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모여서 보려면 돈 내라?..PV권이 뭐길래

공공장소나 식당, 영화관 등에서 여러 사람이 월드컵 경기 영상을 시청할 경우 업주는 FIFA(국제축구연맹)로부터 PV권(공공장소전시권)을 구매해야 한다.
FIFA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공공장소에서 틀어주는 월드컵 경기 영상을 유료화하도록 규정하고,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부터 이를 적용했다. FIFA는 월드컵 경기 중계권을 가진 우리나라 방송사에 PV권 관련 업무를 위임한다.
우리나라에선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부터 PV권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란이 됐다. 당시 독점 중계권을 가졌던 SBS는 '가게에선 돈 내고 방송을 틀라'며 호텔과 음식점 등에 통보했다. SBS는 이를 어길 경우 민·형사 책임을 묻겠다는 조항을 붙여 서울 시내 주요 호텔과 대형 음식점 등에 공문을 발송했다.
SBS는 서울시청 광장 등 길거리 응원전을 후원하는 기업에도 최고 2억1000만원을 내도록 요구했다. 이 때문에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응원전을 추진하던 한 기획사가 행사를 포기하는 일도 있었다.
SBS는 당시 남아공 월드컵 PV권에 대해 인원 수에 따라 상업적 사용과 비상업적 사용으로 구분해 가격을 책정했다. 상업적 사용은 방송 건당 최소 200만원에서 최대 1억원이었다. 관중 수도 100명 이하부터 5000명, 1만명, 2만명 이상까지 세부적으로 구분해 비용을 부과했다.
다만 소규모 영업장에 대해서는 적용이 제외됐다. 당시 SBS는 월드컵을 돈벌이로 이용한다는 등 비난 논란이 커지자 소규모 영업장에서는 경기를 무료로 중계해도 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실적으로 모든 음식점에서 TV로 월드컵을 보는 것을 단속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는 시차 때문에 경기 시작 시간이 주로 오전 4~7시에 몰려 영업장에서 PV권을 구매해야 하는 경우가 적었다. 하지만 이번 러시아 월드컵은 경기 시작 시간이 밤 9~12시에 집중돼 PV권 구매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을 수 밖에 없다.
이보라 기자 purp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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