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순위 분석] 두산에너빌리티, '42위→15위' 원전의 힘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선보인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소터빈 모형 /사진=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전 생태계 복원의 최대 수혜자로 떠오르며 3년 만에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42위에서 15위로 끌어올렸다. 주력 사업인 원자력 및 화력발전소 등 산업·환경설비(플랜트) 부문에서 독보적인 실적을 거두며 단숨에 10위권 중반에 안착했다. 최근에는 체코 원전 등 초대형 해외 수주까지 연이어 따내며 글로벌 톱티어로 도약할 성장 엔진을 장착했다는 평가다.

3년 연속 원전 1위…화력발전도 2조원대 실적

올해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의 시공능력평가액은 2조9551억원으로 전체 15위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42위(1조52억원)에서 3년 만에 27계단이나 뛰어올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4년과 지난해 각각 평가액 3조1224억원과 3조3931억원을 기록하며 14위에 올랐고 올해 15위에 오르며 대형 건설사들 사이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폭발적인 시평액 상승의 핵심 동력은 단연 발전소 플랜트 실적이다. 종합건설업 주요 세부 공종별 공사실적을 살펴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2024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원자력발전소' 부문 전국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본격적인 원전 부활의 신호탄을 쏜 2024년 2조1065억원의 공사실적을 올렸으며, 지난해 1845억원, 올해 2306억원으로 꾸준히 선두 자리를 유지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3년부터 2024년에 걸쳐 신한울 3·4호기 관련 핵심 계약을 연이어 따냈다. 주설비 공사(1조918억원)라는 단순 시공을 넘어 부가가치가 높은 원자로설비(2조3381억원)와 터빈설비(5320억원) 등 주기기 제작 물량까지 싹쓸이했다. 단일 프로젝트에서만 4조원에 육박하는 수주액을 확보하며 성장의 기틀을 다진 셈이다.

시공능력평가의 공사실적은 총계약금액이 아닌 당해 연도에 실제 공정이 진행된 금액(기성액)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2024년은 신한울 3·4호기 등 초대형 원전의 핵심 주기기 제작과 대규모 설비 투입이 집중되며 실적이 일시적으로 폭증한 시기였다.

원전뿐만 아니라 화력발전소와 토목 부문에서도 대규모 실적을 자랑한다. 올해 기준 두산에너빌리티의 화력발전소 공사실적은 2조2854억원으로 대형사인 삼성물산(1조5572억원)과 현대건설(5165억원)을 가볍게 따돌리며 1위를 차지했다.

토목 세부 공종인 도로 부문에서도 4365억원을 기록해 GS건설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전체 산업·환경설비 분야 실적에서도 삼성이앤에이, 현대건설, 삼성물산, 현대엔지니어링에 이어 5위(2조6278억원)를 기록하며 플랜트 시공 능력을 증명했다.

체코 등 해외 수주 본격화…거침없는 외형 성장

두산에너빌리티의 강력한 상승세는 당분간 흔들림 없이 이어질 전망이다. 플랜트 사업 특성상 발주 주기와 시장 환경의 영향으로 평가액이 다소 감소했지만 수주잔고에 여유가 있다. 무엇보다 체코, 폴란드 등지로 뻗어 나가는 'K-원전' 수출 성과가 확실한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체코 신규 원전 사업은 두코바니 지역에 1000MW(메가와트)급 한국형 원전 'APR1000' 2기를 건설하는 총 사업비 24조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다. 2029년 건설에 착수해 2036년부터 상업 가동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주도하는 '팀 코리아'가 수주한 이 사업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의 심장인 원자로 설비(NSSS)와 증기터빈 등 핵심 주기기 제작을 전담한다.

이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말 체코 두코바니(Dukovany) 5·6호기 원자로설비(약 4조9289억원) 및 터빈발전기(약 7111억원) 공급 본계약을 체결했다. 총 5조6000억원을 웃도는 이 계약을 바탕으로 체코 맞춤형 원전인 APR1000의 핵심 설비는 2027년 말부터 본격 제작에 돌입해 2032년까지 순차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외형 확대를 넘어 유럽 상업용 원전 시장에 독자적인 핵심 기자재를 공급하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질적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이러한 대규모 해외 플랜트 수주에 힘입어 실적 성장세도 뚜렷하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8조98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조3175억원) 대비 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누적 영업이익은 4135억원에서 5477억원으로 32% 급증하며 앞서 언급된 실적 공백기 우려를 불식시키고 외형 성장과 내실 다지기를 동시에 달성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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