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도 어느새 반이 지났다. 상반기 극장가는 7월 1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KOBIS) 기준 6,292만 관객을 모았다. 코로나 이전 시대에 비하면 여전히 부족하지만, 작년보다 같은 기간 453만 명(5839만)이 증가하며, 극장가의 희망을 조금씩 키워가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어떤 작품들이 상반기에 관객들의 사랑을 차지했을까? 상반기 흥행 베스트 5 작품을 정리해 본다.
*관객 수는 7월 3일 0시 기준. 해당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위 파묘 (11,913,094명)

2024년 상반기 박스오피스 1위는 <파묘>다. 지난 2월 22일에 개봉해 오컬트 장르의 붐을 일으킨 이 작품은, 비밀을 숨기고 있는 한 집안의 묘를 파헤친 뒤 원치 않은 무엇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오싹하면서도 스릴 넘치게 담았다. 데뷔작 <검은 사제들>부터 <사바하> 그리고 <파묘>까지, 매 작품마다 오컬트 장르의 매력을 잘 빚어낸 장재현 감독의 야심작이다.
사실 <파묘>는 개봉 전까지 흥행 여부가 불투명했다.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 등 이름만으로도 기대감을 가득 채운 캐스팅 라인업은 흥미로웠지만, 취향의 호불호를 많이 타는 호러, 오컬트 장르라는 점, 설 시즌이 끝난 비수기 2월 개봉 등이 흥행 불안 요소로 다가왔다. 특히 언론시사회 후 후반부 괴물 등장과 항일 코드가 서사의 흐름을 방해한다는 비판적인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개봉 후 반응은 정반대였다. <파묘>의 작은 단서 하나하나가 관객들에게 해석의 즐거움을 건네며 N차 관람 붐을 일으켰다. 특히 후반부 항일 코드가 캐릭터의 이름, 차량 번호 등 장재현 감독이 의도적으로 숨겨 놓은 복선임이 밝혀지면 관객들에게 더욱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이 같은 흥행 질주로 <파묘>는 오컬트 영화 사상 처음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비수기 개봉, 마이너 장르 등 흥행 불안 요소가 많았지만, <파묘>는 상업 영화의 지극히 당연하면서도 본질적인 의미를 다시 알려준다. “영화가 재미있으면 관객들은 극장에 찾아온다”라는.
2위 범죄도시4 (11,499,453명)

어느새 팬데믹 시대의 연례 행사처럼 다가온 <범죄도시> 시리즈 개봉이다. 매 작품마다 일정 이상의 재미와 완성도로 매번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를 뒤흔들고 있다. 오죽하면 다른 영화들이 <범죄도시> 시리즈 개봉 스케줄을 먼저 체크해서 맞대결을 피할 정도다. 올해 4월에 개봉한 <범죄도시4>도 마찬가지다. 제 아무리 인기 시리즈라고 해도 4편까지 대단한 흥행 기록이 나오기 힘든데, <범죄도시> 시리즈는 그 힘든 것을 다시 한번 해낸다.
현재 1,149만 관객을 동원한 <범죄도시4>의 흥행사를 살펴보자. 일단 한국영화 시리즈 사상 처음 3연속 1,000만 관객을 동원했다. 또한 시리즈 누계 4,000만 관객을 달성하며 한국영화 흥행사에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이처럼 <범죄도시> 시리즈가 갈수록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마동석의 존재 자체가 가장 크다. 이제는 자신의 이름보다 ‘마석도’라는 극중 이름이 더 익숙한 마동석은 매번 호쾌한 액션과 유쾌한 드립을 선보였다. 악역 맛집이라는 시리즈의 전매특허답게 이번 작품 빌런으로 분한 김무열, 이동휘의 존재감도 빛난다.
다만 전편과 늘 같은 공식을 답습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조금씩 높아가고 있다. 그래서일까? 이를 의식한 <범죄도시 5>는 내년에 한 텀 쉬고 재정비에 들어간다는 소식이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총 8편까지 기획되었다고 하는데, 1-4편이 파트 1이라면, 5-8편은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분위기와 이야기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한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될 <범죄도시> 시리즈의 후반부를 기대해 본다. 국내 개봉 영화 역대 최초 4연속 시리즈 천만 관객의 기록 도전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3위 인사이드 아웃 2 (5,804,420명)

코로나로 모든 것이 정지되었던 2021년에 개봉해 200만 관객을 동원한 <소울>, 해외 어느 나라보다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며 결국 국내 픽사 역대 개봉작 흥행 1위에 오른 700만 관객의 <엘리멘탈>까지. 팬데믹 시대에 픽사는 어느새 믿고 보는 흥행 브랜드가 되었다. 그래서일까? <인사이드 아웃 2>의 기대는 하늘을 찔렀다. 그리고 지난 6월 12일 개봉 후 현재까지 5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그 기대가 허상이 아님을 증명한다.
<인사이드 아웃 2>는 1편 이후 13살이 된 ‘사춘기’ 라일리가 하키 캠프에 참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전작에 이어 기쁨, 슬픔, 버럭, 소심, 까칠 등 감정들이 건재하고, 불안, 당황, 따분, 부럽 등 새로운 감정이 등장해 이야기의 재미를 더한다. 1편 만큼 재치 있는 설정 속, 사춘기를 지난 어른들도 공감할 만한 여러 에피소드들이 웃음과 함께 감동을 자아낸다. 대체적으로 1편 못지않은 완성도라는 평가를 받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이를 증명하듯 국내에서는 500백만 관객 돌파, 해외에서는 올해 개봉작 중 최초 10억 달러의 수익을 거두는 중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이 같은 흥행 열풍이 계속된다면 2019년 개봉작 <겨울왕국 2> 이후 최초 애니메이션 천만 돌파를 기록하지 않을까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오는 중이다. 하반기에도 <인사이드 아웃 2>의 롱런이 계속될까? 흥행에서 좋은 의미의 질풍(!)노도 시기를 보내고 있는 라일리의 성장담을 계속 지켜보자.
4위 웡카 (3,531,560명)

상반기 흥행 키워드에 이 분을 빼면 섭섭하다. 얼마 전 국내에서도 내한해 폭발적인 팬심을 불러일으킨 티모시 샬라메다. 현재 전 세계 영화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배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역시나 상반기 국내 흥행 베스트 5에 그의 출연작 중 두 작품이나 자리 잡고 있다. 먼저 지난 1월에 개봉한 <웡카>는 353만 관객을 동원하며 4위를 기록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 전 윌리 웡카는 어떻게 자신의 사업을 성공시켰나?”라는 질문을 따라가는 영화 <웡카>는 티모시 샬라메와 움파룸파로 분한 휴 그랜트의 '초콜릿보다 더 달달한 케미'에 힘입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엉뚱하지만 순수한 티모시의 매력 속에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은 휴 그랜트의 열연이 시너지를 빚어내어 <웡카>는 국내에서도 의미 있는 박스오피스 성적을 거뒀다.
5위 듄: 파트2 (2,003,552명)

상반기 국내 흥행 5위는 티모시 샬라메의 또 다른 출연작 <듄: 파트 2>다. <듄: 파트 2>는 200만 관객을 동원하며 5위를 차지했다. <듄 파트 2>의 흥행에서 주목할 점은 특별관의 열기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 이후 아이맥스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1.43:1의 비율로 개봉했는데, 해당 특별관은 개봉 후 오랫동안 좌석 구하기가 어려웠다. 여기에 돌비시네마, 4DX 등 작품의 거대한 스케일과 볼거리를 완벽하게 구현할 특별관을 통해 N차 관람의 또 다른 재미를 건네기도 했다. <인사이드 아웃 2> 개봉 전 전 세계 7억 달러 흥행으로 상반기 흥행 1위를 기록하기도 한 이 작품, 얼마 전 속편 제작이 시작된다는 이야기가 공식 발표되면서 팬들의 기대감을 더해가고 있다. 이래저래 상반기 극장가는 티모시 샬라메의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500만 관객을 모았다. 그의 티켓 파워를 실감했던 순간이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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