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항범 교수의 어원 이야기>꺼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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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기성세대라면 '꺼벙이'라는 명랑 만화를 기억할 것이다.
'꺼벙이'는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가장 인기를 끌던 만화였다.
만화의 주인공인 '꺼벙이'는 외양이 그야말로 꺼벙할뿐더러 생각도 약간 부족하고 모자란 듯한 초등학생이다.
그런데 '꺼벙이'가 본래부터 그러한 어형과 의미를 지녔던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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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기성세대라면 ‘꺼벙이’라는 명랑 만화를 기억할 것이다. ‘꺼벙이’는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가장 인기를 끌던 만화였다. 얼마 전 이 만화가 ‘서울 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만화’에 대한 대접이 자못 달라진 것이다.
만화의 주인공인 ‘꺼벙이’는 외양이 그야말로 꺼벙할뿐더러 생각도 약간 부족하고 모자란 듯한 초등학생이다. ‘꺼벙이’라는 별명이 딱 어울리는 인물이다. ‘꺼벙이’는 ‘야무지지 못하고 조금 모자란 듯한 사람’을 가리킨다. 그런데 ‘꺼벙이’가 본래부터 그러한 어형과 의미를 지녔던 것은 아니다. ‘꺼벙이’는 ‘꿩의 어린 새끼’를 뜻하는 ‘꺼병이’에 기원하기 때문이다. ‘꺼병이’를 ‘꿩병아리’라는 단어에서 변한 어형으로 설명하기도 하나 받아들이기 어렵다.
‘꿩’의 어린 새끼는 털이 거칠고 또 온전하게 자라지도 않아 푸석푸석하고 엉성해 보인다. 이러한 ‘꺼병이’의 꺼칠한 모습이 인간의 외양에 적용돼 ‘외양이 거칠어 보이는 사람’을 뜻하게 된다. “영화를 보면서 왜 우리 선수가 저렇게 꺼병이인가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더부룩한 머리에 꺼먼 얼굴을 한 젊은이가 스크린에 자꾸 클로즈업되었다.”(餘滴·경향신문 1964년 9월 7일 자)에서 ‘꺼병이’의 모습이 잘 드러난다.
그런데 ‘꺼병이’는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꺼벙이’로 어형이 변한다. ‘꺼벙이’가 1950년대 문헌에 처음 보인다. ‘ㅕ’가 ‘ㅓ’로 변한 것인데, 이러한 변화는 ‘열[魂]’이 ‘얼’, ‘이영’이 ‘이엉’, ‘헤염’이 ‘헤엄’으로 변한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주목되는 점은 어형이 변하면서 의미 또한 ‘성격이 야무지지 못하고 모자란 사람’으로 변한 것이다. 이는 엉성하고 거친 외양이 성격에 적용돼 생겨난 의미다. ‘꺼벙이’는 이러한 의미만 지녀 ‘꿩의 어린 새끼’ 및 ‘외양이 엉성하고 거칠어 보이는 사람’의 의미를 지니는 ‘꺼병이’와 뚜렷이 구별된다.
충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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