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내 행성이 60억에 팔려..디지털 재화가 된 아이템

김범수 기자 2018. 2. 25. 05:0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엔씨소프트가 개발한 모바일게임 ‘리니지M’은 지난해 6월 출시 후 현재까지 약 1조원 가량 누적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넷마블게임즈가 2016년 12월 출시한 ‘리니지2 레볼루션’ 역시 지난해 누적 매출액은 국내외 모두 합해 1조원을 돌파했다.

수천만원 단위로 거래가 이뤄지는 게임 리니지의 아이템 ‘진명황의 집행검’. / 조선일보DB

이런 거대 매출액은 콘텐츠 이용료 개념인 월 정액 요금이나 패키지 가격이 아닌 게임 내 아이템을 위해 지출하는 사용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2000년대만 해도 게임 아이템을 현금으로 사는 게이머들의 행위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점차 수요와 공급이 맞아 떨어지면서 아이템 거래 중개 사이트가 자리를 잡을 정도로 게임 아이템 거래 시장이 생겨났다.

실제로 한국 게임 중 가장 아이템 현금 거래가 많이 이뤄지는 PC 게임 ‘리니지’ 속 아이템은 시세가 책정돼 있어 재화 가치를 인정받기도 한다. 대표적인 아이템이 ‘진명황의 집행검’이다. 흔히 ‘집행검’으로 불리는 이 아이템은 게임 내에서도 구하기가 어려워 2010년 1억원이라는 호가를 자랑했다. 지난해에도 시세가 2000만원대를 유지했지만 리니지M 출시 후 시세가 떨어지고 있다.

이렇게 시장이 생겨나면서 리니지처럼 사용자가 많은 게임들은 게임 내 화폐가 실제 화폐로 전환된다. 가상 공간에서 경제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환전 개념까지 생겨났다. 이 때문에 서버 당 1~2개 밖에 없는 무기 가격이 크게 치솟아 ‘집행검’ 같은 아이템이 생긴다. 강한 아이템에 대한 수요는 게임 내 서열, 혈맹(사용자 간 연합) 간 전쟁을 통한 가상의 성(城) 지배 등을 위해 생겨난다.

이런 성을 차지하게 되면 실제로 게임 내에서 ‘세금’을 거둬들이면서 디지털 재화를 축적할 수 있다. 리니지 아이템과 화폐로 돈을 벌기 위해 직원을 고용해 24시간 여러대의 컴퓨터로 게임을 하도록 하는 ‘작업장’이란 곳이 생겨나기도 했다. 결국 디지털 재화가 실물 화폐로 전환되는 시장이 생기면 아이템 가격은 치솟는다.

모바일게임인 리니지M은 사실상 게임 내에 아이템 거래 역할을 하는 거래소 시스템이 담겨져 있다. 현금으로만 살 수 있는 화폐로 게임 내에서 아이템이나 소환수를 얻을 수 있다. 리니지M이 단일 게임으로 1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이유다.

이런 게임은 리니지뿐 아니다. 국내 유명 PC 게임인 리니지2, 아이온, 바람의나라, 던전앤파이터 등은 꾸준히 아이템 현금 거래가 이뤄져왔다. 모바일게임 시장으로 전환되면서 사용자간 아이템 거래가 줄어드는 추세지만 아직도 PC 온라인 게임 아이템 거래는 꾸준히 이뤄지는 중이다.

엔트로피아 유니버스 내에서 만들어져 별도 게임으로 운영중인 디지털 행성 칼립소. 약 60억원에 게임 개발사가 매입했다. / 홈페이지 캡처

그렇다면 가장 비싼 게임 아이템은 얼마일까. 기네스북에 공식적으로 등록된 아이템이 있다. 가상 세계의 ‘행성’이다. 엔트로피아 유니버스라는 SF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존재하는 ‘칼립소 행성’이 600만달러(약 60억원)에 팔렸다. SEE 버추얼 월드가 2011년에 거래하면서 기네스에 등재됐다.

이 행성 특징은 별도로 운영되는데, 100만명이 넘는 사용자가 이 행성 자체에서 전투를 즐기는 게임으로 운영된다. 자체로 또 게임을 만들어 운영하면서 수익을 내고 있다. 이 게임은 이외에도 우주 정거장, 대형 빌딩이 실제 화폐로 수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아이템 거래는 앞으로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리니지M이 정식 출시 전 사전예약자 수 550만명을 기록했다. 중복 허수가 있다고 해도 게임 하나에 한국 인구 10%가 넘는 사용자가 한가지 게임을 한다는 의미다. 이렇게 사용자가 많은 게임일수록 디지털 경제 체계를 만들고 아이템이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다.

가상화폐까지 등장해 이런 디지털 재화 가치는 더 올라갈 전망이다. 이미 게임 내 화폐인 ‘모스코인’을 이더리움 기반 가상화폐로 만들어 사전 ICO(가상화폐 공개)에 성공한 한국 게임회사도 있다. 리얼리티리플렉션이다. 손우람 리얼리티리플렉션 대표는 “디지털 재화를 가상화폐로 거래하는 게임은 이미 생겨나고 있고 앞으로도 활성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 Copyrights ⓒ 조선비즈 & Chosun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