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버스나 지하철서 유모차 본적 있나요"

2018. 4. 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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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5번 버스 기사는 한마디를 남긴 채 문을 닫습니다.

서울 홍파 초등학교를 가려던 A씨는 유모차 탑승이 가능한 저상버스를 30분 동안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상버스란 출입문에 계단이 없어 장애인과 유모차가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버스입니다.

대학생 이모(24)씨도 "버스 내에서 유모차를 한 번도 본 적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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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 좁아서 유모차 못 들어가요"

2115번 버스 기사는 한마디를 남긴 채 문을 닫습니다. 벌써 네 번 째입니다. 서울 홍파 초등학교를 가려던 A씨는 유모차 탑승이 가능한 저상버스를 30분 동안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다림에 지친 A씨는 저상버스가 언제 오는지 묻기 위해 운수회사에 전화했는데요. 운수회사는 뜻밖의 말을 전합니다. “2115번 노선은 저상버스 운영 안 해요”

저상버스란 출입문에 계단이 없어 장애인과 유모차가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버스입니다.

2016년 전국 저상버스 보급률은 겨우 19%입니다. 보급률 1위 서울도 37%에 그쳤죠.

반면 한국교통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스웨덴 스톡홀름의 저상버스 보급률은 100%입니다. A씨는 ‘한국에서 유모차를 끌면 대중교통 말고 택시를 타야 한다’는 인터넷 글이 떠올랐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저상버스가 무용지물이라는 것입니다. 정류장과 버스 승강장 사이 폭이 넓고 턱의 높이가 달라 유모차 탑승이 어렵습니다. 무리하게 탑승하려다 아이가 다칠 위험도 있죠.

실제 기자 혼자 유모차를 끌고 저상버스에 승차해본 결과 다른 사람의 도움이 있어야만 안전하게 승차할 수 있었습니다.

자녀가 있는 한 시민은 유모차를 끌고 버스 타기가 “위험하고, 불편하다”고 말합니다. 교통약자 이동편의시설 만족도는 평균 63점으로 일반인에 비해 9~10점 낮은 수준이죠. 자료/2016년 교통약자 이동편의 실태조사 연구

저상버스를 운행하는 한 버스 기사는 “유모차와 함께 버스 타는 사람은 거의 못 봤다”고 말합니다. 대학생 이모(24)씨도 “버스 내에서 유모차를 한 번도 본 적 없다”고 말했습니다.

유럽의 경우 저상버스 운전자는 승강장과 버스 간 간격이 없게 정차하도록 정기적인 테스트를 받고 있습니다. 유모차가 쉽고 안전하게 버스에 오를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죠.

유모차가 있으면 지하철 이용도 불편합니다. 승강장에 엘리베이터가 없는 광화문역의 경우 1,8번 출구 방향으로 나가기 위해 56개의 계단을 올라야만 합니다.

환승도 오래걸립니다. 안국역에서 성신여대입구역까지 약 25분이 걸리지만, 직접 유모차로 환승해본 결과 약 1시간이 소모됐습니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려면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죠.

국토교통부는 제3차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을 세우며 2021년까지 저상버스 보급률을 42%로 높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목표 달성 여부에 의문이 제기됩니다.

제2차 증진계획 때도 저상버스 보급률 목표치는 41%였습니다. 2012~2016년 동안 저상버스 9천594대를 보급할 예정이었죠. 그러나 3천621대만 보급해 계획의 37%만 달성했습니다.

부모들은 유모차와 함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상상도 못한다고 말합니다. 이들을 위해, 우리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을 위해 버스와 지하철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서울=연합뉴스) 박성은 기자·이학준 이한나 장미화 인턴기자

jun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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