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진, '믹스나인' 넘어 가수 아이디로 재도약 [인터뷰]

남유진

[티브이데일리 공미나 기자] 방송 편집의 힘은 무서웠다. 남유진은 '믹스나인'에서 늘 서늘한 표정과 왜곡된 멘트들로 하여금 대중에게 거만한 이미지로 비쳤다. 그러나 직접 만난 남유진은 수줍음도 배려심도 많지만, 음악에 대해서만큼 뚜렷한 소신을 갖고 있는 아티스트였다.

남유진은 2016년 아이디(Eyedi)라는 활동명으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이후 2017년 정규 앨범 '믹스비(Mix B)', 직접 총괄 디렉터로 참여한 '투모로우랜드(Tomorrowland)' 등을 발표하며 자신만의 음악 색깔을 선보였다. 당시 남유진은 방송활동을 일절 하지 않고, 오직 음악으로 먼저 평가받기를 원했다.

그런 그가 지난달 종영한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프로그램 '믹스나인'에서 출연, 대중 앞에 본격적으로 얼굴을 비췄다. 남유진은 '믹스나인'에서 소녀 팀 최종 순위 5위에 이름을 올리며 실력과 매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5위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입을 뗐다.

그도 그럴 것이 남유진은 방송 당시 '악마의 편집'으로 인해 많은 오해를 받은 참가자 중 한 명이었다. 특히 스스로를 '아티스트'라고 한 표현이 편집 과정에서 왜곡된 것. 남유진은 부정적인 여론 속에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좋은 무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남유진의 노력 때문인지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지속적으로 순위가 상승했고, 응원 댓글도 계속해서 늘어났다.

남유진은 "방송 초반에 안 좋은 댓글들이 많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많은 분들께서 응원을 해주셨다. '믹스나인' 기간 동안 부족한 부분을 노력하며 채워 나가려 노력했는데, 그런 점들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많은 것을 보여드리진 못했지만 그에 비해 높은 순위에 오르고 큰 사랑을 받았다"며 감사해했다.

남유진은 처음 '믹스나인'의 출연 제안을 고사했다. 그러나 좋은 회사와 아티스트를 소개하고자 한다는 프로그램의 취지에 참가를 결심하게 됐다. 그는 "'믹스나인'을 참가할 때 저의 음악과 회사를 알리는 목적이 가장 컸다. 방송이 끝나고 뿌듯한 감이 없지 않다"고 소회를 밝혔다.

남유진은 프로그램을 통해 기존의 목표 외에도 많은 것들을 얻었다고 한다. 좋은 동료들을 만나고, 기존에 블랙 뮤직을 고수하던 가수 아이디로서 보여주지 못한 새로운 모습들을 선보일 수 있었다. 그는 "상큼하고 밝은 노래들을 하면서 보컬적으로나 춤으로나 새로운 모습들을 보였다. 팬 분들도 '아이디가 이런 것도 해봤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있었을 거다. '믹스나인'을 통해 조금이나마 충족시켜 드린 것 같다"고 말했다.

팬들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남유진의 방송 출연에 기뻐했다. 그는 "아이디로 음악을 발매하는 동안 방송에 안 나오는 것에 대해 가족들이 아쉬워했다. 그럼에도 '믹스나인' 초반에는 가족들이 편집점 때문에 차라리 방송에 덜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후에는 계속 TV로 얼굴을 볼 수 있고 점차 순위도 오르자 좋아하셨다. '믹스나인'을 통해 가족들의 마음을 조금 타일러 드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공연이 될 수도 있고 팬들과도 최대한 소통을 많이 할 자리를 만들려고 노력하겠다"며 향후 활발한 활동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믹스나인'의 소녀 팀은 소년 팀의 승리로 인해 데뷔가 무산됐지만 남유진에게 아쉬움은 없었다. 사실 남유진은 '믹스나인' 이전에도 일찌감치 국내외 아티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은 신예다. 제프 버넷(Jeff Bernat), 마리오 와이넌스(Mario Winans) 등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이 그의 앨범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김효은, 스컬, 주비 트레인, 션이슬로우 등 국내 인기 뮤지션들도 어떠한 대가도 없이 기꺼이 피처링에 참여할 만큼 남유진은 음악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남유진은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협업에 대해 "곡 작업을 할 때 피처링이 왜 필요한지 대표님께 말씀 드린다. 회사에서 화제성을 위한 피처링은 허락하지 않는다. 타당한 음악적 이유를 말씀 드렸을 때 확신이 생기시면 대표님이 컨택을 해주셨고, 다른 아티스트분들이 너무도 감사히 다 응해주셨다. 저로서는 정말 뿌듯하다"고 이야기했다.

국내 가요계에서 여성 솔로 가수가 레트로풍 블랙 뮤직을 한다는 것은 주목 받기 쉬운 요소가 아니다. 반면 남유진에게는 아이돌스러운 외모라는 대중의 눈을 끌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아이돌스러운 외모의 강점을 살려서 대중친화적인 음악으로 주목을 끈 뒤, 음악적 노선을 바꾸는 지름길도 있다. 그러나 남유진은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성공과 실패에 상관없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싶다"는 뚝심을 내비쳤다.

"음악이 아니라 외적인 부분만 보셨을 때 '아이돌 같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저는 그저 아이돌-아티스트 구분 없이 제가 원하는 음악 하고 싶어요. 아이덴티티(Identity)에서 따온 아이디라는 이름에 걸맞은 정체성이 확실한 음악이요. 좋은 음악을 한다면 당연히 인기도 따라올 거라고 생각해요"

남유진은 이제 가수 아이디로 돌아와 빠른 시일 내에 좋은 음악을 대중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그는 현재 '믹스나인' 출연 이전부터 계획된 국내외 앨범 발매를 목표로 음반 작업에 중이라고. 그의 바람대로 자신만의 확실한 정체성이 담긴 음악으로 다양한 무대에서 사랑 받을 수 있길 응원한다.

"그 동안 많은 분들께 응원과 사랑을 받았어요. 여기에 보답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것 같아요. 최대한 심혈을 기울여서 좋은 음악을 만들고, 해외 스케줄도 소화하며 폭넓은 팬들과 음악으로 소통하고 싶어요"

[티브이데일리 공미나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기자]

남유진|믹스나인|아이디

[ Copyright ⓒ * 세계속에 新한류를 * 연예전문 온라인미디어 티브이데일리 (www.tvdaily.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