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억울한가요"..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분쟁조정 신청하세요
2007년 출범.. 매년 접수·처리건수 증가
영업상 비밀보장 장점.. 조정기간도 짧아
10년간 1만6522건 접수 1만5761건 처리
작년 피해구제액 946억.. 1년새 34억 ↑


#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준비하던 A씨는 가맹본부 B사와 본부 직원이 나와 음식 조리를 돕는 등 매장 운영에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런데 운영 과정에서 직원의 임금을 누가 부담하느냐를 두고 다툼이 벌어졌고, 논쟁 끝에 B사가 직원 임금을 지급하는 대신 매장에서 철수하는 쪽으로 합의했습니다. 이후 B사는 신 메뉴를 내놓으면서 해당 메뉴의 레시피 정보와 식자재를 A씨에게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이른바 보복행위를 한 겁니다. A씨는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했고, 조정원은 B사가 A씨에게 레시피 정보와 식자재 공급을 하도록 했습니다.
최근 시장 지배적사업자나 프랜차이즈 본부로부터 '갑질' 피해를 보는 사례가 빈번합니다.
하지만 소규모 자본으로 시장에서 '을'의 위치에 있는 이들은 거대 자본의 조직과 맞서 싸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체로 이 경우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과징금 처벌이나 사법 처리로 억울함을 풀려는 방법을 떠올리지만, 사건이 해결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절차도 까다롭습니다. 소 제기 등으로 사법처리와 같은 '제재'가 시행되면 피해 구제를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이를 돕기 위해 2007년 출범한 곳이 한국공정거래조정원입니다. 조정원은 분쟁조정업무를 시작한 이래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총 1만6522건의 사건을 접수받아 1만5761건을 처리했습니다. 7713건의 조정성립을 통해 5200억원의 피해구제 성과를 거뒀다는 게 조정원의 설명입니다.
해마다 접수와 처리 건수도 증가세입니다. 2014년 2140건 접수에 2082건 처리에서 지난해 3354건 접수에 3035건을 처리했을 정도입니다. 처리 건수 증가율은 전년 대비 무려 36%에 이릅니다. 지난해 피해구제 성과액 역시 946억9400만원으로 전년 912억6800만원보다 34억2600만원이 늘었습니다.
특히 조정원을 통한 분쟁조정은 별도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이는 공정·가맹·하도급·대규모 유통업·약관·대리점 분야의 불공정 행위로 인해 피해를 본 사업자에게 조정원 도움을 받을 것을 추천하는 핵심적인 이유입니다. 공정위는 사업자의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시정하는 '제재'가 주된 기능인 반면 조정원은 분쟁 조정을 통한 '피해구제'에 중점을 둡니다. 피해에 대해 실질적인 보상을 받거나 사건을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정원을 거칠 필요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나아가 법률적 지식이 부족한 이들도 이용할 수 있고 영업상 비밀이 보장된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힙니다.
구체적으로 분쟁조정 대상이 되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공정거래 분야는 부당하게 거래를 거절하는 행위나 부당하게 거래상대방을 차별 취급하는 행위 그리고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 부당하게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행위가 해당됩니다. 골프장 경기보조원, 레미콘 기사,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택배 기사, 퀵서비스 기사에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거래하는 행위도 대상이 됩니다. 하도급거래는 대금 미지급과 지연이자 또는 어음 할인료 미지급, 부당 반품, 부당한 하도급 대금 결정 등이며 대리점 거래는 계약서 미작성·미교부, 구입 강제, 판매 목표 강제, 경제상 이익 제공 강요 등 입니다. 가맹 희망 점포의 예상 매출액을 허위·과장하는 일이 많은 가맹사업거래와 납품대금을 일방적으로 감액하는 사례가 많은 대규모유통업도 조정원의 분쟁조정 대상입니다. 약관분야는 사업자의 책임 면책과 불공정한 계약 해제·해지 등이 내용입니다.
조정 절차는 '조정신청-조사관의 사실 확인-분쟁조정협의회 논의-조정안 제시-조정안 성립 또는 조정안 불성립-조정절차 종료'가 일반적이지만 조정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바로 조정절차가 끝나게 돼 사안이 공정위로 넘어갑니다.
조정기간도 길지 않습니다. 원칙적으로 조정신청 접수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처리하도록 돼 있으나 다만 분쟁 당사자가 기간 연장에 동의하면 90일까지 연장됩니다. 또 분쟁 당사자가 합의한 조정조서에 서명·날인했다면 조서는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갖습니다. 따라서 한쪽 당사자가 조서 내용을 이행하지 않으면 다른 쪽 당사자는 별도의 소 제기 없이 법원에 강제집행을 요구할 수 있는 겁니다. 하도급과 약관 분야는 조정이 성립되면 민사상 화해의 효력이 있으며, 피신청인이 합의된 사항을 이행하면 공정위의 시정 조치가 면제됩니다.
만약 피신청인이 조정을 거부하면 조정절차는 종료되고 해당 건은 공정위에 보고돼 피신청인의 법 위반 여부 조사가 이뤄집니다. 당연히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과징금 처분과 검찰 고발과 같은 형사처벌이 진행됩니다.
배진철 공정거래조정원 원장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중소사업자인 '을'이 조정원을 찾는 일이 크게 늘었으며 공정위가 할 수 없는 피해구제를 조정원에서 할 수 있다 보니 분쟁조정제도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며 "최악의 조정이 최선의 재판보다 낫다는 말이 있듯이 분쟁조정제도는 시간과 비용 그리고 실질적 피해구제 측면에서 훨씬 효율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정원 분쟁조정 콜 센터는 1588-1490이며, 홈페이지(www.kofair.or.kr)에서 신청서를 다운받아 온라인 접수를 할 수 있고, 사전 예약으로 방문 상담도 가능합니다.
권대경기자 kwon213@dt.co.kr
도움말=한국공정거래조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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