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진 음식과 잘 어울리는 고량주 '행화촌 분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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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갈'은 친숙하다.
중국 음식점에서 먹는 이과두주나 연태고량주, 쉽게 접할 수 없는 마오타이, 수정방이 고량주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쇠털같이 많은 고량주 중에 가격이 너무 비싸지 않고, 맛이 괜찮은 술 '행화촌 분주'를 소개해드리고자 한다.
너무 매운 음식을 먹을 때에는 반주로 행화촌 분주가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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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술술 인생이 술술-45] '배갈'은 친숙하다. 나는 갓 대학에 입학하고 중국 음식점에서 처음으로 배갈을 먹었다. 배갈은 작은 초록색 병 안에 들어 있었다. 병뚜껑, 라벨의 붉은색이 선명하고 조잡해서 불량식품 같았다. 대개 배갈과의 첫 만남이 나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중국 음식점에서 탕수육, 자장면에 곁들이는 술 말이다.
배갈이 고량주라는 걸 나중에 알았다. 고량주는 낯설다. 고급 중국 음식점, 대형마트 주류 코너에는 처음 보는 고량주가 수두룩하다. 중국 음식점에서 먹는 이과두주나 연태고량주, 쉽게 접할 수 없는 마오타이, 수정방이 고량주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술을 좋아하는 한 중국통 지인은 "중국에는 중국인만큼 많은 종류의 술이 있다"고 말했다.
쇠털같이 많은 고량주 중에 가격이 너무 비싸지 않고, 맛이 괜찮은 술 '행화촌 분주'를 소개해드리고자 한다. 내가 마신 것은 태산월드에서 수입한 500㎖짜리 분주로, 한 병에 약 2만3000원이었다. 알코올 도수는 53도다. 보통 고량주는 향에 따라 장향형, 농향형, 청향형 등으로 구분한다. 분주는 청향형 계열에 속한다. 청향형 고량주는 다른 고량주보다 감미롭고 상쾌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알코올 향이 좀 강한 편이다.
중국국가여유국에 따르면 분주의 역사는 4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500년 전 남북조 시대에는 궁중에서 마셨다. 시성(詩聖)으로 추앙받는 당나라의 시인 두보가 '청명'이라는 시에서 행화촌의 분주를 언급하기도 했다. 다음은 청명의 전문이다. '청명 날에 빗발 흩뿌리니/ 길 가는 행인의 정신이 아득하다/ 술집이 어디에 있느냐 물으니/ 목동은 저 멀리 살구꽃 마을(행화촌)을 가리키네'
마셔보자. 달고 구수한 향이 난다. 수수 향을 맡아 본 적은 없지만 이게 수수 향일까. 고량주 특유의 향이 농염하다. 술을 입 안에 머금고 굴린다. 53도에 지레 겁을 먹었는데, 생각보다 부드럽다. 꼬리꼬리하면서도 달큰한 게 맛깔스럽다. 언뜻 과일 향도 난다. 별로 부담스럽지 않다고 생각할 무렵 53도의 분주가 그 본색을 드러낸다. 술이 닿은 입술이 뜨겁고 혀가 아리다. 뜨거운 기운이 콧구멍으로 빠져나온다. 못 참겠다 싶어 꿀꺽 삼킨다. 후끈한 알코올이 식도를 타고 위장으로 내려가는 게 그대로 느껴진다. 몸이 따뜻해진다. 마신 뒤에는 그 맛과 향이 오래 입 안에 남는다. 개운한 기분마저 든다.

술의 기운이 워낙 강해서 기름진 안주와 잘 어울린다. 행화촌 분주가 기름을 다 태워버릴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중국 음식은 말할 것도 없고 치킨에 곁들여도 좋다. 너무 매운 음식을 먹을 때에는 반주로 행화촌 분주가 좋지 않다. 음식의 매운 기운과 술의 뜨거운 기운이 뒤섞여 정신을 차릴 수 없다. 행화촌 분주, 다시 사 먹을 의향이 있다.
[취화선/drunkenhwa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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