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km 숲길 따라 천년 사찰로… 가을에 빛나는 유네스코 여행지

10월 추천 여행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공주시 태화산 및 마곡사)

단풍 명소를 찾는 여행객에게는 하나의 공식이 있다. ‘풍경’만큼 중요한 것이 ‘분위기’라는 점이다.

형형색색의 나뭇잎이 멋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 배경이 산인지 사찰인지, 조용한지 복잡한지에 따라 여행의 밀도가 달라진다.

그런 점에서 단풍과 소나무, 고찰이 동시에 어우러지는 자연경관은 보기 드물다. 게다가 입장료 없이 둘러볼 수 있고 주차까지 무료라면 여행지 선택의 우선순위가 충분히 바뀔 수 있다.

충청남도의 한 지역에는 이런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가을 여행지가 있다. 이름만 들어서는 알기 어려운 이곳은 실은 유네스코가 인정한 사찰과 전국적인 명산이 함께하는 역사·자연 복합명소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공주시 태화산 및 마곡사)

수많은 단풍 명소 속에서 혼잡하지 않으면서도 깊이 있는 가을을 만나고 싶다면, 오는 10월 이색 무료 여행지 두 곳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태화산 및 마곡사

“단풍철마다 걷기 좋은 무료 문화·자연 복합 명소”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공주시 태화산 및 마곡사)

충청남도 공주시 사곡면 운암리에 위치한 ‘태화산’은 전 구간이 적송림으로 이어진 산이다. 산행 중 대부분의 시간이 소나무 숲 안에서 이뤄져 피톤치드가 풍부한 산림욕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산길은 총 7km 원점회귀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 소요시간은 약 2시간 30분이다. 주요 코스는 마곡사 남원을 시작으로 천연송림욕장, 활인봉, 나발봉·생골마을 갈림길, 나발봉, 한국문화연수원, 마곡사 북원을 차례로 지난다.

이 산은 단지 경관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역사적 의미도 깊다.

고지도서인 <택리지>와 <정감록>에 따르면 태화산 자락은 전란을 피할 수 있는 ‘십승지’로 언급되어 왔다. 실제로 이 일대는 조선 후기에도 은거지로 손꼽히던 지역이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공주시 태화산 및 마곡사)

산행 도중 만나게 되는 또 하나의 핵심 장소는 바로 ‘마곡사’다. 충청남도 공주시 마곡사로 966에 위치한 마곡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로, 신라 선덕여왕 9년인 640년에 자장이 창건한 사찰로 기록돼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으며, 보물로 지정된 전각만 해도 대웅보전(보물 제801호), 대광보전(보물 제802호), 영산전(보물 제800호), 사천왕문, 해탈문 등 다섯 곳에 이른다.

창건 당시에는 30여 칸 규모의 대사찰이었으며 현재도 주요 전각이 원형에 가깝게 보존되어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

특히 10월이 되면 사찰 전체가 붉은 단풍으로 둘러싸여 전통 건축과 가을 풍경이 조화를 이루는 보기 드문 경관을 만든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공주시 태화산 및 마곡사)

두 장소 모두 자연 속 여유와 역사적 깊이를 갖추고 있어 중장년층,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알맞다.

또한 마곡사 인근에는 여름철 피서지로 알려진 상원골계곡, 홍길동과 관련된 설화가 전해지는 무성산 등 연계 방문할 수 있는 자연·역사 명소가 다수 존재해 하루 이상의 여행 코스를 짜기에도 용이하다.

태화산과 마곡사는 모두 연중무휴 개방되며 입장료는 없다. 자차 이용 시 무료로 이용 가능한 주차장이 마련돼 있고 관련 문의는 태화산(041-841-6221~2)으로 가능하다.

단풍과 소나무 숲, 천년 고찰까지 동시에 즐기고 싶다면, 이번 10월 두 곳을 연결한 가을 산책에 나서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