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문화공간으로..스페인 산타카테리나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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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전통시장이지만 너무나 다르다.
수많은 전통시장이 위치한 바르셀로나에서 산타 카테리나 시장만의 특색은 지붕에서 시작된다.
조셉 발라구에르 산타 카테리나 상인연합회장(47)은 "언덕에서 시장 쪽으로 내려오는 길에 지붕이 잘 보인다"며 "특별한 지붕이 있으니 사람을 모으기 좋다. 전망대를 안 만든 게 아쉬울 정도"라고 말했다.
산타 카테리나 시장이 문화를 갖춘 공간으로 자리매김 한 건 매달 여는 행사도 한몫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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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같은 전통시장이지만 너무나 다르다. 어떤 시장은 사람들이 모이고, 장사도 잘 된다. 반면 어떤 시장은 고객의 발길이 뚝 끊어져 내리막길을 걷는다. 잘 나가는 시장과 망해가는 시장의 차이는 무엇일까. 답은 알고 보면 간단하다. 특유의 스토리로 무장한 '특별함'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크다. 전통시장이 다시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일상의 장소이자 '핫 플레이스'로 거듭나려면 어떤 대안이 필요할까. 성공한 국내외 전통시장을 방문해 성공한 시장만이 갖고 있는 특별한 스토리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전통시장 성공의 키워드를 도출해봤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구시가지인 고딕 지구 중심부를 걷다 보면 물결 치는 모양의 지붕이 보인다. 산타 카테리나 시장의 지붕이다. 초록색과 주황색, 보라색 등 다양한 색깔로 이뤄진 지붕은 시장이 아닌 박물관의 것처럼 느껴진다.
수많은 전통시장이 위치한 바르셀로나에서 산타 카테리나 시장만의 특색은 지붕에서 시작된다. 유명 건축가 엔릭 미라예스는 2005년 평범하고 낙후된 이 시장을 리모델링하며 특별한 지붕을 얹었다.
시장에 진열된 야채와 과일 등을 떠올리도록 60여가지 색에 이르는 타일을 장식했다. 지붕 모양은 굴곡지면서도 높이가 서로 다르게 설계했다. 직선보다 굴곡을 예찬했던 세계적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가 살았던 도시의 시장다웠다.
당초 리모델링의 목적은 시장이 낙후됐고 내부 통로가 좁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미라예스가 지붕에 예술을 입히면서 시장은 건축으로 입소문을 타게 됐다.
산타 카테리나 시장 상인들은 지붕과 같은 볼거리가 현지 주민을 이끄는 데 도움이 됐다고 본다. 조셉 발라구에르 산타 카테리나 상인연합회장(47)은 "언덕에서 시장 쪽으로 내려오는 길에 지붕이 잘 보인다"며 "특별한 지붕이 있으니 사람을 모으기 좋다. 전망대를 안 만든 게 아쉬울 정도"라고 말했다.
산타 카테리나 시장에는 고고학 유물도 소장됐다. 리모델링 공사 중 우연히 로마 시대 고고학 유물을 발견했다. 공사 기간은 당초 2년으로 예상했으나 유물 보존을 위해 6년이나 걸렸다. 길어진 공사 기간에도 불만을 표출하지 않고 기다려준 상인들의 도움이 컸다.
이 유물이 있는 곳에는 유리 지붕으로만 덮은 뒤 박물관으로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시장의 문화적 가치를 한층 높였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산타 카테리나 시장이 문화를 갖춘 공간으로 자리매김 한 건 매달 여는 행사도 한몫 했다. 10월31일과 11월1일 스페인 카탈루냐·발렌시아 주 등에서 카스타냐다라는 축제가 있다. 가족들이 모여서 군밤이나 군고구마를 먹으며 저녁을 보내는 문화다.
시장은 이 시기에 카스타냐다를 맞아 고객에게 군밤을 나눠주는 행사를 벌인다. 12월에는 크리스마스에 맞춰 아이들에게 장난감 등을 나눠주는 행사를 진행한다. 장미를 주고 받는 산 조르디의 날(4월23일)이 있는 4월에는 고객에게 장미를 선물한다.
발라구에르 연합회장은 "이런 행사들이 현지 주민을 시장으로 모아 시장 매출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지역 시민들이 시장에서 소통하는 장을 마련한다"며 시장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이보라 기자 purp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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