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설 극복한 2세대 벨로스터, 현대차의 아픈손가락 PYL 부활 이끌까

진상훈 기자 2018. 1.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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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005380)가 15일(현지시각)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18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신형 벨로스터를 공개했다. 신형 벨로스터는 2011년 탄생한 벨로스터에서 완전변경된 2세대 모델이다.

현대차 신형 2세대 벨로스터/현대차 제공

1세대 벨로스터는 현대차의 ‘아픈 손가락’이다. 벨로스터는 출시 초반 뒷문에 문을 1개만 구성한 3도어 스타일의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잠시 주목받았지만, 동급 세단에 비해 비싼 가격과 함께 성능에서도 별다른 강점이 없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을 기록했다. 출시된 지 3년 만에 단종설까지 제기될 정도였다.

초기 모델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듯 현대차는 2세대 신형 벨로스터에 안전과 편의사양을 한층 강화하고 성능 개선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고성능 모델인 벨로스터N도 라인업에 추가했다. 자동차 업계는 업그레이드에 성공한 신형 벨로스터가 과거 PYL의 실패를 만회하고 현대차에 새로운 ‘터닝포인트’로 자리잡을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 출시 후 판매량 ‘반토막’ 신음한 PYL의 중심이었던 1세대 벨로스터

1세대 벨로스터는 현대차가 야심차게 가동했던 ‘PYL’ 프로젝트의 중심을 이뤘던 차다. PYL은 ‘Premium Younique(You와 Unique의 합성어) Lifestyle’의 첫 글자를 조합한 단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2011년 쿠페형 모델인 벨로스터와 함께 해치백 모델인 i30, 왜건형 모델 i40을 묶어 개성 강한 젊은 고객층을 중점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별도의 마케팅 프로젝트인 PYL을 가동했다.

그러나 벨로스터를 포함한 PYL의 3종 모델은 결과적으로 큰 실패를 맛봤다. 지난 2011년 3월 출시된 1세대 벨로스터는 첫해 국내 시장에서 1만946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이듬해부터는 매년 판매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12년 4979대가 판매되는데 그치며 전년대비 실적이 ‘반토막’ 났던 벨로스터는 2013년 2927대, 2014년 1780대, 2015년 1360대, 2016년 634대로 매년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판매량은 206대에 불과했다.

2011년 이후 벨로스터·i30·i40의 국내 시장 판매량 추이/진상훈 기자

벨로스터와 함께 PYL을 구성하는 i30와 i40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2011년 10월 2세대 모델이 출시된 i30는 이듬해 1만5393대가 판매되며 기세를 올렸지만, 2013년에는 1만409대로 판매량이 급감했다. 2014년 6644대, 2015년 3262대, 2016년 2263대로 매년 판매가 감소했다.

i40의 성적은 더 안 좋았다. 2011년 9월 출시 후 2012년 1만339대가 팔렸던 i40은 이듬해 절반 수준인 5820대로 판매량이 급감했다. 매년 판매대수가 줄어들던 i40은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고작 312대가 판매됐다.

◆ 젊은 소비자층 공략 노렸던 1세대 벨로스터와 PYL실패 이유는?

2030대 젊은 층과 여성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모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던 PYL의 3종 모델이 동반 부진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적당한 가격에 우수한 성능을 갖춘 모델이 팔린다는 기본을 간과한 채 젊은 감각에 초점을 맞춘 브랜드 마케팅에만 치중한 전략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지적한다.

① 기본 간과한 채 마케팅에 치중한 전략…동급 대비 비싼 가격도 도마에

오랜 기간 신문 지면과 TV 등을 활용한 전통적인 광고·마케팅 전략을 펴왔던 현대차는 벨로스터 출시와 함께 PYL 프로젝트를 가동하면서 이전에 보기 힘들었던 다양한 브랜드 마케팅을 진행했다.

현대차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2011년 벨로스터의 신차 발표를 홍대의 유명 클럽에서 열었고 싸이와 이병헌 등 국내 연예인은 물론 해외에서 유명 DJ를 섭외해 대대적인 신차 마케팅을 실시했다. 또 SM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소녀시대 등 당시 주가를 올리던 아이돌 그룹을 모아 ‘PYL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20대와 30대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를 섭외해 TV 광고에도 신경을 썼다.

PYL을 구성한 벨로스터·i30·i40. 현대차는 PYL의 고유 브랜드 이미지(좌측 하단)까지 만드는 등 PYL을 부각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실제 판매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현대차 홈페이지

벨로스터와 i30 등이 대형 세단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진이 떨어지는 중·소형 모델임을 감안하면 현대차에게는 파격적인 시도라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PYL의 세 모델이 동급 차량들에 비해 성능에서는 이렇다 할 장점이 없고 가격은 오히려 높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예로 출시 당시 가격이 1810만원에서 2030만원이었던 벨로스터 1.6Gdi는 배기량 1591cc에 최대출력은 140마력, 연비는 리터당 12.4~13.3㎞였다. 배기량과 최대출력이 같은 세단 모델인 아반떼 1.6이 연비는 리터당 14㎞로 벨로스터를 웃돌았다. 반면 가격은 1395만원에서 1890만원으로 벨로스터에 비해 최대 400만원 이상 저렴하게 판매됐다.

i30 가솔린 모델의 가격도 1820만원에서 1895만원으로 배기량과 최대출력이 같은 아반떼보다 더 비쌌다. 연비도 리터당 13.5㎞로 아반떼를 밑돌았다. 2715만원에서 3025만원으로 가격이 형성된 i40도 배기량과 연비, 최대출력 등 기본제원에서 비슷한 조건을 가진 쏘나타 2.0(가격 2040만원~2795만원)에 비해 비싸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② 1세대 벨로스터, 디자인에 비해 부족한 주행성능으로 외면

파격적인 디자인에 비해 주행성능과 사양 등에서 별다른 장점이 없었다는 점도 PYL 모델들의 실패 이유로 꼽힌다.

벨로스터는 출시 당시 원색의 컬러와 문을 앞문 2개, 뒷문 1개 등 3도어로 구성한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실제 성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았다. 2011년 영국 BBC의 인기 자동차 프로그램 ‘탑기어’의 진행자였던 제레미 클락은 벨로스터에 대해 “왜 소비자들이 별다른 장점도 없이 뒷문이 하나만 달린 우스꽝스러운 디자인의 차를 사야하는 지를 현대차가 고민해 봐야할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i30의 경우 당시 국내 해치백 시장을 주름잡았던 폴크스바겐의 골프를 따라잡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i30 디젤 모델은 가격이 1945만원~2095만원으로 골프에 비해 1000만원 이상 저렴했지만, 가속력과 연비 등이 떨어져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3도어 스타일로 제작돼 화제를 모은 1세대 벨로스터/현대차 홈페이지

③ 국내 수요 적은 쿠페·해치백·왜건 한계 지적도

국내 시장은 세단과 SUV로 관심이 몰리고 쿠페와 해치백, 왜건 모델은 수요가 적다는 태생적인 한계를 PYL 모델들의 부진 이유로 꼽는 의견도 있다.

벨로스터의 경우 국내 시장 판매량이 출시 이듬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던 반면 수출은 2011년 4만586대에서 2012년 7만5713대로 80% 이상 증가했다. 2013년에서 2015년까지 벨로스터의 수출은 매년 4만대 이상을 유지했다.

i30도 국내 시장에서는 부진했지만, 해외에서는 ‘효자 모델’이었다. 수출과 현지 생산을 합친 i30의 해외 판매대수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 20만대를 넘어섰다. 지난해에도 국내에서는 4547대가 판매되는데 그쳤지만, 해외에서는 14만170대가 팔렸다. i40 역시 수출은 2011년 2만8189대, 2012년 3만9265대, 2013년 4만4909대로 3년간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동급 세단 모델에 비해 별다른 장점이 없어 외면받았던 i30와 i40 등이 해외 시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쓰임새가 많은 가성비 높은 모델로 인식돼 판매량이 많았다”고 말했다.

신형 벨로스터, 안전·편의사양 강화하고 고성능 N모델로 업그레이드

현대차는 PYL의 아픈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신형 2세대 벨로스터를 제작하면서 3도어 스타일 등 파격적인 디자인 특성은 계승했지만, 성능과 안전·편의사양은 기존 모델보다 개선했다.

올해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벨로스터의 고성능 모델 벨로스터N/현대차 제공

신형 벨로스터는 국내 시장에서 카파 1.4 가솔린 터보와 감마 1.6 가솔린 터보의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된다. 감마 1.6 가솔린 터보 모델은 저속영역에서 가속력을 높이고 일시적으로 엔진의 출력을 끌어올리는 오버부스트 제어 기능을 적용해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현대차 준중형 모델 최초로 ‘스마트 쉬프트’ 기능도 적용했다. 스마트 쉬프트는 운전자의 주행 성향을 차량이 실시간으로 학습해 스포츠, 노멀, 에코 모드에서 현재 주행 상황에 가장 적합한 주행 모드로 자동 변경돼 제어하는 기능이다.

이 밖에도 전방 충돌방지 보조 시스템(FCA)과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후측방 충돌 경고 시스템(BCW), 차로 이탈방지 보조 시스템(LKA), 운전자 주의 경고 시스템(DAW) 등 다양한 안전과 편의사양도 대거 적용해 실용성을 극대화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현대차의 고성능 모델인 N 라인업에 따라 벨로스터N을 추가한 점도 눈에 띈다. 벨로스터N은 고성능 2.0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75마력, 최대토크 36.0kgf·m의 힘을 낸다. 전면부와 후면부, 내부 등에 N 라인업을 강조하는 별도의 ‘N’자 로고를 붙이는 등 디자인에서도 고성능 모델로써의 차별화를 꾀했다.

현대차는 이달부터 국내 시장에서 신형 벨로스터를 판매하고 북미 시장에서도 이르면 상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벨로스터N도 한국과 북미에서 올해 안에 출시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과거 디자인에 비해 가성비가 낮고 특장점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던 1세대 모델에 비해 2세대 벨로스터는 주행성능과 사양, 실용성 측면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며 “젊은 소비자층이 선뜻 구매할만한 적절한 수준으로 가격대가 책정될 경우 올해 국내·외 시장에서 눈에 띄는 판매 실적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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