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 드라마·예능' "어른 위해 필요" vs "청소년 시청 못막아"

안진용 기자 2018. 3. 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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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인 설정과 수위 높은 표현으로 방송 초반 ‘19금’ 판정을 받은 JTBC ‘미스티’.
SBS ‘리턴’
tvN ‘인생술집’

미스티·마녀사냥·인생술집…

멜로신·수위높은 대화로 인기

자극적 내용에 홍보효과 높아

시청등급 방송사 자체 결정후

방송 때 자막 통해 알려줄 뿐

미성년자 보호장치 따로 없어

19세 이상 관람가, 즉 ‘19금(禁)’은 극장가에서 피해야 할 등급이다. 관객 동원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19금 등급을 받고 1000만 관객을 모은 영화가 아직 한 편도 없다는 것이 그 방증이다. 반면 요즘 안방극장에서는 19금 콘텐츠가 늘어나는 추세다.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중에서도 표현 수위를 높인 19금 콘텐츠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표현의 폭을 넓힌 차별화된 콘텐츠가 대중의 호평을 받는 반면 극장과 달리 미성년자들이 19세 이상 관람가 콘텐츠에 접근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어른들을 위한 콘텐츠가 필요하다?

지난달 초 방송을 시작한 종합편성채널 JTBC 금토극 ‘미스티’ 1∼3회는 19세 이상 관람가였다.

치정과 살인사건 등을 소재로 삼은 이 드라마는 남녀의 진한 멜로신을 삽입해 주목받았다. 여기에 탄탄한 스토리가 더해지니 방송 초반 시청률이 5%에 육박했다. “드라마로 보기 야하다”는 평도 있었으나 스스로 ‘19금’ 딱지를 붙이며 일종의 면죄부를 받은 터라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는 호평을 얻었다. 그리고 그 인기는 시청률로 증명됐다.

15% 안팎의 높은 시청률을 구가하고 있는 SBS ‘리턴’은 15세 이상 관람가지만 선정적, 폭력적 장면이 도마에 올랐다. 극중 인물인 학범(봉태규)이 비키니를 입은 여성을 볼모로 내기를 하고, 한 여성이 “우리가 물건이야? 왜 우리 갖고 내기를 해?”라고 말하자 유리잔으로 머리를 내리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여성을 상대로 한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는 장면이 다수 포함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경고’와 ‘등급조정 요구’를 의결했다. 향후 ‘리턴’은 표현 수위를 조절하거나 19세 이상으로 관람 등급을 조정해야 한다. 일부 “불편하다”는 시선도 있지만, 이 드라마의 높은 시청률은 보다 자극적인 콘텐츠를 원하는 시청자도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예능가에서도 19금 콘텐츠는 끊임없이 시도되고 있다. 2년간 방송되며 화제를 모은 JTBC ‘마녀사냥’이 대표적이고, 현재 방송되고 있는 tvN ‘인생술집’을 비롯해 시즌제 예능인 tvN ‘SNL코리아’ 역시 19세와 15세 관람 등급을 오간다.

tvN 관계자는 “거침없는 대화와 수위 높은 표현을 지지하는 시청자도 많았으나 TV라는 매체 특성상 한계가 뚜렷하고 출연진 역시 부담을 느끼기 때문에 섭외 등에 어려움이 있어 19세 등급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보호 장치가 없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사전 심의를 거쳐 관람 등급이 부여되는 영화와 달리 TV 콘텐츠는 방송사에서 자체적으로 시청등급을 결정한다.

이후 문제가 불거지면 방심위의 제재를 받는다. 방송사는 방송 전 시청 등급 고지를 하고 방송 중 ‘19’라는 자막을 통해 이를 알리는 정도다. 결국 19금 콘텐츠가 미성년자들에게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시청자들이 자발적으로 비밀번호 잠금장치를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

과거에도 19금 콘텐츠는 있었다. tvN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2011년)를 비롯해 OCN ‘보이스’(2017년), ‘나쁜녀석들’(2014년) 등이 미성년자는 볼 수 없는 드라마였다. 지상파에서는 MBC ‘친구, 우리들의 전설’과 ‘혼’, KBS 2TV ‘제빵왕 김탁구’와 ‘영광의 재인’, SBS ‘야왕’의 일부가 19금으로 분류됐다.

이들 중 적잖은 드라마가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영화의 경우 19금 판정이 흥행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TV 콘텐츠의 경우 오히려 시청자들의 관심을 촉발시켜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한 방송사 드라마국 관계자는 “TV 드라마가 이례적으로 19금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 오히려 홍보 효과를 높이기도 하고, 표현의 폭이 넓어 차별화된 콘텐츠를 원하는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며 “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안방극장에서 즐기기 위해서는 관람 등급별 콘텐츠가 더 많이 제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방심위 홍보팀 관계자는 “사전 심의는 표현의 자유와 상충하고 언론 검열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방송사 자율에 맡기고 있고,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등급별 시청 제한을 완벽하게 이룰 기술적인 방법은 없다”면서 “결국 방심위는 사후 심의를 통해 이를 바로잡고, 각 가정에서 적절한 시청지도를 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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