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코스안내는 그만, 눈으로 보는 운전면허시험 시행
직접 귀로 소리를 들으며 운전면허시험 코스를 주행하던 운전면허시험이 달라졌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시험이 도입되었기 때문이다. 도로교통공단은 국립재활원(장애인운전지원과)과 중소기업 에이치엘비와 함께 운전면허 도로주행시험 시 음성 코스 안내를 눈으로 볼 수 있는 코스 안내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는 청각장애인을 위해 만들어진 시험 방식이다.
실제 도로에서 시험이 이뤄지는 도로주행시험의 경우에는 내비게이션만 응시하는 운전자가 많아 운전 중 시야 분산의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2012년 도로주행시험에 전자채점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시험 코스 안내를 음성으로만 실시해왔다. 하지만, 청각장애인 응시자의 경우 음성 안내를 들을 수 없기 때문에 시험 진행에 큰 어려움이 있었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눈으로 볼 수 있는 코스 안내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다.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도로주행시험 전자채점시스템(태블릿PC)을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직접 연결해 방향 전환 지점 300m, 200m, 100m 전 지점에서 시험 코스 안내를 각각 3번씩 연속해 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여기에 운전자의 자세와 신체적 특성을 고려해 시야각을 위아래로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으며,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의 특허를 바탕으로 상용화에 성공했기 때문에 안정성 부분에서도 우수하다는 게 도로교통공단의 설명이다.
이와 같은 시스템의 도입으로 지난해 서울 강서면허시험장의 경우 청각장애인 응시자 51명 중 39명이 합격해 합격률 76.5%를 달성했으며, 올해 11월 기준 응시자 29명 중 25명이 합격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는 매년 357명의 청각장애인이 면허시험에 합격을 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도로주행시험 전국 평균 합격률이 52%인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시스템은 장애인의 운전면허 취득에 큰 도움이 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청각장애인과 일반인이 동등한 기회에서 공정한 시험을 치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라며, “공단은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를 위한 서비스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 실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