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고수의 찰떡궁합"..벨기에식 밀맥주 '블루문'

처음 이 술을 마신 맥주 회사 직원이 그 맛에 감탄해 이렇게 외쳤다. 약 3년에 한 번꼴로 한 달에 보름달이 두 번 뜨는데, 영미권에서는 두 번째 뜬 보름달을 '블루문'이라고 부른다. 종종 진귀한 현상을 이 블루문에 빗대 표현하기도 한다. 아무튼, 한 직원의 탄성이 곧 맥주의 이름이 됐다.
블루문은 캐나다에서 만든 벨기에 스타일의 화이트 에일이다. 1995년 처음 시판했다. 벨기에식 맥주? 독일식 맥주와는 무엇이 다를까. 독일에는 맥주에 보리·밀·홉 외에 다른 재료를 넣는 것을 금기시하는 풍조가 있다. 이른바 '맥주 순수령'이다. 벨기에는 자유롭다. 각종 허브·향신료 등을 맥주에 넣는다.
블루문은 밀·맥아 외에도 오렌지 껍질, 귀리, 고수 열매로 빚는다. 술의 변질을 막으려고 짙은 갈색 병에 담았고 그 이름처럼 신비로운 파란색 라벨로 병을 감쌌다.
블루문은 향이 풍부한 맥주다. 그 향을 온전히 즐기려면 주둥이가 넓은 잔에 따라 마셔야 한다. 술을 잔에 따르면 톡 쏘는 신선한 향이 풍긴다. 발렌시아 오렌지 껍질을 갈아 넣었다고 강조하던데, 그래서인 모양이다.
술은 매우 탁하다. 갈아 만든 사과 주스처럼 뿌옇고 불투명하다. 풍부한 풍미를 살리고자 술을 여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머랭 같은 거품이 확 일어났다가 금방 사라진다. 제조사는 오렌지 조각을 썰어 잔 주둥이에 꽂아 마시기를 추천한다. 술의 맛과 향이 더 깊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일부 마니아들은 오렌지가 맥주에 닿으면 거품이 더 빨리 꺼진다며 기피한다.

개인적으로는 그냥 오렌지를 안주 삼아 마시는 편을 선호한다. 잘 어울릴뿐더러 간편하기까지 하다. 사그라드는 거품을 신경쓰지 않아도 돼 좋다. 일석삼조랄까. 물론 슬라이스 오렌지를 잔에 꽂아 마시는 편이 더 그럴듯하기는 하지만.
하도 오렌지 껍질을 강조해서 막연히 달콤하겠거니 상상했다. 아니었다. 오히려 쌉싸름한 맛이 진했다. 오렌지 향은 희미하게 지나갔다. 곧바로 고수 향이 느껴졌다. 밀·귀리 등 곡물 특유의 고소함이 은은했다.
탄산이 꽤 강하다. 입안에서 탄산 알갱이가 톡톡 터진다. 보디감은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다. 딱 기분 좋을 만큼 부드럽다. 피니시에서도 오렌지의 신선함은 스칠 뿐 고수 향이 지배적이다. 스파이시한 느낌이다. 피니시의 잔향이 입안에 오래 남는다.
오렌지 껍질과 고수를 넣은 대표적인 맥주가 호가든이다. 그러나 블루문의 맛은 벨기에식 밀맥주 호가든의 맛과는 사뭇 다르다. 블루문 쪽이 훨씬 강하고 깊다. 호가든을 몇 년쯤 숙성하면 이런 맛이 날까 싶다.
알코올 도수는 5.4도다. 355㎖ 한 병에 약 5000~6000원이다. 저렴한 편은 아니니까, 가끔 할인 행사를 할 때 구입하면 좋겠다. 다시 사 마실 의향이 있다.
[취화선/drunkenhwa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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