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녀에게 관심이 많아서 하는 말인데 오히려 관계를 멀어지게 한다? 나이 들수록 특히 조심해야 할 ‘끊임없이 간섭하는 부모’의 모습은?
부모라면 자녀가 몇 살이 되든 걱정되는 마음이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직장은 잘 다니는지, 돈은 제대로 모으는지, 손주 교육은 잘하고 있는지 하나하나 신경 쓰이는데요.
하지만 자녀가 이미 성인이 된 뒤에도 모든 선택에 의견을 내고 자신의 방식대로 움직이길 요구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노년기에 자녀와 관계가 멀어지는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반복적으로 갈등을 만드는 모습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성인 자녀의 삶을 지나치게 통제하고 간섭하는 태도입니다. 한두 번의 조언 때문이 아니라 자녀가 거절하거나 불편하다고 표현해도 계속 반복될 때 관계가 지칠 수 있어요.

전화할 때마다 조언부터 시작해요
“그 회사 계속 다닐 거니?”, “집은 언제 살 거야?”, “애는 그렇게 키우면 안 돼.”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녀가 단순히 안부를 나누려고 전화했는데 매번 평가와 조언이 돌아오면 연락 자체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데요.
성인이 된 자녀에게는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는 부모보다 필요할 때 이야기를 들어주는 부모가 더 편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도움을 줬다는 이유로 결정권까지 가지려 해요
경제적으로 자녀를 도와준 뒤 “내가 이만큼 해줬으니 내 말도 들어야지”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혼 비용이나 집 마련을 도왔다고 해서 자녀 부부의 생활 방식이나 소비, 육아까지 부모가 결정할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닌데요.
도움을 주고받은 관계에 계속 조건이 따라붙으면 자녀는 고마움보다 부담을 먼저 느낄 수 있습니다.
도움은 도움으로 끝내고, 성인 자녀의 중요한 결정은 자녀에게 맡겨두는 것이 관계를 오래 지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며느리·사위와 비교하고 평가하는 것도 상처가 돼요
자녀에게는 배우자 역시 자신의 가족입니다.
그런데 부모가 만날 때마다 며느리나 사위의 직업, 집안, 성격을 평가하거나 다른 집 자녀의 배우자와 비교한다면 자녀는 중간에서 큰 부담을 느끼게 되는데요.
“너 생각해서 하는 말”이라고 해도 자신의 배우자가 반복해서 평가받으면 자연스럽게 만남 자체를 줄이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관계를 지키고 싶다면 자녀가 선택한 배우자를 하나의 독립된 사람으로 존중하는 태도도 필요해요.

“내가 부모인데”라는 말이 관계를 더 어렵게 만들어요
가족이라는 이유로 연락 횟수나 방문 시간을 당연하게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모한테 일주일에 전화 한 번도 못 하니?”, “주말인데 왜 안 오니?”라는 말이 반복되면 자녀는 연락을 애정 표현이 아니라 의무처럼 느끼게 될 수 있는데요.
부모가 서운함을 느끼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죄책감을 주는 방식보다 “보고 싶다”, “시간 될 때 한번 보자”처럼 자신의 마음을 직접 표현하는 편이 훨씬 부드럽습니다.
강요해서 만든 연락보다 서로 원해서 이어지는 연락이 오래갑니다.

자녀와 오래 가까이 지내려면 이렇게 해보세요
모든 부모와 자녀 관계를 한 가지 특징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자녀가 연락을 줄이는 데에는 거리나 직장, 육아, 건강 등 다양한 사정이 있을 수 있는데요.
그래도 관계를 오래 유지하고 싶다면 자녀를 ‘내가 계속 가르쳐야 할 아이’가 아니라 독립적인 성인으로 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안부 전화에서는 조언보다 먼저 이야기를 들어주기
• 자녀가 의견을 묻지 않았다면 해결책부터 말하지 않기
• 경제적 도움을 자녀의 선택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기
• 며느리·사위와 다른 사람을 비교하거나 평가하지 않기
• 연락과 방문을 강요하기보다 서로 편한 방식을 찾아보기
나이가 들어서도 자녀와 가까운 부모는 모든 것을 대신 결정해주는 부모보다 필요할 때 편하게 찾아갈 수 있는 부모인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의 삶을 조금 놓아줄수록 오히려 서로 연락하고 싶은 관계가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