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수의 대혁신..GS칼텍스 '주유소 플랫폼' 속도낸다

강두순 2018. 3. 1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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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티드카 스타트업과 제휴..미래형 스마트 주유소 박차
드라이브 스루로 기름 넣고 車 안서 앱으로 자동 결제..주유소판 '아마존고' 현실로
주유소·충전소 3000곳 활용..편의점·카페·세차 '원스톱' 택배 등 물류허브도 추진
허진수 회장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GS칼텍스 GS타워주유소. 직장인 김경수 씨가 자동차를 몰고 주유소에 들어서자 스마트폰에서 알림 문자가 울렸다. "주유소에 도착했습니다. 주유하시겠습니까?" 확인 버튼을 누르자 미리 애플리케이션(앱)에 설정한 대로 휘발유 5만원어치가 결제됐다. 그러자 주유소 종업원은 주유기 화면에 나타난 김씨의 차량 번호만 확인한 후 아무것도 묻지 않고 기름을 넣어준다. 주유를 마친 김씨는 별도의 현장 결제 없이 주유소를 떠난다. 이 모든 게 '커넥티드카(양방향 인터넷과 모바일 서비스가 가능한 차량)' 전문기업 오윈이 보유한 '커넥티드카 커머스' 기술 덕분이다.

GS칼텍스가 스타트업과 손잡고 미래형 스마트 주유소를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 주유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인 GS칼텍스 주유소를 방문한 고객은 별도 카드 결제나 현금 지불을 하지 않고 차에서 내릴 필요 없이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 아마존이 선보인 무인 상점 '아마존 고'의 주유소판인 셈이다.

GS칼텍스의 신사업 발굴팀장인 김남중 위디아팀장은 19일 "사생활 보호 측면에서 비대면 결제를 선호하는 최근 고객 성향과 맞아떨어지면서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고 있다"며 "현재 일부 자동차 모델에 결제 시스템을 장착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어 차량 자체가 카드 기능을 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현재 GS타워주유소, 역삼주유소, 삼성로주유소, 남서울주유소, 주성주유소, 학여울주유소 등 서울 강남·서초구 내 17개 주유소에서 시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서비스 범위를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GS칼텍스가 3000개에 달하는 주유소·충전소를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 사업장으로 탈바꿈시키는 등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사업구조 혁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내 혁신팀을 만들어 미래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선제적 전략을 세우는 한편 모빌리티, 공유경제, 핀테크 관련 유망 스타트업에 지분투자를 통한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평소 파괴적 혁신을 통한 체질 개선을 강조해온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은 직원들에게 "시장의 진정한 리더는 파괴적 혁신에 능해야 한다"며 "기존 고객을 지속적으로 만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기존 가치를 재해석해 다른 방식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새롭고 다양한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허 회장은 최근 경쟁사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한 주유소 자산을 활용한 신사업 발굴과 관련해서도 이미 수년 전부터 직원들과 다양한 고민을 해왔다.

허 회장은 지난해 초 사내 메시지를 통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등이 일상생활에 접목되며 세상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르게 변하고 있고, 우리가 생각하지도 못한 전혀 새로운 비즈니스도 생겨날 것"이라면서 "특히 3000개에 달하는 주유소·충전소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직원들의 신선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GS칼텍스는 허 회장의 경영방침을 실행하기 위해 2016년 8월 전사적 차원의 신사업 발굴 전담팀인 '위디아팀'을 만들었다. '우리가 더하는 아이디어(We+Idea)'라는 의미로 O2O 플랫폼, 모빌리티(교통), 공유경제, 핀테크 등 트렌드 변화에 대응해 그룹사 간 시너지 창출, 기술 선도 기업과 협업·제휴 등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미래 기술을 보유한 유망 스타트업과 피를 섞는(지분투자) 전략적 제휴를 통해 전기차, 자율주행차, 카셰어링 등 자동차 관련 분야뿐만 아니라 기존 사업에 영향을 미치거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면 범위를 제한하지 않고 다양한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2016년 말에는 국내 대표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자동차 관리 서비스업체 카닥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인수 당시 자회사 GS엠비즈를 통해 운영 중인 경정비 프랜차이즈 오토오아시스와 시너지도 염두에 뒀다. GS칼텍스는 올 상반기 중 카닥과 고급형 편의점·카페를 결합한 주유소를 선보일 예정이다. 미국의 신개념 편의점으로 웬만한 대형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보다 높은 매출을 올리며 인기몰이 중인 '와와'를 벤치마킹해 질 좋은 식음료를 제공하며 고객만족도를 높일 예정이다. 특히 '카닥 익스프레스'라는 브랜드로 '자동화된 손세차' 개념의 업그레이드된 세차 서비스도 선보인다. 자동차에 세제와 물을 뿌리는 것은 기계가 하되 솔질이나 물을 닦아내는 작업은 사람 손으로 하게 된다.

지난해 10월에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시각 솔루션 전문업체 N3N에 하나금융과 함께 1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N3N은 전체 영상에서 사용자가 보려는 화소만 골라 내 전송하는 이른바 '픽셀 온 디맨드'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GS칼텍스는 N3N의 기술을 적용해 여수 정유공장을 스마트공장으로 탈바꿈하는 작업을 협의 중이다. 여기에 주유소를 오가는 고객들 이동습관을 데이터화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하는 등 주유소를 모빌리티 플랫폼화해 사업으로 연결하는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강두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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