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건강학]욕실의 네모난 타일이 찌그러져 보이나요?

박효순 기자 2018. 4. 3.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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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두개의 빛 : 릴루미노’ | 황반변성

영화 <두개의 빛:릴루미노>에서 안과 의사가 황반변성 환자인 인수에게 증상을 설명하고 있다. 영화장면 캡처

망막 중심부 황반의 기능 이상 심하면 수개월 내 실명 가능성 환자 열명 중 아홉이 50대 이상 흡연·식습관·고혈압 등 원인 병 진행되면 시력 회복 어려워 조기 발견·치료가 가장 중요 금연하고, 채소·과일도 도움 주사치료는 병 진행속도 늦춰

시각장애인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린 허진호 감독의 단편 독립영화 <두개의 빛: 릴루미노>는 시각장애인 사진동호회에서 만난 수영(한지민)과 인수(박형식)가 사진을 완성해가며 서로의 마음을 향해 조금씩 다가가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수영과 인수를 비롯해 사진동호회의 시각장애인들은 하나같이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훈훈한 기운을 불어넣어 준다. 부제인 ‘릴루미노’는 라틴어로 ‘빛을 되돌려주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영화는 시각장애인들이 일상 속에서 마주칠 수밖에 없는 사소하지만 큰 어려움들을 함께 담아냈다. 황반변성을 앓고 있는 수영이 계단에서 넘어졌을 때 낯선 할머니의 손길에 당황하는 장면, 황반변성으로 인해 시력을 상실해 가고 있는 인수가 수영과의 첫 데이트에서 수영을 쉽사리 찾지 못하는 모습 등이 바로 그것이다. 충북대병원 안과 채주병 교수의 도움말로 영화 속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실명 질환인 ‘황반변성(연령 관련 황반변성)’에 대해 알아본다.

― 황반변성은 어떠한 질병이고 원인은 무엇인가.

“눈의 필름에 해당하는 망막의 중심이 황반부(황반)이다. 황반변성이란 노화를 비롯한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기능이 떨어지면서 시력이 감소되고, 심할 경우 완전히 시력을 잃게 되는 질환을 말한다. 황반변성의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규명되지는 않았으나, 나이(연령)가 가장 큰 위험인자로 꼽힌다. 환자 10명 중 9명이 50대 이상이다. 흡연, 고지방·고열량의 식습관, 스트레스, 비만,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심혈관계 질환, 유전·가족력 등의 요소들이 영향을 미친다. 자외선 노출, 서구화된 식습관, 흡연, 스마트폰·컴퓨터 등의 과도한 사용 등으로 젊은 연령의 황반변성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암슬러 격자를 이용한 황반변성의 증상 확인법. 정상인이 볼 때(왼쪽)와 황반변성 환자가 볼 때.

― 어떠한 증상이 있을 때 황반변성을 의심하나.

“초기에는 환자 스스로 뚜렷한 이상을 찾기는 어렵다. 병이 진행되면서 욕실의 네모난 타일이나 중앙선 등이 굽어 보이는 이상 시각을 느끼게 되고 사물의 중심이 검게 보이거나 글자에 공백이 생기며, 물체가 찌그러져 보이기도 한다. 가까운 곳뿐만 아니라 먼 곳도 보기 어려워진다. 이러한 특징적인 증상들에도 불구하고 황반변성을 나이가 들어 생기는 노안으로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질병이 진행되면 치료를 해도 시력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모눈종이·바둑판·원고지 모양의 ‘암슬러 격자’를 통해 황반변성의 증상을 간단하게 확인해 볼 수도 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병원을 방문해 안과 전문의의 진료 또는 검사를 받아야 한다.”

― 황반변성 치료는 어떻게 하나.

“황반변성은 건성과 습성으로 나뉜다. 이 중 실명을 유발하는 것은 대부분 습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으로, 발병 후 빠르면 수개월 안에 실명에 이를 수 있다. 건성 황반변성일 경우 시력 저하의 위험성은 높지 않지만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안과 검사와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 사용되고 있는 항-혈관내피성장인자(anti-VEGF) 주사는 신생 혈관의 발생과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습성 황반변성 진행을 늦추고 시력을 개선하는 효과를 발휘해 습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의 표준치료법으로 권고된다.”

― 황반변성 예방에 도움이 되는 생활수칙은.

“비만, 흡연, 고혈압 등 황반변성 위험인자를 줄이도록 애써야 한다. 특히 흡연은 황반변성 위험성을 2~5배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상용화된 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관련 증상을 방치하거나, 단순한 노안이나 시력저하로 치부하지 않고, 정기검진을 포함한 안과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일이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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