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과학 이야기] (20) 우리가 알고 있는 고무 지우개는 실제로는 플라스틱 지우개
연필과 지우개. 이 두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요. 연필로 무언가를 쓰고 지울 때 반드시 지우개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에요. 요즘은 연필로 필기하는 일이 드물기 때문에 잘 쓸 일은 없으나 ‘사각사각‘ 연필을 깎고 종이에 쓰는 느낌이 좋아서 일부러 고집하는 이들도 있죠. 우리에게는 어린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소재이기도 한 지우개. 과연 지우개는 어떻게 연필 자국을 지울 수 있는 걸까요?
◆지우개, 탄산수 발명가의 우연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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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우개를 발명한 조셉 플리스틀리. 출처=www.rsc.org |
지우개는 영국의 화학자 조셉 프리스틀리(Joseph Priestley)에 의해 발명되었는데요. 그는 탄산가스를 이용해 최초로 소다수를 발명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1770년 어느 날 프리스틀리는 글을 쓰다 잠시 생각에 잠겼는데요, 시간이 흐른 뒤 무심코 종이 위를 보니 글씨가 모두 지워져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손에 작은 고무가 들려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데요. 자신도 모르게 고무로 종이 위의 글씨를 문지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위대한 발명은 우연히 발견된다고 했던가요? 딱 지우개도 그런 것 같네요. 지우개가 영어로 ‘문지르다’라는 듯을 지닌 ‘rubber’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도 바로 이 에피소드 때문이랍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요, 이는 프랑스어인 ‘고므’(gomme)에서 온 말에서 가져왔습니다.
◆고무 지우개의 발전

당시 프리스틀리가 발견한 고무는 생고무였기 때문에 온도가 높으면 끈적거리고 낮으면 굳어버리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한 사람은 바로 미국의 발명가 찰스 굿이어(Charles Goodyear)였는데요. 굿이어는 생고무와 유황을 혼합해 고온으로 가열하는 방법인 ‘고무가황법’을 개발했습니다. 이로써 온도 변화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고무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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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스 굿이어가 지우개를 발견한 순간. 출처=images.fineartamerica.com |
고무가황법은 고무의 탄성을 키우는 방법인데요, 이 또한 우연한 계기로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어느날 천연고무와 황을 혼합한 물질을 뜨거운 난로 위에 떨어뜨렸는데, 다음날 보니 이 고무에서 탄성과 내구성이 매우 높아진 사실을 발견한 것입니다. 천연고무는 늘리면 늘어나다 다시 본래 상태로 돌아가는 성질이 있는데요. 여기에 황과 열이 더해지면 탄성이 더욱 강해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고무가황법으로 만들어진 고무는 120도의 고온과 30도의 저온에서도 고무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여러 화학작용에도 견딜 수 있었습니다. 이후 영국과 프랑스 등에서 높게 평가되면서 전 세계로 고무 지우개는 퍼지게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굿이어 타이어가 바로 그의 이름을 기려 만들어진 것입니다.
◆지우개가 연필 자국을 지우는 원리

연필로 글씨나 그림을 그리게 되면 심에 들어 있는 검은 가루(흑연)가 종이 표면에 붙게 되는데요, 고무는 문지를 때 이 연필 자국인 흑연 가루를 잘 흡착해 함께 뭉개져 떨어져 나오도록 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고무 지우개 VS 플라스틱 지우개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지우개는 당연히 고무 지우개라고 여기는 이들이 많을 텐데요. 하지만 현재 대부분 사용하는 것은 플라스틱 지우개입니다. 플라스틱 지우개는 고무 지우개보다 더 적은 비용으로 만들기가 쉬워 빠르게 대중화되었는데요. 인쇄나 모양, 색상 등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 다양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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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드(SEED)사의 플라스틱 지우개. 출처=ilovepencil.com |
플라스틱 지우개를 처음 개발한 곳은 문구류 회사로 잘 알려진 일본의 시드(SEED)입니다. SEED사는 창업 초기에는 천연고무로 제품을 만들었는데요, 일본이 태평양 전쟁으로 고무 수입 통제가 이뤄지자 PVC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그리고 1956년 세계 최초로 ‘P-101’이라는 플라스틱 지우개를 내놓았는데요. 너무 단단하지도, 너무 부드럽지 않은 최적의 경도를 지닌 지우개를 만들었다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지금 우리의 책상 위에 지우개가 올려져 있기까지 이렇게 많은 시간과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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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고는 한화케미칼과 세계일보의 제휴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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