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날 오펜하이머라는 초대형 화제작이 개봉했습니다. 그런데 이 소박한 로맨틱 코미디는 밀리지 않고 138만 관객을 모으며 그해 극장가의 다크호스가 됐습니다. 2023년 여름의 그 달달한 영화입니다.
과자밖에 모르던 남자의 첫 연애
주인공 치호는 제과 회사의 천재 연구원입니다. 과자 맛에는 누구보다 예민하지만 사람 마음에는 둔감한, 오직 집과 회사만 오가던 남자. 그런 그의 인생에 대출 상담사 일영이 불쑥 들어오면서, 마흔 넘어 처음 겪는 연애의 단맛과 쓴맛이 시작됩니다.

유해진, 첫 로맨스 주연의 반전
충무로 최고의 신스틸러 유해진이 처음으로 멜로 원톱 주연을 맡는다고 했을 때,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결과는 완승이었죠. 순박한 미소와 세심한 생활 연기로 관객을 무장해제시켰고, 김희선과의 케미는 예상 밖의 설렘이라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거품 없는 어른들의 로맨스
이 영화의 사랑에는 재벌도 운명적 비극도 없습니다. 상처를 안고 사는 평범한 어른 둘이 서로의 하루에 스며드는 과정을 담백하게 그릴 뿐입니다. 삶이 계속 쓰기만 한 건 아니라는 위로가, 과자 이름 같은 제목 그대로 달짝지근하게 남습니다.

입소문이 만든 138만
대작들 사이에서 좌석을 지켜낸 힘은 순전히 입소문이었습니다. 관람객 평점이 개봉 내내 최상위권을 유지했고, 오랜만에 마음 편히 웃고 나오는 한국 영화라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코로나 이후 침체된 중형 한국 영화 시장에서 로코의 생존 가능성을 증명한 사례로도 기록됐습니다.

자극적인 콘텐츠에 지친 날, 이 영화 한 편이면 마음이 순해집니다. 보고 나면 괜히 달콤한 과자 한 봉지가 사고 싶어질 테니, 그건 감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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