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윤시윤 "결혼? 연애? 아직은 일하고 싶어요"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어느 한 시대를 모티프로 하는 작품은 여러모로 흥미롭다. 역사적 배경을 가져와 보는 이들에게 그 세계관을 쉽게 이해시키면서도, 가상의 캐릭터를 등장시키고 이야기를 전개해 극을 더 풍성하게 만든다. 지난 6일 종영한 TV조선 주말드라마 '대군-사랑을 그리다'(극본 조현경, 연출 김정민, 이하 '대군')가 그랬다. '대군'은 수양대군의 시대를 모티프로 해 은성대군과 진양대군을 중심으로 가상의 역사를 만들었다. 밀도 있는 스토리 전개와 배우들의 열연 덕에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대군'에서 가장 주목받은 캐릭터는 단연 은성대군 이휘다.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본인이 왕의 재목이 아님을 끊임없이 증명해야 했던 이휘. 그러나 잠자코 숨죽이던 그는 형 진양대군으로부터 사랑하는 여인을 지키기 위해 전면에 나선다. 그만큼 입체적이고 또 매력을 가진 캐릭터. 윤시윤은 다채로운 감정 표현과 몰입도 높은 연기로 회를 거듭할수록 역할에 스며들었다. 덕분에 이휘가 윤시윤의 '인생캐'라는 호평이 이어졌다.
완벽하게 이휘를 표현한 덕분일까. 윤시윤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노력한 만큼 사랑을 받아 연기를 하면서도 신이 났다고. 역할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아직 대본도 나오지 않는 드라마 속 이야기를 유추할 수 있을 정도였다는 그다. 특히 윤시윤은 '대군'을 하면서 하나의 작품을 이끄는 것은 배우 한 명이 아닌 팀 임을 알았다며, 겸손함을 배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대군'을 통해 배우로 또 한 번 성장한 그를 최근 뉴스1이 만났다.

(인터뷰①에 이어)
Q. 진세연과는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현장에서는 어땠나.
"세연이는 극 중 역할과 똑같아 만족스러웠다. 지금도 잊히지 않는 게, 우리가 추운 날 촬영을 한 적이 있다. 세연이는 아무래도 배역 때문에 옷을 적게 입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친구가 현장에 나와 보조출연자들과 이야기를 하고 나중에 자기 핫팩을 나눠주더라. 그런 배우는 처음 봤다. 이 친구가 가진 선함, 따뜻함이 있다. 또 세연이는 현장에서 날카로울 수 있는 상황에서도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선하고 지혜로운 사람과 일한다는 자부심이 든다. 세연이가 착한 건 유명하더라."
Q. '대군' 속 진세연과 키스신이 유독 많았다. 이 키스신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원래 키스신을 촬영하고 난 후에 '컷'하면 민망함이 있지 않나. 그런데 이번엔 민망할 틈이 없었다. 키스신을 찍고 나면 수염이 묻어 있으니까.(웃음)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종방연 때 작가님도 드라마가 끝난 뒤 키스신이 많았다는 걸 아셨다더라. 멜로도 초반부터 있었고, 키스신도 많아서 극에서 알콩달콩 연애를 실컷 한 것 같다. 그런데 사실 내가 키스신을 잘 못 찍는다. 카메라에 키스하는 장면을 보여주는 게 어색하고 신경이 쓰인다. 이번에도 늘지 않은 듯하다. 우리 키스신도 잘 보면 2~3초 있다가 다른 것으로 덮어버린다. 난 아닌가 보다.(웃음)"
Q. 주상욱과는 극에서 대립하는 관계였다. 함께 연기해보니 어땠나.
"(주상욱의 연기는) 정말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상욱이 형은 아주 에지 있는, 정적인 연기를 잘하는 배우다. 운동을 잘하니까 행동도 깔끔하다. 내가 배우를 워낙 좋아하다 보니까 푹 빠져서 같이 일했다. 또 형이 카메라가 꺼지면 그렇게 재밌다. 센스가 있어서 같이 촬영을 하면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상욱이 형과 마지막 신을 찍고 '함께 연기하게 돼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Q. 본인도 '1박 2일'을 하고 있고, 주상욱도 예능을 하지 않나. 그런 부분에서 조언을 구하진 않았나.
"그렇지 않아도 물어봤는데 조언을 전혀 참고할 수 없었다. 우리는 워낙 성격이 반대라서 써먹을 수가 없다.(웃음) 나는 자유롭지 못한 성격이라 말 한마디, 행동 하나 신경을 많이 쓰는데 그게 예능에선 그렇게 좋지 않다. 물론 책임감 있는 행동과 언행을 해야 하지만, 편안하게 가야 하지 않나. 늘 '이거 했다가 욕먹으면 어떡하지', '사람들이 실망하면 어쩌지' 이런 생각들과 싸운다. 반면에 상욱이 형은 자유롭고 히피 같은 사람이다. 형은 예능이 편하다고 하더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실수했으면 사과하면 된다는 마음이다. 나중에 '1박 2일'에서 게스트를 초대할 수 있는 특집이 있으면 형을 1순위로 부르고 싶다."
Q. 그동안 함께 작품을 한 여배우 중에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있나.
"내가 주변머리가 없어서 (여배우들과) 연락을 잘 안 한다. 현장에서도 남배우들이랑 인터넷 짤방 보고 킥킥댄다. 철부지다. 그러다 보니까 여배우들과 잘 모른다. 작품이 끝나고 상대가 다음 작품에 들어가면 '최고다' 이런 걸 해줘야 하는데 무심한 오빠이자 동생이다. 세영이에게도 '화유기' 끝나고 문자를 남긴 게 전부다. 그래서 '1박 2일'에서 '여사친' 특집을 하면 제일 자신 없다."
Q. 연애나 결혼에 대한 생각은 없나.
"내가 제대하고 한 달도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다. '1박 2일' 때문에 길어도 일주일 이상 쉬지 않았다. 군대에 있는 2년 동안 너무 일이 하고 싶었다. 아직은 마음의 여유가 없다. 일하고 싶다. 이상형은 나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친구다. 서로 영감을 주고 격려해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Q. 로맨스 연기를 할 때 경험에서 나오는 부분도 있지 않나.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있을 듯하다.
"있다. 놀 줄 아는 사람이 논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정말 놀 줄 모르는 사람이다. 나 같은 사람은 열심히 일하고 쉬면서 체력 보충을 하는 게 좋다. 연애를 할 때도 둘이 데이트하는 것보다는 일하면서 서로 힘이 돼주고 응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좋다. 그런 걸 보면 내가 아직 연애할 준비가 안 된 듯하다. 내가 가고 있는 길을 응원해주고 그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인연이 있겠지."
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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