 연령대 수상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유력 후보로 거론된 작가들도 대부분 70대 이상이다.
 

▲ 한국 작가 한강이 지난 10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자 일본 도쿄에 있는 대형서점인 기노쿠니야서점 신주쿠본점에서 노벨문학상 특설 코너를 설치하고 한강의 일본어판 소설을 전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젊은 여성 작가’ 한강이 수상하자 주요 외신과 문학계의 반응도 뜨거웠다.

중국의 한국문학 연구자들은 “앞으로 한국문학에 대한 신드롬이 일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고, 일본 언론도 일제히 ‘아시아 여성 작가로는 최초 수상’이라며 관련 소식을 비중있게 전했다. 한강의 노벨상 수상 소식에 ‘작별하지 않는다’ 등을 번역 발간한 하쿠스이샤(白水社)는 즉시 증쇄를 결정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한국 서점가와 온라인 스토어에는 한강의 책을 구하기 위한 대기가 끝도 없이 밀려들었다”며 “교보문고 기준 상위 10개 베스트셀러 가운데 9개가 한강의 작품이며, 부커상을 받은 채식주의자가 1위를 차지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가디언은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여야 정치인들도 한 목소리로 노벨문학상 수상에 축하했다며 국정감사 도중 여러 상임위에서 수상을 축하하는 박수가 터져 나왔던 일화도 소개했다.

 

▲ 12일(현지시간) 오후 영국 런던 대형 서점 포일스 채링크로스점 언어 섹션에 한국 소설가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특별코너가 설치된 가운데 독자들이 한국어책 서가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작가 찬쉐 등이 올해 유력 후보였다는 점을 들어 한강의 수상은 “놀라운 일”(surprise)이라고 표현했고,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예상을 뒤엎었다”고 전했다. 리베라시옹은 “올해 수상자 선정은 문화 엘리트들을 놀라게 할 것”이라고 짚었다.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한국 문학은 물론 한국 문화 전반도 다시금 주목받았다. AP와 AFP통신 등은 드라마 시리즈와 영화, K팝 등 한류 전반의 흐름을 짚으며 한국 문화의 글로벌 영향력이 커지며 주류로 자리 잡았다고 평했다.

AFP는 “오스카에 이어 TV 드라마와 K팝 스타들이 세계 시장을 점령했고, 이제는 노벨문학상마저 가져갔다”면서 한국 문화가 글로벌 문화의 중심에 서기까지 과정을 소개했다.

AFP는 “한국 전쟁 이후 격동의 근대사를 거치며 한국의 고유한 문화적 토양이 마련됐다”면서 “한강 역시 1980년 광주 학살 당시의 역사적 경험을 고유의 서정적 미학에 녹여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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