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르노는 리브랜딩을 진행하며 사명을 르노자동차코리아에서 르노코리아로 변경하고 신규 로고와 함께 새로운 디자인이 적용된 성수동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공개했다. 로장주 로고를 중심으로 르노 특유의 색깔이 묻어나는 이곳은 현재 차량 전시와 정비는 물론이고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되며 르노의 제품과 문화를 널리 알리는 첨병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르노코리아의 변화에 발맞춰 전국 딜러들 역시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으며 변화의 바람에 발맞추고 있다. 이런 달라진 르노를 보여주는 신규 딜러가 오픈해 르노의 그랑콜레오스와 함께 직접 확인하러 가봤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15일 시승과 신규 네트워크 소개를 결합한 미디어 시승 행사를 진행했다.

목적지로 출발하기 전 현재 국내에서의 르노 네트워크에 대한 소개가 이뤄졌다. 현재 르노는 국내 시장에 168개의 판매 네트워크와 368개의 서비스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영업 네트워크에서 독특한 점은 법인 대리점의 비율이 60%가 넘는다는 것인데, 이 법인 대리점이라 함은 르노 판매를 위한 별도의 법인을 설립하고 최소 3개 이상의 거점을 운영하는 곳을 말한다. 주요 수입차 브랜드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방식인데, 국산 브랜드라 볼 수 있는 르노에서 이런 대리점들이 많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로는 역시 영업이익에 대한 기대와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늘 방문할 원주점 역시 법인 대리점 중 하나로, 현재 르노 대리점을 운영하는 곳 중 가장 큰 규모인 TA오토에 소속된 곳이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하는 것은 원주점의 독특한 구성이다. 대부분 국산차들은 판매와 서비스가 분리된 형태로 운영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지만, 이번에 새로 설립된 원주점을 비롯해 르노에서는 판매(sales)와 서비스를 한 자리에서 받을 수 있는 2S 딜러를 전국에 23곳을 운영해왔고, 이달 초 원주점이 추가로 오픈했다. 서비스만 담당하던 곳에 비해 문의나 접수 등이 쉬울 뿐 아니라, 경정비 수준 이상의 고장이더라도 알아서 중정비가 가능한 곳으로 차량을 이동시켜 서비스를 진행한 후 다시 딜러로 가져와 고객에게 전달하기 때문에 고객의 입장에서는 매우 편리한 시스템이다. 여기에 판매 입장에서도 고객들과 더 자주 만날 수 있어 고객의 차량 교체 시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르노는 올해 말까지 2S 딜러 형태를 3개소를 추가하고 내년에는 12개를 추가하는 등 2S 딜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방문 전 미리 정보를 알아봤으니 이제 목적지를 향해 달릴 차례다. 오늘 함께할 차량은 2024 올해의 차로 꼽힌 르노의 역작 그랑콜레오스다. 그동안의 모습과 확 바뀐 디자인에 새로 추가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더해 효율 면에서나 성능 면에서 우수한 모습을 보여주는 제품이다. 여기에 오픈알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국산차 최초로 적용된 조수석에까지 스크린이 적용되고 이를 기반으로 한 각종 편의 기능들이 더해져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얻으며 르노 전체 판매량을 이끌고 있다.

갈 때는 조수석에 앉게 되어 편의 기능들 위주로 살펴보기로 했다. 일단 인포테인먼트에서 가장 중요한 내비게이션은 티맵과의 협력으로 티맵 오토가 탑재되어 있는데, 단순히 내비게이션 기능은 물론이고 안내 시 헤드업 디스플레이에까지 연동되어 가야하는 방향의 표시가 함께 나타나 편리하다. 취향에 따라서는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얻길 원하는 사람도 있는데, 센터 디스플레이에 내비게이션이 띄워진 상태에서 3개의 손가락을 대고 왼쪽으로 쓸어주면(스와이프) 계기판에 내비게이션 화면이 함께 표시된다. 이 기능은 내장된 티맵 오토에서만 적용되므로 편하게 쓰고 싶다면 이쪽을 선택하는게 낫지 싶다. 이 스와이프로 화면을 옮기는 기능은 센터 스크린과 조수석 스크린 사이에서도 가능한데, 이쪽은 주로 음악이나 OTT 등 엔터테인먼트 컨텐츠들만을 주고 받을수 있다.

조수석 스크린의 기능을 본격적으로 테스트해보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멀미가 있어 가볍게 탑재된 기능을 살펴보는 정도에 그쳤다. 음악 재생 등은 물론이고 OTT 서비스, 유튜브, 웨일 브라우저를 통한 인터넷 검색 등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 이런 기능들을 센터 스크린으로 이동시켜 사용할 수도 있지만 주행 중에는 안전을 위해 차단되도록 설정해놓았다. 조수석 스크린에서 재생하는 건 이동 중이어도 상관없지만, 운전자가 도로 상황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 화면에 편광 코팅 처리를 해 운전석에서는 조수석 화면이 보이지 않도록 해놓았고, 여기에 음성의 경우도 블루투스 헤드폰 등으로 개별 재생이 가능하기 때문에 운전자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콘텐츠를 즐길 수도 있다.


공조 장치의 경우 물리 버튼이 노출되어 있어 어지간한 기능은 메뉴 호출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지만, 좀 더 디테일한 설정이 필요한 경우라면 센터 스크린 좌측 가운데 메뉴 버튼을 눌러 제어창을 열면 된다. 이런 식으로 주요 기능들을 센터 스크린에서 빠르게 호출해 사용할 수 있는데, 운전 관련 기능의 경우 스크린 상단을 쓸어내리면 나타나는 단축 메뉴로 빠르게 설정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단 회생 제동 기능의 경우 다른 차량들은 일반적으로 스티어링 휠 뒤편의 패들을 이용해 조절하는 방식인데, 그랑 콜레오스는 기어 레버를 좌우로 젖혀 강도를 조절하는 방식이므로 참고할 것.


달리다 보니 어느새 강원도 원주에 도착했다. 시내를 달려 깨끗하게 정돈된 동네로 들어서자 낯익은 로장주 로고가 보이기 시작한다. 오늘의 목적지인 르노 원주점이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 건물이나 간판 모두 깔끔하고 깨끗한 모습이다. 안내를 받아 전시장으로 들어서자 오늘 함께 한 그랑콜레오스와 함께 아르카나와 QM6 등 르노의 주력 모델들이 전시장에 늘어선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르노 원주점 소개는 이곳을 비롯해 여러 르노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TA오토의 박창우 대표가 직접 진행했다. 원주점이 소속된 TA오토는 수입차인 아우디 딜러를 운영하는 태안모터스의 자회사로, 르노 대리점 운영을 위해 새롭게 설립된 법인이다. 이달 초 새로 오픈한 원주점을 비롯해 서울과 경기, 강원 등 3개 지역에서 총 12개의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고, 향후 추가로 딜러를 인수해 강원 지역 전체를 커버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한다.


원주시는 KTX 서원주역과 광주-원주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 등 3개의 주요 고속도로가 관통하고 있는 내륙 교통의 중심지로, 이러한 이점으로 인해 혁신도시에 다양한 산업단지와 공공기관들이 들어서며 인구 역시 크게 성장하는 곳이다. 이런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원주점은 기존에 위치했던 단구동에서 새롭게 혁신도시 조성이 예정된 지금의 반곡관설동으로 자리를 옮겨 기존 거주민과 신규로 유입되는 주민의 수요를 모두 노리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특히 자리를 옮기면서 변한 것 중 하나는 기존에는 전시장만을 운영하고 있었으나, 이전과 함께 전시장과 서비스코너를 한 자리에 갖춰 운영하게 됐다는 점이다. 인허가 문제 등으로 서비스코너는 현재 오픈 예정 상태이나, 오픈 후에는 4개의 워크베이를 운영해 다양한 정비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다. 물론 공간상의 문제 등으로 인해 이곳에서 모든 정비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원주 지역 내에 별도의 서비스센터를 추가로 건설해 사고차 수리 및 보증 수리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고객들이 차량 구매 후 다시 원주점을 찾아 차량 수리나 정비를 맡기면 정비 수준에 따라 현장에서 처리하기도 하고 차량을 신설될 서비스센터로 옮겨 정비 후 다시 가져오는 원스톱 서비스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원주점도 살펴봤으니 이제는 돌아갈 시간이다. 돌아갈 때도 역시 그랑 콜레오스와 함께하지만, 올 때와는 조금 다른 점이 있다. 하이브리드가 아닌 2.0 가솔린 터보 버전을 타게 된 것. 하이브리드차가 좋다는 점은 이젠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순수 내연기관 모델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을 법 하다. 하지만 직접 타보면 그런 걱정이 필요 없음을 바로 깨닫게 되는 것이, 일단 탑재된 2.0 가솔린 터보 엔진의 성능은 최고출력 211마력/5,000rpm, 최대토크 33.2kg·m/2,000~4,500rpm으로, 예전에 SUV에 자주 사용되던 2.0 디젤 엔진에 비해 최대토크는 약간 떨어지는 수준이고 최고출력은 더 높다. 실제 주행에서는 디젤의 묵직하게 치고 나가는 느낌과 달리 가볍고 경쾌한 가속을 경험할 수 있었는데,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쪽이 더 마음에 든다.

여기에 디젤 엔진의 단점인 진동과 소음 문제에서도 훨씬 자유롭다. 복귀길에 동승자와 함께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엔진 소리에 말이 묻히거나 하지 않아 목소리를 높일 일이 없으니 좋다. 더불어 은근하게 주행 피로를 높이는 진동도 훨씬 적으니 복귀길 2시간 여를 운전하면서 피곤하다는 생각이 그리 들지 않았다. 디젤에 비해 딱 하나 아쉬운 건 연비일 수 있는데, 복합 11.1km/L, 도심 9.8km/L, 고속 13.1km/L(2WD 기준)으로 중형 SUV임을 감안하면 꽤 우수한 편이다. 연비가 중요하다면 하이브리드를 고르면 되고, 구입 부담을 줄이겠다면 2,0 가솔린 터보도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실내는 하이브리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2.0 가솔린 터보 모델에서도 오픈알 파노라마 스크린과 동승석 디스플레이, 각종 멀티미디어 서비스 등 주요 사양 적용이 가능하고, 정숙성을 높이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운전 편의를 높이는 헤드 업 디스플레이 적용 역시 가능하다. 다만 가격이 약간 문제인데, 하이브리드 모델과 비교하면 300만 원 정도(개소세 인하, 친환경차 세제혜택 등 포함)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여기에 가솔린 터보 최상위 트림인 에스프리 알핀 4WD 모델은 하이브리드 최상위 트림인 에스프리 알핀과 50만 원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 소비자들이 가솔린 터보를 선택할 수 있는 확실한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르노 브랜드의 부활을 위한 오로라 프로젝트의 첫 번째 결과물인 그랑 콜레오스가 높은 완성도로 큰 성공을 거두며 시장에서의 우려를 완벽하게 불식시킨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 이어질 오로라 2, 오로라 3 등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까지 높이고 있다. 첫 모델인 그랑 콜레오스를 만들 때의 마음가짐을 그대로 이어간다면 앞으로 나올 후속 모델들 역시 충분히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더불어 이런 완성도를 꾸준히 유지해야만 브랜드 뿐 아니라 브랜드의 제품으로 먹고 사는 딜러와 서비스센터 역시 지속적인 수익으로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다. 수많은 사람들과 딸린 식구들의 생계가 달려있다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더 완벽한, 더 앞서는 후속 모델을 준비해주길 르노 구성원들 모두에게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