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황 속 비소 제거 위해 스스로 마약중독자가 된 권씨 이야기
결국 알코올중독 치료용 천연 한방해독제 개발

유황을 이용해 알코올 중독 등 난치병 치료약을 개발하기 위해 선대로부터 온갖 연구를 다해온 권재우(1931.04∼1998.10)씨는 30대인 1960년대 중반 자신의 몸을 의약품 안전성 시험용 마루타로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치료 목적으로 모르핀을 다량 구입, 장기간 자신에게 투여함으로써 스스로 중독자가 된 것이다.
권씨는 이 즈음 선친(권기환, 1962년 별세·경남 산청군)으로부터 물려받은 가업(유황 속 비소를 제거하는 일)에 대해 기술적으로 상당한 성과를 이룬 터였다.
동의보감에도 효능이 기록돼 있는 유황은 항암작용을 비롯해 유해 활성산소 제거, 중금속 해독역할, 아토피, 당뇨, 염증제거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유황은 전체성분 중 10% 정도가 독성물질인 비소로 구성돼 있어 이 독소를 제거하는 게 과제였다.

권씨는 이 유황 속 비소를 제거하기 위해 1960년대 초 지리산 계곡에 들어가 구증구포(아홉번 찌고 식히기를 반복하는 작업)를 수백회 반복하며 동물을 상대로 실험한 끝에 수년 만에 마침내 성과를 냈다.
권씨는 어릴 때부터 한약방을 운영하던 부친 기환씨로부터 "유황의 독소를 제거하면 난치병도 낫게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어온 게 유황 연구에 몰두하게 된 계기가 됐다.
그는 최종적으로 인간을 상대로 한 임상시험이 필요했으나 달리 시험용 인간을 구하기가 불가능해지자 자신의 몸을 던진 것이다. 아편이 주성분인 모르핀을 자신 몸에 투여, 스스로 중독됐다.
권씨는 이어 알코올보다 증상이 훨씬 더 심한 아편중독인데도 시험용 의약품 복용 한 달 만에 금단현상이 사라지고, 6개월 만에 중독증세가 완전히 사라지는 경험을 했다. 권씨는 골인제약㈜ 명의로 당시 보건사회부에 임상시험 성적서와 함께 의약품 제조허가를 신청, 1971년 2월 마침내 제조허가를 받아냈다. 10여년 만에 이룬 성과였다.
'골인'이라고 명명한 이 의약품은 독성을 제거한 유황과 한약재인 부자, 운모, 백반을 적절한 비율로 섞어 만든 천연한방 복합제제로 체내에서 신속히 흡수돼 간과 대장을 해독하고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촉진해 하초를 따듯하게 하면서 신체 면역기능을 활성화한다.
이 과정에서 약물 장기복용에 따른 만성적인 위장병, 만성 알코올중독자의 수전증, 지방간을 예방하고 증상을 개선한다.
개발 당시 전세계적으로도 유황을 이용한 마약중독 치료 의약품 개발은 최초여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자금력이 부족해 생산공장을 짓지도 못한데다 마케팅 능력마저 부족해 유명 제약사로 발돋움하는 데 실패했다.
이후 20여년 동안 독점생산에 대한 의욕 때문에 여러 제약회사의 기술력 매각 제의를 거절한 채 소규모 생산·판매를 계속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또한 미국 FDA(식품의약국) 임상시험도 통과해 안전성을 인증 받았다. 미국과 필리핀에는 조만간 판매망이 구축될 예정이며,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브라질 우루과이 등에도 진출을 타진 중이다.
미국 시카고 소재 한 기업과는 유황기술, 축산의약식품항생 신물질분야 기술제휴 협약도 체결했다.
권 대표는 "지금 전세계 주요 국가들이 알코올, 필로폰 등 중독자 때문에 대책없이 골치를 앓고 있다"며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와 미국, 중남미 등에 신속하게 현지 판매망을 구축해 골인을 알리는 한편, 중독자 치료에 기여함으로써 권위있는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우뚝서고자 한다"고 말했다.
산청=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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