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은교, 최고령 여자기사 입단.."꼭 여류국수 오르겠다"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2018. 3. 1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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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은교 초단(가운데)이 이단비(왼쪽)·이도현 초단과 함께 환한 얼굴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꼭 여류국수에 오르고 싶어요.”

바둑TV 진행자로 잘 알려진 1985년생 도은교씨가 마침내 수졸(守拙·초단)에 올랐다. 지난 8일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49회 여자입단대회에서 이단비·이도현 초단과 함께 프로의 문턱을 넘어선 것.

32세6개월27일. 여자기사 중 최고령 입단 기록이다. 지난해 12월 27세10개월로 ‘늦깎이’ 입단한 박지영 초단의 기록을 5년 가까이 높여 놓았다. 도 초단의 동갑내기 친구로는 조혜연 9단이 있다. ‘황소 삼총사’로 불리는 박영훈·최철한·원성진 9단 등도 1985년생이다.

11세10개월의 나이에 입단해 일찌감치 최고단인 9단에 오르고 프로 통산 4차례 우승컵을 거머쥔 조9단은 이번 입단대회에 앞서 친구의 입단을 바라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어 자신보다 20년 이상 늦게 입단한 도 초단을 향해 “동갑 친구가 나에게 이렇게 용기를 줄지 몰랐다”며 “네 인생 지금부터시작이다. 나도 새롭게 살아볼 수 있을 듯하다. 고맙다, 친구. 입단 축하해”라는 감격적인 축하인사를 건넸다.

그만큼 도 초단의 입단은 극적이다. 도 초단은 어린 시절부터 기재가 남다른 바둑꿈나무였다. 12세에 대한생명배 세계여자아마바둑선수권대회에 한국대표로 출전해 정상에 올랐고, 프로기사 산실인 한국기원 연구생의 2조까지 오르며 입단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이후 바둑 대신 학업을 택해 대학에 진학하고 증권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기도 했다.

도은교 초단

그러나 어릴 적 친구이자 꿈이었던 바둑을 잊을 수 없어 바둑동네로 돌아왔다. 바둑TV 진행을 맡으며 바둑팬들과 친숙해진 그는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 1승을 거뒀을 때 생방송 도중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쏟던 모습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틈틈이 아마추어 대회에 출전한 그는 지난해 아마여자국수전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7년 만에 이룬 정상 정복의 감격은 그의 가슴에 프로 입단의 불씨를 댕겼고, 마침내 꿈을 이뤘다.

도 초단은 입단을 확정한 직후 “그냥 마음이 시켜서 시작했는데 연거푸 떨어지면서 좌절했다. 그러나 나중에 오기가 생기고, 결국 끝을 보자는 심정으로 도전해 왔다. 아직도 입단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일단 입단했으니 여류국수에 오르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도 초단은 이어 “최근 여자 기전이 많이 생겨 프로 환경이 좋아진 것이 입단의 꿈을 더욱 키워줬다”며 “전체적으로 기전들이 많이 생겨 바둑꿈나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토양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도 초단과 함께 입단의 꿈을 이룬 이단비·이도현 초단은 아버지가 바둑 교육자로 자연스럽게 바둑을 접했다. 그중 1997년 인천에서 태어난 이단비 초단은 6세 때 바둑을 시작해 중학교 3학년부터 3년간 연구생 생활을 하며 바둑도장에서 공부를 했다. 제98회 전국체전 여자단체전 금메달, 2017 국제바둑춘향 선발대회 준우승 등의 성적을 냈다.

이도현 초단은 2001년 광주 출생으로, 입단을 위해 초등학교 5학년 때 서울로 올라왔다. 하지만 건강 문제 때문에 고향으로 내려가 바둑공부를 이어갔다. 이후 한국바둑고등학교에 입학해 바둑특기반에서 입단을 준비해 이 학교 출신 두 번째 입단자가 됐다.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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