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슈퍼모델 인터뷰①] 11인의 슈퍼모델이 말하는 도전과 운, 그리고 꿈

[SBS funE | 강선애 기자] 슈퍼모델(Super Model), 말 그대로 모델 중에서도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톱모델을 일컫는 말이다. 요즘에는 그 뜻을 더 확장해, 모델뿐만 아니라 다방면에 걸쳐 ‘슈퍼스타’로 활약하는 인물을 일컫기도 한다.
지난 26년간 모델계 최고의 스타등용문으로 인정받아온 SBS 슈퍼모델선발대회는 그 이름에 걸맞게 ‘슈퍼모델’ 겸 ‘슈퍼스타’를 발굴해 왔다. 초대 우승자 이소라를 시작으로 박둘선, 최여진, 한예슬, 한지혜, 수현, 나나, 이성경 등이 슈퍼모델선발대회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스타를 향한 첫발을 내딛었다.
지난 2017년에는 12월 15일 제주 신화월드에서 슈퍼모델선발대회가 화려하게 개최됐다. 3천명에 가까운 지원자가 몰린 이번 슈퍼모델선발대회에선 총 27명이 본선에 출전, 최종 11명이 입상의 영광을 누렸다. TOP7에는 김수빈(19), 김지연(23), 선은지(28), 이상수(29), 서지연(22), 김재형(25), 장한별(18)이 올랐고, 그 가운데 김수빈이 영예의 대상을, 김지연이 공동주최자 제이준상, 선은지가 제주신화월드상을 수상했다. 또 서지연은 시청자가 투표로 뽑은 ‘아이콘상’을 받아 의미를 더했고, 특별상에는 원수정(20, 말마유상), 선은지(블랙야크상), 김민성(18, 저스트지니상), 손현우(23, 랜딩상), 유지수(29, 밀라숀상), 김수빈(엘로엘상)이 랭크됐다.
이번 2017 슈퍼모델들은 '역대급 비주얼'이라 칭찬받을 만큼 모두 출중한 미모를 자랑한다. 이제 막 모델로서, 미래의 슈퍼스타로서 첫걸음을 떼는 11명의 슈퍼모델들. 아직은 초짜라 다소 어색하긴 하지만, 뜨거운 열정을 품고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이들을 SBS funE가 만났다.

▲ 안 될 줄 알았던 슈퍼모델, 이게 꿈은 아니겠죠
서류전형에 자그마치 2,897명이 지원했다. 본선은커녕, 예선에도 못 오를 줄 알았다. 그런데 예선 139명에 들었고, 또다시 본선 대회에 나갈 27명에도 꼽혔다. 이 모든 걸 예상한 사람, 끝까지 남으리라 스스로 자신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당연히 최선을 다하겠지만, 솔직히 내가 마지막까지 웃을 수 있을 거란 장담은 못 했다.
유지수: 제가 전형적인 예쁜 사람은 아니지만, 저만의 매력, 색깔을 보여주고 싶어 슈퍼모델선발대회에 지원했어요. 지원했지만 안 될 줄 알았죠. 그래서 예선 날 하와이에 갈 비행기티켓을 끊어놨어요. 그런데 서류에 합격한 거예요. 비록 본선에 못 갈지라도 후회하기 싫어, 기쁜 마음으로 비행기티켓을 취소했어요. 수수료만 44만원이 나왔는데 지금 생각하면, 전혀 아깝지 않은 44만원이죠. 그 이상의 값어치를 했으니까요.
이 모든 걸 ‘운’으로 여기는 슈퍼모델들도 많다. 물론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이 자리에 오기까지, 운도 어느 정도 작용했을 거다. 하지만 아무리 운이 넘쳐도 운칠기삼(運七技三)이다. 운이 100% 운명을 바꿀 순 없다. 자신의 노력이 만들어낸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그 운이 진정한 행운으로 빛을 발할 수 있다.
김민성: 예선 때, 제가 속한 조에 화제의 인물이 많았어요. 게다가 일렬로 쭉 섰는데, 제가 저희 조의 제일 끝 마지막 자리더라고요. 자리 운도 없었죠. ‘망했다. 운이 없네. 집에나 가야겠다’ 하고 있은데, 예선합격자 명단에 제가 있었어요. 감격스러웠죠. 운이 없는 게 아니었나 봐요.
김재형: 예전부터 모델일을 꿈꿨지만 부모님 반대가 심해 성적에 맞는 대학에 갔어요. 군대에 다녀와서도 꿈은 변하지 않았고, 결국 2016년도에 모델학과에 재입학했죠. 2011년 슈퍼모델선발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던 김재범 교수님이 이번 대회에 지원해보라 권하셨어요. 전 준비가 아직 안 돼 1년 정도 더 경력을 쌓고 지원하려 했는데, 교수님의 추천으로 서류를 넣었죠. 근데 이 자리까지 오게 됐어요. 생각지 못한 운이죠. 이번에 지원하길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해요.
모델이었던 어머니의 길을 따라 걷는 딸도 있다. ‘아이콘상’을 받으며 대중으로부터 모델의 끼를 인정받은 서지연은 어머니 역시 모델이었다. 슈퍼모델이 됐다는 기쁨도 크지만, 특히 어머니의 인정을 받게 됐다는 것에 감격스러운 마음이다.
서지연: 전직 모델이신 엄마한테 인정받고 싶었어요. 엄마한테 말하지 않고 슈퍼모델선발대회에 나갔는데, 이렇게 떳떳하게 TOP7이랑 아이콘상까지 받아 정말 기쁘고 감사해요. 저한테 엄마란 존재는 굉장히 크거든요. 엄마가 칭찬보단 제가 고쳐야 할 점을 더 많이 지적해주시는 스타일이라, 항상 엄마한테 인정받고 싶었어요. 그런 엄마한테 조금이라도 인정받은 거 같아 기뻐요. 엄마도 굉장히 좋아하세요.

▲ 슈퍼모델이 되기 위해, 알을 깨고 나온 용기
이번 슈퍼모델 중에는 원래 모델일을 하던 사람도 있지만, 학생, 또는 직장인으로 평범하게 지내던 사람도 있다. 이들의 용기 있는 선택은, 어쩌면 자신의 인생 전체를 바꿔버렸다.
김지연: “경희대에서 무역학을 전공하는 학생이에요. 이번 슈퍼모델선발대회로 이쪽 일을 처음 접하는 거라 아직 백지상태죠. 백지가 앞으로 뭐든 그릴 수 있는 거잖아요? 지금은 제 진로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모델도 해보고, 연기도 배워보고, 천천히 차근차근 쌓아서 흔들리지 않고 싶어요.
원수정: 전 예전에 10년 동안 발레를 했어요. 그러다가 다리를 다쳐 발레를 그만뒀죠. 관광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칵테일 제조, 베이커리 같은 것도 배우고 다양하게 해봤어요. 모델 아카데미도 다녔었고요. 사실 2016년에 슈퍼모델선발대회에 지원했었는데 3차에서 떨어졌어요. 또 도전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결국 지원했는데, 이번엔 여기까지 왔어요.
잘 다니고 있는 직장을 때려치는 건 더 힘든 일이다. 어느 정도 나이도 먹었는데, 헛꿈을 꾸고 있다고 주변에서 손가락질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슈퍼모델이란 새로운 도전을 위해 과감히 모든 걸 던져버렸다.
이상수: 원래 건축회사에 다니고 있었어요. 아프리카에 파견 나가 있는 동안 작은 컨테이너에서 지냈어요. 거기에 혼자 있으며 제가 앞으로 뭘 하고 싶은지 진지하게 생각했죠. 마치 군대에 있을 때처럼요. 그렇게 고민한 끝에 이쪽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굳혔고, 한국에 돌아와 회사에 사표를 내고 슈퍼모델선발대회에 지원했죠.
선은지: 전 건축회사에 다니며 설계파트에서 일을 했어요. 원래 도전하는 걸 좋아해서 대형 운전면허, 굴착기 면허 같은 것도 있고, 세계 미인대회에 나간 적도 있어요. 회사 연차, 월차 다 몰아 쓰면서 그런 대회에 나갔었죠. 부모님이 괜히 헛바람 들었다고 걱정하실까 봐, 슈퍼모델선발대회에 지원한 것도 말씀 안 드렸어요. 그러다 최종에 올랐고, 그때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회사에도 사직서를 냈어요. 서울에 올라온 지 딱 4개월 됐는데, 지금도 모든 게 다 제게 ‘도전’이에요.

▲ 슈퍼모델이 되기까지 4개월, 쉽지 않았다
대상을 받은 김수빈은 최종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할 뻔했다. 부상 때문이었다. 그 부상 앞에 무릎을 꿇었다면, ‘2017 슈퍼모델 선발대회, 대상 김수빈’ 이란 타이틀은 남에게 줬을 일이다.
김수빈: 대회를 준비하며 다쳤어요. 바닥에 미끄러져서 넘어졌는데, 무릎 슬개골 골절이란 진단을 받았죠. 불과 본선 한 달 전이었어요. 의사 선생님이 완전히 회복하는 데 두 달은 걸린다고, 이번 대회를 포기하라고 권유했어요. 전 꿈이 있으니 절대 포기 못 한다고, 끝까지 해보겠다고 우겼죠. 절박하면 이뤄지는지, 의사 선생님이 두 달을 말했는데 전 2~3주 만에 깁스를 풀었어요. 그리고 무사히 본선 대회에 나갔고 감사하게 대상을 받았어요. 만약 그때 포기했으면, 이런 날은 오지 않았겠죠.
9월 말 예선 대회를 치른 후 12월 15일 본선 대회까지, 슈퍼모델들은 전문가로부터 워킹, 포즈, 연기 등 다양한 교육을 받으며 실력을 가다듬었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빽빽한 스케줄 속에 각종 촬영까지 진행하느라 강행군이 이어졌다. 모델로서 보기 좋은 몸매를 만들기 위한 다이어트와 운동도 병행했다. 쉽지 않은 4개월이었다.
이상수: 전 이런 게 처음이라 다른 모델 친구들과 달랐어요. 그들과 비슷해지려고 노력 많이 했죠. 예선부터 본선까지, 12kg을 감량했어요. 욕심이 나더라고요. 마지막엔 다른 모델 친구들과 비슷해졌다고 생각해요.

▲ 슈퍼모델,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이제 시작이다. 지금은 ‘슈퍼모델’이란 타이틀만 갖고 있지만, 이게 나중에 어떤 화학작용을 일으킬지 아무도 모른다. 슈퍼모델이란 출발선에서 연기로 진출할 수도, 예능계 블루칩으로 활약할 수도 있는 일이다. 꿈꾸는 자만이 나중에 그 꿈을 정말 쟁취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의 슈퍼모델들은 각자 다양한 꿈을 마음에 품는다.
손현우: “모델이 되겠다고 서울에 왔는데, 뭔가 열심히는 하고 있지만 계속 헛물을 켜고 뺑뺑 도는 느낌이었어요. 슈퍼모델선발대회에 지원해 모델로서 정체성을 잡고 싶단 생각이었어요. 지난 4개월간 슈퍼모델로 역량을 쌓으며 확실히 제 인생의 방향성을 잡았다고 생각해요. 배운 게 정말 많아요. 슈퍼모델에 지원하길, 정말 잘한 것 같아요.”
장한별: “제가 중학교 때 작곡을 배웠어요. 피아노랑 기타를 연주할 줄 알고요. 지금은 고등학교에서 밴드부 보컬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미래의 전, 모델이랑 음악이랑 같이 하고 싶어요. 둘 다 잘해서 해외에 진출도 하고 싶고요. 상상만 해도 정말 멋있는 일 같아요.”
(→하루 하나씩, 11명의 '2017슈퍼모델 인터뷰' 시리즈가 이어집니다.)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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