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포커스] 동덕여대 사태 3주째… 54억 피해 복구·형사 고소에 외부 세력 의혹까지
본관 점거 상태에서 학교 측이 21명 고소
최대 54억 피해 복구 등에 양측 이견

동덕여대의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대하는 재학생들의 시위가 2일로 3주째를 맞았다. 학생들이 본관 점거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 측이 총학생회장 등 21명을 경찰에 고소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빨간색 페인트로 캠퍼스 곳곳에 구호를 적어놓은 이른바 ‘래커 시위’에 따른 피해 복구 비용 부담 문제를 놓고 학교와 총학생회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 여기에 외부 세력이 시위에 가담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져 상황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총학 “학생들에게 사과하라” vs 학교 “어처구니 없다”
동덕여대 학생들은 지난달 11일 캠퍼스 전체를 점거하고 건물 외벽과 보도, 아스팔트 도로 등 전역에 스프레이 페인트(래커)로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구호를 적는 ‘래커 시위’를 벌였다. 학교 측은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할지 여부를 같은 달 12일 교무위원회에서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하루 전 이미 소문 만으로 래커 시위가 벌어졌다.
캠퍼스 점거는 지난달 25일 끝났지만, 총학생회는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완전 철회하라며 본관은 계속 점거 중이다. 다만 지난 달 30일 입장문에서 ‘밀실 논의’를 진행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고 “본관 점거 해제를 재고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교 측이 학생들에게 사과할 것도 총학생회는 요구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동덕여대는 이날 비상대책위원장 명의로 배포한 입장문에서 “(공학 전환 논의) 반대 의사를 폭력으로 행사한 당사자가 오히려 대학에 사과를 요구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불법 행위의 잘못과 책임을 인정하고 빨리 점거를 해제하라”고 했다.
◇학교 측, 총학생회장 등 21명 고소… 학생들도 법적 대응 검토 중
2일 경찰에 따르면 동덕여대는 총학생회장 등 21명을 총장 명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들이 본관 점거와 래커 시위를 하면서 공동재물손괴, 공동건조물침입, 공동퇴거불응, 업무방해 등을 저지른 혐의가 있다는 것이다. 또 학교 측은 학생들의 본관 점거를 풀어달라는 취지의 퇴거 단행 및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도 서울북부지법에 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본관을 점거하고 있는 것 자체가 업무방해라는 입장이다. 이날 입장문에서 동덕여대는 “더 이상의 수업 방해는 용납할 수 없다”며 “본관 점거로 인한 학사행정업무 차질 역시 수업 방해의 일환”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본관을 점거하고 있는 학생들도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총학생회는 본관에서 나가달라는 학교 측의 가처분 신청에 대해 “꾸준히 변호사와 소통하고 있으며, 법률 대응을 마련 중”이라고 했다.

◇학교 측 “최대 54억원 피해 발생” vs 총학생회 “우리는 못 낸다”
학교와 학생들이 타협점을 찾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피해 규모가 막대하다는 점이 꼽힌다. 학교는 래커 시위로 24억~54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추정했다. 동덕여대의 2023학년도 등록금 수입은 516억원이다. 1년 등록금의 10% 정도를 학교 시설물 복구에 써야 하는 셈이다.
지난달 12일 동덕여대 캠퍼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취업박람회도 시설 훼손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3억3000만원의 피해가 발생한 취업박람회 보상을 놓고 이미 학교 측과 총학은 의견 대립을 보였다. 지난달 21일 학교 측과 총학생회 면담에서 총학 측은 “저희는 3억3000만원 못 낸다”고 했다. 학교 교무처가 “그럼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총학생회는 “저희도 모른다”고 했다.
동덕여대 비대위원장은 입장문에서 “이번 불법행위로 수십억에 이르는 재산 손해는 물론 대학의 이미지와 위상이 나락으로 떨어져 (졸업생의) 취업의 길이 막막하기만 하다”며 “총학생회를 비롯한 주동 학생들에게 그 책임을 엄격히 묻겠다”고 했다.
◇래커 시위에 외부세력 개입 의혹까지
학교 측은 래커 시위에 ‘외부 세력’이 개입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래커 시위 초반 농성을 벌이고 있는 학생들을 담은 영상에 여성주의 정당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등장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총학생회는 지난달 21일 학교 측과 면담 당시 래커 시위에 대해 “학생회 주도로 진행된 게 아니라 분노한 불특정 다수의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동덕여대 국제대외협력처장은 “극단적으로 말하면 비슷한 나이대의 여자들이 다 마스크를 썼으니 11일에 본관을 점거한 게 우리 학생들인지 외부인인지 모르지 않느냐”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동덕여대 래커 시위에 외부 세력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고소인 조사 등을 통해 수사가 필요한지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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