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에서 긴장이 고조되며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정유사에 단기적으로 미칠 영향과 재고자산을 점검합니다.

SK인천석유화학은 계약에서 정한 기준가격에 따라 원유를 매입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유가 상승기 상대적으로 낮은 원가가 유지되면서 재고평가이익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유가 급등락, 재고손익에 영향
지난해 SK인천석유화학이 매입한 원유는 약 7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중동을 비롯해 미주 등 다양한 지역에서 조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원가 구조상 유가 등락에 수익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이를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파생상품(상품 스왑)을 활용해 미래 가격 변동에 대비하고 있으며 계약 시점에 일정 가격을 확정하는 고정가 공급계약을 통해 가격 변동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다만 아무리 빗장을 걸어놔도 헤지 비율이 낮고 유가 예측이 어렵다면 원유 가격의 등락에 따라 원가 구조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주요 가격 지표 중 하나인 두바이유 시세는 지난해 1분기 평균 배럴당 76.9달러(약 11만5000원)에서 2분기 67.0달러(약 10만원)로 하락했으나 다음 분기에서 70.1달러(약 10만4000원)로 회복했다. 하지만 4분기 63.9달러(약 9만5000원)로 앞선 상승분을 반납하며 재차 하락했다. 미국의 상호 관 규제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증산 계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정유사에는 불리한 흐름이 이어졌다.
앞선 연도와 비교해도 지난해 유가의 등락 폭은 두드러졌다. 2024년 1분기 81.3달러(약 12만1000달러)에서 2분기 85.3달러(약 12만7000원)로 상승했지만 3분기와 4분기 각각 78.3달러(약 11만7000원), 73.6달러(약 11만원)을 형성하며 비교적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다. 미주산 원유에 적용되는 WTI(서부텍사스유) 가격 흐름도 두바이유와 유사했다.
일부 물량은 파생상품으로 헤지하더라도 작년처럼 유가 방향이 수시로 바뀐 경우 예측 가능성이 떨어져 스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러한 유가 변동으로 인해 작년 9월 말 기준 1457억원 규모의 재고 관련 손실을 입었다.
호르무즈 해협 불안 유가 상승 역설
두바이유는 지난달 28일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두바이유는 약 76.7% 상승했다. 중동 지역 생산 원유의 길목으로 통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두고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12일 기준 배럴당 123.06달러(약 18만3000원)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WTI(서부텍사스유) 가격은 95.73달러(약 14만2000원)로 두바이유보다 크지 않았지만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SK인천석유화학의 향후 손익이 지난해와 대조를 이룰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SK인천석유화학의 9월 말 재고 현황을 보면 미착 원유를 상당 수준 확보했다. 미착품은 4367억원 규모로 전체 재고 가운데 약 36%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 중에는 화학제품을 생산할 때 사용하는 납사도 섞여있다. 다만 납사 매입 비중이 크지 않은 것을 감안할 때 미착품의 대부분은 원유인 것으로 짐작된다.
해당 미착품은 6개월 소요 후 현재 시점에는 재고로 편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SK인천석유화학의 원유 매입 단가는 배럴당 약 73달러(약 10만9000원)로 파악된다. 특히 고정가 공급계약을 체결한 경우 매입가는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됐을 개연성이 크다.
이를 감안해 현 시세 기준 단순 계산 시 약 50달러(약 7만4000원) 수준의 평가차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재고평가이익은 매출원가를 낮춰 영업이익 개선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정유사 실적 악화는 지난해까지의 흐름을 기준으로 한 평가로 올해는 상황을 다시 볼 필요가 있다"며 "유가가 상승세로 전환된 점을 고려하면 재고평가이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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