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인물史②]"간신·돌+아이?" '무도'를 지킨 허리 하하x홍철x형돈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기획 김태호, 연출 임경식 김선영 정다히)이 오는 31일 종영, 13년 역사를 마무리한다. 지난 2005년 '목표달성 토요일'의 코너 '무모한 도전'으로 처음 론칭한 프로그램은 스튜디오 예능 '무한도전2-퀴즈의 달인'을 거쳐 2006년 현재와 같은 포맷으로 자리 잡았다. '무한도전'은 형식의 제한이 없는 자유로운 콘셉트와 카메라 밖의 모습까지 담아내는 리얼 버라이어티 장르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대한민국 예능의 판도를 바꿨다.
멤버들의 활약 역시 대단했다. '무한도전'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유재석은 멤버들을 이끄는 리더십과 재치 넘치는 진행으로 든든히 그 자리를 지켰으며, 박명수는 개그에 대한 동물적 본능과 예능감으로 '무한도전'의 웃음을 담당했다. 정준하와 하하는 독보적인 캐릭터로 웃음의 소재가 되는 걸 마다하지 않았고, 하하는 영리한 상황 판단으로 멤버들을 든든히 서포트했다. 현재 '무한도전'을 함께 하지 않는 노홍철, 정형돈, 광희와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양세형, 조세호 역시 짧은 기간 동안 프로그램에서 빛났다.
뉴스1 방송 담당 기자들은 '무한도전'이 론칭한 이후 종영하는 날까지 4726일 동안 프로그램에서 활약해온 멤버들을 재조명해봤다.

◇'간신'? 무도를 지킨 공신 하하
단신, 꼬마, 미남 캐릭터로 등장해 간신, 석사, 하이브리드샘이솟아까지, 자신과 타 멤버의 독특한 캐릭터를 만드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며 '무도'의 캐릭터쇼를 만든 멤버다.유재석교의 신도가 되고 노홍철과 '돌+아이' 케미스트리를 보여주거나 동갑내기로서 라이벌이 되고, 박명수와 정준하의 '형님'으로서의 포장지를 거침없이 벗겨내는 동생 등 '플레이어'로서 맹활약했다.
'무한도전'의 터닝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뉴질랜드 특집에서 정형돈과 '어색한 사이'라는 점을 강조, 멤버들 사이에서 실제로 느끼는 감정들을 재치있게 표현해냈다. '무한도전'이 리얼 버라이어티로서 소소하고 또는 다양하게 변주할 수 있는 특징의 시발점이었다. 대놓고 '어색한 사이'를 극복하는 '우리 친해지길 바라' 특집 등은 제작진의 '설정'을 걷어 낸 멤버들만의 리얼한 이야기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무한도전' 중후반기 노홍철, 정형돈 등 주축 멤버들이 이탈한 이후부터는 플레이어와 메이커 두 역할을 모두 맡았다. 유재석과 함께 '토토가' 등 장기 프로젝트를 주축으로 이끌어가는 모습들이 그 예다.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 정형돈
'무한도전' 내 정형돈의 본래 포지션은 '못 웃기는' 멤버였다. 박명수의 표현을 빌려 '길바닥에서 놀던' 노홍철과 노래, 연기 활동을 하던 하하가 오히려 거침없이 '치고' 나가는데 비해 정형돈은 빠르고 돌발상황이 많은 '무한도전' 초기 구성에서 크게 돋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멤버들은 그런 정형돈에게 '못 웃기는' 캐릭터를 부여했고 이후 '건방진 뚱보' '하하와 어색한 관계' 등의 캐릭터로 웃음을 유발했다. 튀는 캐릭터 사이에서 못 웃기는 캐릭터였던 것은 오히려 '미존개오(미친 존재감 개화동 오렌지족)'라는 정반대의 캐릭터를 극대화시키는 배경이 되기도 했다.
유재석 박명수 등 선배들과 있을 때보다 본인이 주축이 되는 상황과 특집에서 빛났다.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특급 게스트였던 지드래곤, 정재형, 혁오와 한팀이 되었을 때 주도적으로 큰 웃음을 생성해냈다. 어색한 분위기를 뻔뻔한 캐릭터로 밀어부치며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보여준 것.
독보적인 존재감에 점차 활약이 커지면서 유재석과 함께 MC 역할을 수행했고, '무한도전'의 팀플레이에 균형감을 부여했다.

◇'무한도전'의 미친 리즈시절을 만든 '돌+아이' 노홍철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만드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멤버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멤버들에 비해 경력, 인지도, 기반이 약했고 이 때문에 박명수로부터 '길바닥 출신'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그 점이 노홍철의 자유분방함을 더욱 보여줄 수 있는 바탕이 됐다.
'예능 선수'인 멤버들도 놀랄 정도로 파격적이고 거침없는 방식으로 '무한도전'을 이끌었다. '돌+아이' 캐릭터를 만든 노홍철은 비상한 머리와 예능의 틀을 깨는 시도로 '무한도전'의 색깔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었다. 멤버들을 쥐락펴락하는 말솜씨의 '사기꾼' 캐릭터로 시작해 '무한도전'의 자랑인 '추격전'의 최강자가 됐다. 박명수의 가방을 훔쳐 달아나고. 가짜 꼬리를 붙여 게임의 판도를 바꾸고, 배신에 배신을 거듭하며 정준하 집에 쓰레기 봉투 폭탄을 몰아넣는 장면은 지금도 '무한도전'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모든 걸 다 보여주겠다'며 자신뿐만 아니라 멤버들의 사생활도 거침없이 폭로하는 등 '무한도전'의 반짝이는 아이디어의 시작에는 노홍철이 있었다. 또 능수능란한 사기술의 '돌+아이'에 이어 노래를 못하고 발음이 부정확하며 자고 일어나면 한라봉 코가 되는 점들은 오히려 정반대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2014년 음주운전으로 프로그램에서 하차, 멤버들은 애정과 미움과 안타까움을 담아 그를 '그 녀석'으로 불렀다. 몇 차례 복귀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결국 노홍철이 함께 하는 '무한도전'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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