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스타그램' 열풍..3만불 시대 소비공식

밀라노(이탈리아)=송지유 기자 2018. 5. 4.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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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선호씨(가명·37)는 주말마다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에 있는 홈퍼니싱 매장에서 시간을 보낸다.

김성은 롯데백화점 수석바이어는 "과거에는 백화점 소속 바이어가 해외에서 가구·소품을 직매입 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며 "차별화된 홈퍼니싱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고 있어 백화점마다 차별화 전략을 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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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패션보다 집꾸기가 대세", 美·日 선진국도 같아..1인 가구, 욜로·소확행·워라밸 트렌드도 한몫
욜로·워라밸 등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집 꾸미기 수요가 늘고 있다. 소득이 높은 1인 가구도 홈퍼니싱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사진은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선보인 북유럽 가구·소품 직수입 편집숍 '엘리든홈' 매장 전경./사진=롯데백화점 DB


직장인 김선호씨(가명·37)는 주말마다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에 있는 홈퍼니싱 매장에서 시간을 보낸다. 가구와 소품을 직접 골라 집안을 꾸미는 것이 그의 유일한 취미다.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고가 수입브랜드 제품부터 이케아나 온라인몰에서 파는 제품까지 두루 섭렵한다. 아직 결혼 전이지만 그의 집안은 럭셔리 그 자체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소파와 침대는 해외에서 들여온 고가의 수입가구다. 거실과 주방 조명은 물론 욕실 수전도 바꿨다. 김씨는 “퇴근 후나 주말에 집에서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보낼 때가 가장 행복하다”며 “집안 곳곳이 꾸며질 때마다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려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관련 정보도 공유한다”고 말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눈 앞에 둔 대한민국에 집 꾸미기 열풍이 불고 있다. ‘욜로(YOLO·한번 뿐인 인생 즐기며 살자)’,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등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가장 오래 머물고 활동하는 집이 소비 대상으로 떠오른 것이다.

집을 꾸미고 싶어하는 수요가 늘면서 국내 홈퍼니싱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홈퍼니싱은 집을 의미하는 ‘홈(Home)’과 꾸민다는 뜻의 ‘퍼니싱(Furnishing)’을 합성한 단어다. 3일 통계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구·생활소품 등을 소비하는 홈퍼니싱 시장은 2013년 10조원 규모였지만 올해는 13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23년에는 18조원, 2025년에는 2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과거엔 50~60대 중장년층이나 새롭게 가정을 꾸리는 신혼부부 등이 수요였다면 최근엔 1인 가구가 늘면서 대학생부터 김씨와 같은 직장인까지 다양한 계층이 홈퍼니싱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익숙한 젊은 소비자들이 집꾸미기 수요로 등장하면서 파급 효과가 훨씬 크다는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소득 수준에 따라 소비 대상이 달라진 선진국의 선례가 국내에서도 재현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1만달러 시대엔 차를, 2만달러 시대엔 집을, 3만달러 시대엔 가구를 바꾼다’는 속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정동혁 롯데백화점 상품본부장은 “미국과 일본도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서면서 홈퍼니싱 시장이 급성장했다”며 “특히 일본의 경우 장기 불황속에서도 2002년 이후 무인양품 등 리빙브랜드가 고속성장했다”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 리빙 부문 매출 역시 무서운 성장세다. 지난 2014~2017년 롯데백화점의 매출 신장률은 0.8~1.9%에 불과하지만 리빙사업 부문은 10.1~15.8% 성장했다. 같은 기간 백화점의 핵심 사업군인 패션부문 매출은 1.9~4.7% 늘어난데 그쳤다.

면적당 효율을 최우선 순위로 꼽으며 임대업에 치중했던 백화점이 대규모 면적을 할애하고 전문매장을 선보이는 등 홈퍼니싱 경쟁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소비 변화를 반영한 결과다. 지난달 중순 이탈리아 밀라노 가구박람회 현장에서 만난 롯데백화점 엘리든홈 바이어들은 끼니도 거른 채 거래처 전시장을 찾아 잰걸음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3일간 50여개 브랜드를 돌며 시장 조사와 상품 구매 작업을 했다. 김성은 롯데백화점 수석바이어는 “과거에는 백화점 소속 바이어가 해외에서 가구·소품을 직매입 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며 “차별화된 홈퍼니싱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고 있어 백화점마다 차별화 전략을 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밀라노(이탈리아)=송지유 기자 cl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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