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한일 재계 행사 참석…이재용 "적은 적을수록 좋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 재계 인사들이 만난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양국 정부는 여러분이 마음 놓고 교류하고 혁신적인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한일 협력에 대해 "친구는 많을수록 좋고 적은 적을수록 좋다"고 표현했다.
윤 대통령은 17일 낮 12시부터 일본 도쿄 경제단체연합회(이하 경단련) 회관에서 개최된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양국 간 미래지향적 경제협력 비전에 대해 논의했다.
대통령실은 "한일 양국 정상은 전날 정상회담에서 글로벌 경제를 선도하는 양국이 서로 협력해 더 큰 성과를 함께 만들어 내자는데 뜻을 모았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 산업의 공급망 안정과 첨단·과학기술 협력, 디지털 전환 등 미래를 준비하는 작업을 함께 하기로 했다"며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은 양국 정상이 합의한 미래지향적 경제협력 비전을 구체화하고 양국 경제인 간 교류 및 협력 확대를 논의하기 위해 개최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한국측에서는 김병준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 김윤 한일 경제협회장(삼양홀딩스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4대그룹 회장, 전경련 회장단 등 12명의 경제인이, 일본측에서는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장 등 11명의 경제인이 각각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의 반도체 제조 기업들은 일본의 반도체 소재 장비 업체들과 긴밀히 공급망이 연계되어 있고 최근에는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한국 배터리 업체들과 합작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며 "양국 정부는 여러분이 마음 놓고 교류하고 혁신적인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께서는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통해 양국 국민, 특히 젊은 세대 간의 교류를 강조하신 바 있다"며 "양국 간 협력이 높은 차원의 협력 관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미래세대 간의 교류와 미래 세대의 참여,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차원에서 전경련과 경단련이 한일 양국의 현안을 함께 해결하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만들어내기 위해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을 조성하기로 뜻을 모아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은 대표발언에서 "지금이야말로 미래지향적인 시점에 서서 양측이 지혜를 서로 짜내서 연계 및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불가결하다고 생각한다"며 "또 일한 정부 간에서 관계 건전화를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 이런 천재일우의 기회를 미래지향적인 일한 관계 구축을 위한 과정을 확고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게이단렌과 전경련 사이에서 양국 간 경제 교류를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검토를 해왔다"고 말했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은 "이제 한일관계를 가로막던 큰 산을 넘음에 따라 두 나라를 둘러싼 많은 도전을 힘을 모아 함께 극복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고 생각한다"며 "양국 정상께서도 평소 강조하신 바와 같이 글로벌 복합 경제위기, 북핵 위협을 비롯한 엄혹한 안보 상황, 그리고 저출산, 양극화 등 한국과 일본이 안고 있는 공통의 문제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서는 양국 간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 이슈에 따른 대응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한일이 함께 협력해서 대응할 수 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살아보니까 친구는 많을수록 좋고 적은 적을수록 좋더라"고 말하면서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통령실은 한국 대통령이 한일 경제인 행사에 참석한 것은 2009년 6월 이명박 대통령 방일 기간에 개최된 '한일 경제인 간담회' 이후 14년 만이며 전경련 등 재계에 따르면 4대그룹 회장이 한일 경제인 행사에 모두 함께 참석한 것도 약 20여 년만에 처음이라고 밝혔다.
1998년 10월 도쿄에서 열렸던 제15회 한일재계회의 당시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전경련 회장), 정몽구 현대그룹 회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손길승 SK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던 이후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도쿄(일본)=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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