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개 '안토니오'와 소심녀 '아임이'의 동거스토리 진지하면서도 우스꽝스러운 안토니오, 캐릭터 힘 빛나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기존의 포털 웹툰과는 다른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그림=카카오페이지
◇카카오페이지 ‘아임 펫!’
세밀한 스토리로 인기를 끄는 웹툰이 있는가 하면 캐릭터의 힘으로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작품이 있다. 후자의 경우는 캐릭터의 매력이 웹툰 전체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한다. 캐릭터가 반짝반짝 빛이 날수록 웹툰을 보는 독자들도 함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매력적인 웹툰 캐릭터는 쉽게 나오기 힘들다. 입체적이면서도 다양한 성격을 캐릭터 하나에 담고 이를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카카오페이지 ‘아임 펫!’의 주인공 ‘안토니오’는 매력적인 웹툰 캐릭터로 손꼽힌다.
‘아임 펫!’은 말하는 개 안토니오와 서른살의 미혼녀 ‘아임이’가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웹툰이다. 사람보다 더 사람같은, 인간보다 더 매력이 넘치는 개 안토니오와 소심한 직장인 아임이가 같은 집에서 살게 되면서 생기는 엉뚱한 사건들을 코믹하게 보여준다.
안토니오는 흔히 독자들이 얘기하는 ‘병맛’ 캐릭터다. 진지하면서도 우스꽝스러운 표정이 공존한다. 오글거리는 대사를 하면서도 마음만은 주인인 아임이를 진지하게 향해 있다. 그러면서도 꼬리로 자신의 주요 부위를 가리며 ‘모닝뽀뽀’를 원하는 안토니오는 영락없는 ‘변태’다. 처음 ‘아임 펫!’을 접한 독자들은 안토니오의 모습에 충격을 받게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외형 뿐만아니라 스토리 안에서 보여지는 행동, 말투를 겪어보게 되면 안토니오의 매력에서 헤어나올 수 없다.
그림=카카오페이지
안토니오는 소심녀 아임이를 지켜주는 ‘키다리 아저씨’다. 언제나 이곳저곳에서 치이는 아임이를 뒤에서 물심양면 도와준다. 사소한 것도 아임이의 일이라면 그냥 흘리지 않고 꼭 챙기는 안토니오의 모습에서 말하는 개 이상의 매력적인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부모님과 떨어져 홀로 생활하고 있는 아임이에게 따뜻함과 용기를 전해준다.
‘아임 펫!’은 안토니오의 ‘원맨쇼’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병맛’스러운 표정으로 오글거리는 말을 서슴지 않는 안토니오를 보고 있자면 실소가 터져나온다. ‘아임 펫!’은 이런 웹툰이다. 피식피식대며 스크롤을 넘기다보면 나도 모르게 다음 편을 클릭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중간중간 ‘19금’ 유머코드도 있어 신선한 재미도 준다. 안토니오의 거침없는 행동들은 현실 세상에서 답답하게 살아가고 있는 독자들에게 큰 쾌감을 선사해준다.
‘아임 펫!’을 그린 탐이부(본명 황진선) 작가는 애니메이터로 활동하다 2007년 ‘쌩툰’으로 데뷔했다. 작가로서의 활동기간은 길지 않지만 한 번 보면 잊혀지지 않는 캐릭터 제작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실제 안토니오를 활용해 핸드폰 케이스, 보조배터리 등 다양한 상품을 제작했을 정도로 독자들로부터 캐릭터의 호응도 높다. 이밖에도 스포츠토토 브랜드 웹툰 제작, 이모티콘 제작, 출판 등 안토니오의 특징을 살린 다양한 2차 콘텐츠가 제작되고 있다. ‘아임 펫!’은 국내 웹툰 중에서도 다양한 2차 콘텐츠 제작을 이끌어낸 우수 사례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