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되는 입원환자 늘려라".. 요양병원 입원율, 상급병원 3배

이현미 2018. 4. 4.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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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한 증상의 환자라도 상급종합병원과 병원, 요양병원 등 어떤 진료기관에서 최초 진료를 받느냐에 따라 입원 여부가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추·말초 신경이 손상돼 발생하는 마비 질환자 중 요양병원 환자의 입원율은 상급종합병원의 3배에 달했다.

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건보 빅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마비 증상이 나타나 요양병원을 찾은 환자의 입원비율은 90.6%로 상급종합병원(29.4%)의 약 3배였다. 요양병원에 유독 상태가 심한 환자가 몰렸거나 요양병원에서 중증 진단을 받는 비율이 높았다는 뜻이다.

입원환자가 병원에 머문 기간도 요양병원이 훨씬 길다. 상급종합병원에 입원한 마비 질환자의 입원일수는 평균 39.5일이었지만 종합병원은 48.5일, 병원 117.4일, 요양병원 159.8일 등으로 병원 규모가 작을수록 늘었다. 요양병원 입원일수는 상급종합병원의 5배에 달했다. 입원환자 1인당 평균진료비도 요양병원이 1565만3000원으로 상급종합병원(862만9000원)보다 2배가량 높았다.

전문가들은 입원환자가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로 병상 수 증가를 꼽는다. 병상이 늘수록 각 의료기관이 시설 운영비를 맞추려 입원환자를 늘린다는 것이다. 입원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를 양산하는 ‘좀비 병원’인 셈이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1∼2016년 보건의료 실태조사’를 보면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병상이 대폭 늘었다. 전체 의료기관의 수는 지난 5년간 연평균 1.9% 증가한 반면 300병상 이상의 요양병원은 31.5%씩 늘었다.

고령화로 수요가 늘어난 영향도 있으나 의료산업을 사실상 시장에 내맡긴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의 인구 1000명당 요양병상 수는 4.9병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7병상)보다 7배나 많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의료법에 병상 수급 계획을 세우도록 돼 있지만 정부에서 사실상 손놓고 있다”며 “이제 계획을 세우더라도 법을 개정해 의료기관 설립 절차를 바꾸지 않는 한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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