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100세]플라스틱공화국..환경호르몬의 습격
176개에 달하는 환경호르몬 화학물질
내분비 기관 내 호르몬 생리작용 교란
유전자 변이, 기형아 출생 등 유발시켜
컵, 반찬통 등 플라스틱 사용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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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호르몬(environmental hormone)은 내분비계 교란물질(endocrine disruptors)로 생체 외부에서 들어와 내분비 기관 안에서 호르몬의 생리 작용을 교란시키는 화합물이다. 환경호르몬은 오존층 파괴, 지구 온난화와 함께 세계 3대 환경문제 중의 하나로 대두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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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환경호르몬인 다이옥신은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면 호르몬의 작용을 교란시켜 유전자 변이, 간 손상, 기형아 출생, 면역체계의 변화, 피부질환 등을 유발한다. 우울증이나 분노 등의 유발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이옥신은 인류가 만든 환경호르몬 중 최악의 독극물로 꼽히는데 다이옥신 1g으로 몸무게 50kg인 사람 2만명을 죽일 수 있을 정도이다. 이는 청산가리보다 1,000배나 강한 독성이다.
다이옥신은 PVC 제제가 많이 포함돼 있는 병원 폐기물이나 도시 쓰레기 등을 태울 때 많이 발생한다. 해외에서는 다이옥신 배출 소각로가 있는 지역에서 선천성 기형질환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또한 자동차 배기가스, 화력발전소, 제지 및 펄프 산업, 철강 산업 등 염소 및 브롬을 사용하는 산업 공정에서도 발생한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가깝게 접할 수 있는 다이옥신은 담배 연기이다. 수많은 문제와 질병을 일으키는 다이옥신이 위험한 이유는 한 번 생성되면 잘 분해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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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대 보건대학원 최경호 교수팀이 할인마트에서 일한 지 평균 11년 된 중년 여성 계산원 54명을 대상으로 영수증(감열지) 취급에 따른 소변 내 비스페놀A 농도를 측정한 결과 영수증을 맨손으로 만지는 것만으로도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BPA)의 체내 농도가 2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업무 중 맨손으로 영수증을 취급했을 때의 소변 중 비스페놀A 농도(ng/㎖)는 0.92로 업무 전의 0.45보다 2.04배 수준으로 상승했다.
반면 장갑을 끼고 일했을 때의 비스페놀A 농도는 업무 전 0.51, 업무 후 0.47로 큰 차이가 없었다. 체중 60㎏인 성인의 비스페놀A 하루 섭취 허용량은 3㎎ 정도다. 이번 연구에서는 비스페놀A와 당뇨병의 상관성도 관찰됐는데 영수증에 노출된 비스페놀A 농도가 높은 계산원은 공복 인슐린 수치와 인슐린 저항성이 함께 높아진 것이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 제조 공정에서 가소제로 사용하는 물질로 환경호르몬의 일종이다. 음식 포장재는 물론 통조림, 살충제, 방향제, 샴푸, 위생 장갑, 화장품, CD, 영수증 등 다양한 제품에 폭넓게 사용된다. 프탈레이트에 반복적,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호흡기관 질환, 피부염, 행동 문제, 비만 등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암, 당뇨병 등의 질병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식이 ‘환경 호르몬’ 노출의 주범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는데 최근 UC버클리와 조지워싱턴대학이 함께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레스토랑, 패스트푸드점, 카페테리아에서 식사를 자주 한 사람은 집에서 식사하는 사람들보다 혈중 프탈레이트 수치가 35%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몸에 유해한 환경호르몬을 피하기 위해선 먼저 일상생활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나 플라스틱 반찬통 등 플라스틱 사용량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음식을 조리할 때 고기나 생선의 내장은 반드시 제거하고 뜨거운 음식은 유리나 도자기 용기에 담는 게 좋다. 또한 선크림이나 파운데이션, 샴푸, 향수 등 화학 성분이 다량 포함된 화장품은 사용하지 않는 것도 환경호르몬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비닐포장이 된 인스턴트 식품이나 가공식품은 가급적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장난감이나 문구를 만지면 꼭 손을 씻고 실내 환기와 청소를 철저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덕호기자 v1dh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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