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써준 대가로 여행’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 파기환송심서 유죄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측에서 부정한 청탁과 금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이 파기환송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백강진)는 지난 21일 배임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송 전 주필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약 3946만원을 명령했다.
송 전 주필은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청탁을 받고 대우조선해양에 우호적인 칼럼 및 사설을 게재하고, 그 대가로 총 3900만원 상당 경비가 소요되는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혐의를 받는다. 또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에게도 기사 청탁을 들어주고 총 4000만원 상당의 현금 및 수표, 940만원 상당의 상품권과 골프접대 등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송 전 주필의 혐의 일부를 유죄로 보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모든 혐의를 무죄로 봤다. 2심 재판부는 “언론인이 비용을 제공받고 여행을 가는 것은 상당히 부적절해 보인다”면서도 “막연한 기대를 넘어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배임수재죄가 인정되려면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게 입증돼야 하는데, 구체적인 내용의 청탁은 없었다는 판단이다.
대법원은 이를 다시 뒤집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부정한 청탁이 반드시 명시적일 필요가 없으며 묵시적으로 해도 죄가 인정된다고 봤다. 대법원은 “송 전 주필의 지위, 남 전 사장과 송 전 주필의 관계, 교부된 재산상 이익의 정도, 대우조선해양의 당시 상황에 비춰보면 남 전 사장이 묵시적으로나마 송 전 주필에게 우호적 여론 형성에 관한 청탁을 했다고 봐야 한다”라며 “송 전 주필은 그러한 청탁 대가라는 사정을 알면서 유럽여행 비용을 취득한 것”이라고 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도 송 전 주필이 유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송 전 주필이 제공받은 유럽 여행은 단순한 호의나 우연한 배려의 성격을 넘어, 우호적인 기사·칼럼 게재 등 언론 활동을 통한 여론 형성을 청탁받은 대가로 제공된 것”이라며 “유럽 여행 제공과 청탁 사이의 대가관계 또한 넉넉히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송 전 주필이 “사회적 공기인 언론인으로서 의무를 저버리고, 조선일보 주필 겸 편집인의 지위와 권한을 사적으로 이용해 개인적 이익을 추구했다”며 그의 범행으로 “조선일보의 취재, 보도, 평론, 편집 등 업무의 공정성, 청렴성, 객관성 등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훼손됐으며 나아가 우리 언론 전체에 대한 국민 신뢰가 손상됐다”며 고 지적했다.
송 전 주필은 24일 입장문을 내고 “정부기관 또는 대기업이 제공하는 ‘팸투어’는 국내 언론계, 시민운동단체, 정치권에서 지금도 시행되고 있는 현지 견학 기회”라며 “사회적 상식과 객관적 진실, 제가 지켜온 언론인으로서의 양심에 배치되는 내용의 판결이 나온 것에 대해서는 결코 승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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