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성폭행 피해 교사, 방학때 출근하다 참변…“궂은일 도맡아하던 친구”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공원 등산로에서 폭행당해 숨진 초등학교 교사 A 씨(34)의 대학 동창 B 씨(35)는 20일 서울 구로구 고려대구로병원에 마련된 빈소에서 “방학에도 가족이 있는 부산에 내려가지 않고 서울에 남아 일을 하다 피해를 입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A 씨는 17일 오전 공원을 지나다 성폭행을 하려던 최모 씨(30·수감 중)에 의해 너클로 무차별 폭행을 당했으며, 의식이 없는 상태로 옮겨진 지 이틀 만인 19일 오후 세상을 떠났다. A 씨와 최 씨는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이였다. A 씨가 근무하는 학교는 사건 발생 장소에서 약 1km 떨어져 있다. A 씨는 이날 오후 예정된 연수를 위해 출근하던 길에 참변을 당했다.
이날 빈소에선 가족과 지인들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A 씨의 오빠는 “지난해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동생이 항상 어머니를 걱정하며 살뜰히 챙겼다. 항상 동생이 가족들을 보러 부산에 내려오고 내가 서울에 가서 챙겨주지 못한 게 너무 미안하다”며 가슴을 쳤다. 이어 “2주 전 동생이 부산에 내려와 가족과 시간을 보냈다”며 “데려다 주는 차 안에서 동생에게 어머니께 전화 자주 드리라고 했는데 그게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지인들은 A 씨가 “책임감 강하고 성실한 교사였다”고 입을 모았다. A 씨의 대학 동기 C 씨는 “평생 남한테 싫은 소리 한 번 못하고 궂은일을 혼자 도맡아 하던 착실한 친구였다”며 연신 눈물을 쏟았다. 다른 대학 동기는 “방학 중 연수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은 누구나 꺼리는데, 본인이 책임감에 맡아서 한 것”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A 씨가 가르쳤던 학생들의 조문 행렬도 이어졌다. 일부 학생은 조문 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전날 빈소를 찾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공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절차를 밟겠다고 했다.

또 경찰은 19일 최 씨를 구속하고 살해 의도가 있었는지 등 고의성 입증에 수사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이르면 이번 주 중 최 씨에 대한 피의자 신상 공개심의위원회(신상공개위)를 열고 얼굴 사진 등 신상 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이재명, 남창계곡 사고에 “공적 의지 부재, 국민 생명까지 위협”
- LH, 전관업체와의 기존계약도 취소키로…648억 규모
- 박정훈 前 수사단장, 정계 진출설에 “정치 몰라…오로지 군인”
- 한미, 내일부터 연합연습…야외기동훈련 확대
- “증거 더 풀겠다”…김연경과 불화설 나온 이다영, 카톡 공개
- 尹 부친상 조문한 노사연 향해…개딸들 “제 정신인가” 공격
- 신분 세탁해 18년간 한국서 결혼 생활한 중국인 여성, 집행유예
- 尹 부친 故 윤기중 교수, 생전 모교 연세대에 1000만원 기부
- “버거가 13만원?”…유명 인플루언서 셰프 ‘솔트배’ 결국 폐업
- ‘댓글 공작’ 김관진, 파기환송심서 징역 2년 실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