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안보고 인증샷만.. 他人 방해 '민폐 관람객'

김수민 기자 2018. 3. 3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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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물은 안 보고 다들 자기 휴대전화 카메라만 봐요."

홍보대행사 직원 배모(여·28) 씨는 최근 서울 종로구 대림미술관에 갔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

대학생 윤모(여·25) 씨는 "유명한 작품은 해시태그 많이 달린 작품"이라며 "'나 힙하다'(최신 유행에 밝다는 뜻의 영어 단어 hip에 한국어 어미를 붙인 말로, 개성이 강하고 멋있다는 의미로 쓰임), '나 문화생활 한다' 이런 기분을 내러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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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전시회 관람문화 논란

휴대전화 카메라 촬영만 열중

전시회측 홍보에 활용하기도

“전시물은 안 보고 다들 자기 휴대전화 카메라만 봐요.”

홍보대행사 직원 배모(여·28) 씨는 최근 서울 종로구 대림미술관에 갔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 배 씨는 30일 “다섯 걸음만 걸으면 셀카 찍고 있는 사람들 때문에 지나갈 수가 없어 불편했다. 도저히 전시에 집중할 수가 없더라. 두 시간이나 대기하다 들어갔는데 실망스러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인스타그램 등 SNS로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끄는 전시회들이 많아지면서 전시회를 즐기는 2030 세대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작품 감상에는 관심이 없고 사진만 열심히 찍고 돌아가는 기현상이 생겨나고 있다. 최근 기획된 대다수 전시회는 아예 ‘인생 사진을 건질 수 있다’는 문구를 내걸거나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를 직접 추천해주는 등 방식으로 홍보하고 있다. 2030 인스타그래머들을 사로잡은 대표적 성공 사례가 대림문화재단. 대림문화재단이 운영 중인 대림미술관과 디뮤지엄 계정의 팔로어는 이날 기준 8만5600여 명을 돌파했고, ‘대림미술관’ ‘디뮤지엄’ 해시태그를 단 게시글은 각각 30만 개가 넘었다. 얼마 전 성황리에 종영된 ‘앨리스 인 투 더 래빗홀’ 전시 역시 ‘사진이 예쁘게 나오는 전시’라는 후기로 유명세를 치렀다.

이와 관련, 대학생활 문화정보 주간잡지 ‘대학내일’이 지난해 10월 최근 1년 내 전시회 관람경험이 있는 20대 53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89.6%가 전시회에서 인증샷을 찍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 61.3%는 인증샷을 SNS에 올린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이들 중 85.7%는 전시 공간에서 사진 촬영이 자유로운 곳을 선호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술품을 보고 싶어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들은 불만이 적지 않다. 변호사 강모(30) 씨는 “몇 번 미술 전시회에 갔는데 너무 시끄럽고 북적거려서, 사람을 보러 온 건지 작품을 보러 온 건지 모르겠더라”며 “사진이라도 못 찍게 제한을 좀 둬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윤모(여·25) 씨는 “유명한 작품은 해시태그 많이 달린 작품”이라며 “‘나 힙하다’(최신 유행에 밝다는 뜻의 영어 단어 hip에 한국어 어미를 붙인 말로, 개성이 강하고 멋있다는 의미로 쓰임), ‘나 문화생활 한다’ 이런 기분을 내러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문화비평가인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영미문화전공 교수는 “폐쇄적이었던 전시 문화가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대중화·개방화된다는 점에서 긍정적 측면이 더 크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김수민 기자 human8@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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