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 속 한자·유교 의존도 '47%' 사라졌다

한국문화의 탈중국화 / 김혜원 지음/소명출판
지금도 중국을 비롯해 한국과 일본, 베트남은 한자문화권으로 불린다. 여기에 유교문화권이 겹쳐진다.
한·중 양국의 문화비교에 관한 저서와 논문을 여럿 펴낸, 홍콩에서 활동하는 인문학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중국에서 수입해온 한자와 유교가 각각 한국인의 언어문화와 사고방식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그리고 서구화가 진행되면서 중국문화의 영향력이 어떻게 약화되고 있는지, 즉 ‘탈중국화’를 살핀다. 저자는 중국화와 탈중국화 양상 모두 경제적인 혜택을 얻기 위함이었다는 문화유물론적 시각에서 분석한다.
1970년대까지도 중고교 과정에서 한자를 배웠다. 조선시대도 그랬지만, 정작 그 한자들이 중국에서는 어떻게 발음되는지 알 필요가 없었다. 한국과 중국의 교류가 인적 교류가 아닌 서적을 통한 지적(知的) 교류에 치중됐기 때문이다.
사실 한어(漢語)는 매우 배우기 어렵지만 한자만을 따로 분리해 비교적 쉽게 배울 수 있는 특징 때문에 동아시아에 한자문화권이 형성되고, 당시의 최첨단 문화인 유교와 역법(曆法)을 들여올 수 있었다. 이웃이라는 지리적 특성, 농경사회라는 공통점이 중국의 문화적 요소들이 한국 사회에 쉽게 정착될 수 있게 했다.
중국이 기울고 산업화·서구화가 대세가 되면서 한국인들은 돈과 시간을 쏟아부어 영어를 배우고 있다. 2000년 동안의 중국문화의 영향력은 이제 한국어에 남아 있는 한자어와 여전히 바탕에 깔린 유교문화적 사고로 존재한다.
한국 사람들이 영어를 원어민처럼 구사한다 해도 한국이 영어문화권에 편입될 가능성은 없다. 영어를 배우면서 그들의 사고방식을 간접적으로 접하고는 있지만, 우리는 그들의 대표적인 사고방식이라 할 수 있는 개인주의를 제대로 이해하려 노력한 적이 없다. 우리는 유교문화를 습득하던 방식과는 달리 자본주의 체제가 만들어 놓은 경쟁사회를 실제 몸으로 부딪치면서 하나씩 배우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책 말미에 데이터를 통해 중국과 한국, 일본, 베트남의 한자, 유교, 역법의 의존도를 비교함으로써 탈중국화를 평가한다. 계량화한 종합적 의존도는 중국이 82%, 한국 53%, 일본 48% 정도로 나타났다. 베트남은 한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보았다. 이를 뒤집어보면, 탈중국화 정도는 중국 18%, 한국 47%, 일본 52% 정도로 볼 수 있다.
세계화니, 한류 수출이니 하며 일방적인 반쪽짜리 문화 교류에 치중하는 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 및 문화를 풍요롭게 만드는 데 전혀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저자의 지적은 새길 만하다.
그보다는 어떻게 자국 문화를 좀 더 성숙하고 건강하게 만들지, 그리고 이를 위해 어떠한 외국 문화를 수용하는 것이 좋을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적으로 한국이 이방인에 대한 혐오가 심한 국가로 알려진 가운데, 한국 사회가 타 문화에 대해 좀 더 개방적이 되면 그만큼 보편성을 갖게 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265쪽, 1만7000원.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문화닷컴 바로가기|문화일보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모바일 웹]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폼페이오 訪北 이후>"김정은 전용기 3500km까지만 비행".. 싱가포르 멀어 못가
- 항공대 단톡방에 21초 분량 성관계 동영상 유출
- [속보]'선거법 위반' 권석창 의원직 상실..제천·단양 6·13 재선거
- 가수 출신 이지연 '美 애틀랜타 100대 셰프' 선정
- <드루킹 커넥션>"MB 아바타" 安 기사에 댓글.. 또 드러난 '大選판 흔들기'
- '홍대 누드모델 몰카' 여성모델 소행.."휴식공간 두고 갈등"
- 남자 11명과 몰래 결혼한 30세 여성 돌팔매 처형
- "이혼절차 트럼프 장남, 9살 연상 폭스뉴스 앵커와 교제"
- 보수진영 후보에 박선영.. 서울시교육감 '4파전 多者구도'
- < Fifty+ >'딴짓'하기 딱 좋은 나이 50代.. 방전된 삶, 다시 충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