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재석 기자 "2015년 현역 의원 3명 피감기관 지원으로 외유성 부부동반 출장 있었다"

□ 방송일시 : 2018년 5월 10일(목요일)
□ 출연자 : 이재석 기자(KBS 탐사보도부)

“KBS 탐사보도부, 공공기관 대상 정보공개청구 결과”
“김영란법 발효 후에도 32차례나 피감기관 지원 받은 것으로 나와”
“국회, ‘과거는 묻지 마라. 앞으로 잘하겠다’는 입장”
[윤준호]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사퇴 이후에 부쩍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부분이 바로 국회의원들의 해외출장 문제입니다. 다시 말해서 국회가 피감기관의 돈으로 해외출장 다녀오는 게 그동안의 관행이었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최근에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이런 국회의원들의 해외출장을 전수조사해달라, 이런 청원이 많이 올라왔죠, 25만 명 넘게 이름 올렸다는데. 다시 말해서 김기식 금감원장만의 문제였겠느냐, 다른 국회의원들은 문제없느냐, 다 까보자. 이런 이야기 같은데 그래서 KBS 탐사보도부가 국회의원들 해외출장에 대해서 전수조사를 시도해봤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그리고 어떤 식으로 자료를 조사하고 분석했는지 이번 취재를 담당했던 KBS 탐사보도부 이재석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재석 기자, 안녕하십니까?
[이재석] 안녕하세요?
[윤준호] 그러니까 이게 원래 먼저 국회 쪽에다가 자료 요청은 했는데 국회에서 자료를 안 준 거죠?
[이재석] 그렇죠. 지금 국회는 조사도 안 하고 있고 언론사에 자료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저희가 이런 방법, 다른 방법을 택한 거죠.
[윤준호] 그러니까 원래 탐사보도라는 것이 밑바닥에서부터 모든 자료를 긁어모아서 그것을 빅데이터로 만들어서 그 안에서 의미 있는 내용을 뽑아내는 건데 이번에는 어떤 식으로 어떻게 자료를 모으고 취재를 한 것입니까?
[이재석] 말씀드린 대로 국회가 자료를 안 주니까 경로를 반대 방향으로 가보자, 이렇게 취재진들이 정한 거죠. 국회가 돈을 지원받아서 출장을 간다면 돈을 지원한 쪽, 그러니까 공공기관들한테 한번 정보 공개 청구를 해보자 그렇게 방향을 잡았습니다. 그래서 ‘알리오’라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실 수도 있겠는데 이게 공공기관들의 경영 정보를 공개하는 사이트거든요. 이 ‘알리오’라는 사이트에 등록된 330곳 공공기관 전체에다가 저희가 동일한 질문을 보냈습니다. 그러니까 19대, 20대 국회의원들 해외출장을 갔다면 거기에 지원한 내용. 얼마나 지원을 했고 언제 갔고 어디로 갔고 항공료는 얼마였고 숙박비는 얼마였고 그리고 가기 전에 출장 계획서는 어땠는지 또 갔다 와서 보고서는 어땠는지 이런 것을 다 한번 보여달라, 이렇게 공공기관에 요구를 한 거죠.
[윤준호] 19대와 20대 국회의원에 한정하기는 했지만. 그러면 330곳을 대상으로 요청했지만 이게 강제력은 없는 거죠, 정보 공개를 요청하는 것이?
[이재석] 그렇습니다.
[윤준호] 결국 그쪽에서 답변을 보내온 것만 대상이 될 수밖에 없겠네요?
[이재석] 그렇죠. 그런데 이제 명분은 있는 것은 공공기관이 아시다시피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이니까 저희가 국민들의 알 권리 차원에서 제공을 해달라고 요청을 했고 대부분의 기관들이 답을 주기는 줬습니다.
[윤준호] 그래요? 그러면 330곳 전체 대상 기관 중에서 몇 곳이 답변을 보내왔습니까?
[이재석] 그러니까 정보공개법이라는 게 있어서 열흘 안에 답을 줘야 하거든요. 가타부타 정보가 있다, 없다 답을 줘야 하는데 그래서 지난 1차 답변 기한인 5월 3일까지 299곳, 299 기관이 답을 줬습니다. 그래서 330곳 중에서 299곳이니까.
[윤준호] 이렇게만 보면 아주 많은 답을 준 것 같은데 이 과정에서 좀 유의미한 답이 있고 무의미한 답이 있었겠죠?
[이재석] 그렇습니다. 상당수 공공기관은 ‘그렇게 지원한 적 없다, 국회의원을 출장에 우리가 돈 준 적 없다’ 이렇게 답을 줬는데 일부이기는 하지만 ‘지원한 내역이 있다’ 이렇게 답변을 한 곳도 있습니다.
[윤준호] 또 열흘 지나서 답변 보내온 곳도 있고요?
[이재석] 그렇습니다. 지금도 계속 들어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윤준호] 그러면 지금까지 조사된 결과 어떻게 됐습니까?
[이재석] 결론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일단 이렇게 공공기관들의 돈으로 해외출장을 간 여야 국회의원을 다 합쳐보니까 159명으로 집계가 됐고요.
[윤준호] 159라는 것이 혹시 한 사람이 두 번, 세 번 간 것도 각각 그것을 2와 3으로 따진 것입니까? 아니면 한 사람을 한 사람으로 본 것입니까?
[이재석] 여야 의원들 이름만 따졌을 때 159고요. 앵커께서 말씀하신 대로 한 사람이 여러 번 출장을 간 경우도 있고 또 단체로 출장을 간 경우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 경우는 더 더했습니다. 한 사람이 5번 출장을 갔다 그러면 어찌됐건 돈을 5번 지원받은 셈이 되니까 5차례 출장을 간 것으로 그렇게 집계를 했고요. 그래서 전체 출장 횟수를 따져보니까 235차례.
[윤준호] 159명 국회의원이 235차례를 다녀온 거군요. 혹시 정당별로는 어떻게 나와 있습니까?
[이재석] 정당별로 보니까 현 여권 그러니까 더불어민주당 그 전신 새정치민주연합, 이 둘을 합쳐보니까 82차례 그리고 자유한국당과 그 전신 새누리당에서 출장 지원받아서 몇 번 갔나 따져봤더니 126차례. 그렇게 나왔습니다.
[윤준호] 그리고 총 지원 그러면 금액을 이게 출장 횟수로 따져보면 출장 한 차례당 평균 액수가 나왔죠?
[이재석]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저희가 얼마나 지원했는지 그 지원금까지도 공개해달라고 요구했거든요. 그래서 받아봐서 계산을 해봤더니 총 지원 금액은 한 15억 원 정도 그렇게 집계가 됐고 그래서 아까 말씀드린 대로 235차례로 나눠서 계산해 보니까 평균적으로 보면 출장 한 번 갈 때 한 640만 원 정도 들었다. 이렇게 계산이 되는 것이죠.
[윤준호] 앞서 김기식 의원 같은 경우에도 인턴이라든가 또 다른 보좌관이라든가 국회 관계자들도 같이 갔는데 그 부분도 포함이 된 액수입니까?
[이재석] 이번에는 국회의원들만 저희가 집계해 본 거고요.
[윤준호] 그러니까 최소한의 금액이 나온 거군요?
[이재석]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최대한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보수적으로 잡았다, 낮춰 잡았다. 그렇게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말씀하신 대로 보좌진을 대동해서 출장을 가기도 하고 또 국회 관계자들 그러니까 입법 조사관이라든가 이런 국회 관계자들도 같이 가고 이러니까 사실 더 넓혀서 생각해 보면 이 15억 원보다 훨씬 더 많아진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윤준호] 많아지겠죠, 당연히. 이번에 여러 가지 출장 사례들이 자료에 담겨져서 이렇게 답변으로 나온 것 같은데 그중에 일부 사례 소개할 만한 것이 있습니까?
[이재석] 저희가 사례가 워낙 많은데 그 가운데 한국 국제협력단 코이카라고 하죠. 여기서 출장 지원한 사례가 있는데 2015년 1월이었습니다. 그때 새누리당의 원유철, 홍지만 의원 그리고 당시 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의 박광온 의원이 남미로 7박 10일 출장을 갔는데요. 그게 남미 지역의 원조 사업지를 시찰한다, 이런 명목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확인해봤더니 3명의 국회의원 모두 부부 동반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물론 그 부인의 어떤 항공료라든가 숙박비 이런 것들은 국회의원이 지불을 하기는 했습니다만 본인들은 어찌됐든 출장 지원금을 코이카로부터 받은 거죠. 그래서 부부 동반으로 사실상 갔다, 이것은 누가 봐도 외유성이 매우 짙은...
[윤준호] 혹시 출장 코스도 나온 게 있습니까?
[이재석] 저희가 구체적으로 코스도 취재를 해봤더니 관광지로 유명한 페루 마추픽추라든가 갈라파고스 군도라든가 이런 데를 부부 동반으로 돌고 왔더라고요.
[윤준호] 떡 본 김에 뭐... 그런데 이번에 보면 이른바 김영란법 그러니까 부정청탁금지법 시행 이후에도 이렇게 피감기관의 돈을 지원받아서 출장간 경우가 꽤 많았다면서요?
[이재석]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김영란법이 부정청탁금지법 정식으로는 2016년 9월 28일에 시행이 됐는데 그 이후에 간 게 얼마나 됐는가 세어봤더니 32차례 정도 됐고요. 이게 부적절하다는 것은 이미 지난달에 박은정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국회의원들이 피감기관 돈 받아서 출장 가는 것은 부정청탁금지법 위배라고 생각한다, 직무 관련성이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한 바가 있었죠.
[윤준호] 그것을 국회의원들이 전혀 의식 안 하고 나갔을 건 아닌데 관행으로만 미루어버리는 자체가... 그런데 이게 19대, 20대 국회의원만 지금 한정해서 자료를 공개 요청해서 받아본 건데 그 이전까지 확대한다면 훨씬 더 하겠죠? 그 전에는 더더욱이나.
[이재석] 그렇습니다. 너무 당연한 추측을 해 볼 수가 있겠고. 저희가 19대, 20대로 한정한 것은 김기식 전 금감원장이 19대 의원이었고 그리고 조사하는 데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리면 지금 국민들이 관심이 있을 때 저희들이 이 뉴스를 제공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 때문에 저희가 일단 한정해서 조사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윤준호] 그런데 국민청원 25만 건 넘게 청와대로 몰리고 있는데 국회는 왜 전수조사 안 하겠다는 것이죠?
[이재석] 일단은 대책은 내놨는데 과거는 일단 조사하지 않겠다, 이런 입장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과거는 묻지 말고 미래는 우리가 잘해보겠다, 이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난 4일에 대책을 국회가 내놓은 바가 있죠.
[윤준호] 어떤 대책입니까?
[이재석] 그때 밝인 국회의 대책을 보면 앞으로는 좀 원칙적으로 피감기관 돈 받아서 해외출장 가는 것 금지하겠다, 이렇게 결정했고요. 그리고 가기 전에 심사도 강화하겠다. 그러니까 국외활동 심사자문위원회라는 것을 둬서 심사를 강화해보겠다, 이렇게 국회 자체적으로 대책을 내놓기는 했습니다만 말씀하신 대로 과거에 우리가 얼마나 돈 지원받아서 출장 갔느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사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윤준호] 그런데 방금 말씀하신 그 대책이라는 것도 사실 어겼을 때 어떻게 하겠다, 강력한 처벌 규정이라든가 아니면 의원을 제명하도록 한다든가 구체적인 무슨 그런 규정이 없으면 이건 말 그대로 공허한 선언에 그치는 것 아닙니까?
[이재석] 그렇습니다. 정확한 지적이시고요. 그런데 워낙 지금 여론이 안 좋으니까 사실은 단기적인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지금 국민 여론이 이렇게 안 좋은데 무리해서 지원금 받아서 출장을 가려는 국회의원들이 쉽게 나오지는 않겠죠. 그런데 몇 년이 지난 뒤라든가 여론이 잠잠해진 뒤라든가 이때는 국회들이 언제든지 지원금을 받아서 갈 수 있는 문제가 되겠죠.
[윤준호] 고양이 목에 누가 방울을 어떻게 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방울을 달기는 달아야 할 것 같은데. 이번 330개 기관 중에서 아직도 자료를 보내오고 있는 곳이 있다고 하셨죠? 사실 늦게 자료를 보내오는 곳일수록 답변이 충실한 곳이 많지 않습니까?
[이재석] 맞습니다.
[윤준호] 어떻게 이번 자료 조사 결과에다가 더 추가해서 2차 조사라든가 아니면 2차 발표라든가 이런 계획 있습니까?
[이재석] 그렇습니다. 아까 제가 299개라고 말씀드렸으니까 31곳이 아직 답을 주지 않았는데 지금 답이 계속해서 오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다 채우고 나서 저희가 따로 결론을 내려볼까 합니다.
[윤준호] 사실 국회의원들이 해외출장 가는 것, 해외 활동도 필요하고 또 여러 가지 국회의원들의 직무를 위해서도 필요한 부분입니다. 문제는 부적절한 출장이 문제거든요. 따라서 부적절한 출장을 가지 않겠다는 데 대해서 국회의원들 스스로가 더 확실하게 자기 검증을 하고 또 자기가 공개하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약속을 한다면 적절한 출장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국민들이 지원하고 성원을 보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재석] 고맙습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KBS 탐사보도부 이재석 기자였습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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