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 '찰리와 초콜릿 공장' 움파룸파족 165명 연기한 딥 로이 [TV캡처]

[스포츠투데이 박혜미 기자] '서프라이즈'가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신 스틸러 움파룸파족을 연기한 배우 딥 로이에 대해 소개했다.
6일 방송된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이하 '서프라이즈')에서는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 속 165명의 움파룸파족을 연기한 한 남성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2005년 개봉한 팀 버튼 감독의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 가난한 소년 찰리 버킷이 신기한 초콜릿 공장을 견학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 속에는 독특한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중에서도 165명의 움파룸파족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런데 이 움파룸파족을 연기한 것은 단 한 명의 배우였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 은 조니 뎁이 신비한 초콜릿 공장의 주인 윌리 웡카를 맡았으며, 극 중 움파룸파족은 사나운 맹수를 피해 나무 위에 집을 짓고 살던 소인 부족이었다. 움파룸파족은 그들의 양식인 카카오 열매를 마음껏 먹는 조건으로 윌리 웡카의 초콜릿 공장으로 이주한 유일한 공장 직원이었는데, 이 수많은 움파룸파족을 연기한 배우는 케냐 태생 인도계 배우 딥 로이였다. 또한 실제로도 그는 키가 132cm밖에 되지 않았다.
케냐 한 병원에서 태어난 딥 로이. 그런데 25,000분의 1의 확률로 발생하는 연골 무형성증으로 인한 왜소증 진단을 받는다. 딥 로이는 의사의 진단대로 성인이 되어서도 키가 132cm 이상으로 자라지 않았다. 그런 딥 로이의 꿈은 할리우드 영화배우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예전에도 딥 로이처럼 왜소증을 가진 배우들이 있긴 했으나 그들이 맡는 캐릭터는 희화회된 캐릭터나 광적이고 잔인한 역할에 한정되어 있었다.
심지어 TV시리즈 '마법사'의 주인공 데이비드 라파포트와 영화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에 출연한 에르베 빌쉐르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비운의 삶을 살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심차게 할리우드에 출사표를 던진 딥 로이는 1976년 첫 영화에 캐스팅되며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하지만 그에게 주어진 역은 역시나 암살자. 그 후에도 그는 연쇄 살인마, 유전자 조작 생명체, 영장류 등 한정된 역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어떤 역이든 최선을 다해 연기했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드디어 기회가 찾아오는데, 한 영화의 오디션에 참가하게 된 딥 로이. 그가 만난 영화 감독은 다름 아닌 '비틀 쥬스' '가위손' '크리스마스의 악몽' 등으로 판타지 영화의 1인자로 정평이 나 있던 팀 버튼이었다. 그렇게 그는 팀 버튼 감독의 영화를 찍게 되는데. 그 영화가 바로 영장류가 인류를 지배하는 내용의 '혹성 탈출'이었다. 비록 그는 꼬마 고릴라 역이라는 작은 배역이었지만 신 스틸러 역할을 소화했으며, 이 영화를 계기로 팀 버튼 감독의 또 다른 영화 '빅 피쉬'에도 출연하게 됐다.
그리고 1년 뒤, 팀 버튼 감독에게 새로운 배역을 제안받는 딥 로이. 그 역할이 바로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움파룸파족이었던 것이다. 이미 1971년 할리우드에서 영화화된 적이 있었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었지만, 그때는 움파룸파족을 각기 다른 10명의 배우들이 연기했었다. 하지만 팀 버튼 감독은 영화를 리메이크하는 과정에서 움파룸파족이 얼굴이 모두 똑같다는 설정을 추가했고, 그 혼자 연기하길 원했다.
급기야 영화에 등장하는 165명의 움파룸파족을 제각각 따로 연기해줄 것을 요구했다. 다시 말해 그가 한 번 연기한 것을 컴퓨터 작업을 통해 여러 명으로 늘리는 게 아니라 1인 다역처럼 다르게 촬영한 후 한꺼번에 모아서 표현하겠다는 것이었다. 특히 움파룸파족은 노래와 춤을 좋아해서 영화의 주요 장면마다 등장에 춤과 노래를 불러야 했는데, 이에 딥 로이는 촬영 전 가수만큼의 노래 연습, 춤 연습, 필라테스 등의 준비를 해야 했다.
실제로 딥 로이는 다양한 표정과 몸집, 여러 명이 목소리로 165명의 움파룸파 역할을 소화했는데, 다른 배우들보다 시간도 수백배로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탄생한 165명의 각기 다른 움파룸파족. 그 결과 딥 로이라는 이름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됐다. 이렇듯 자신의 신체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영화에 대한 열정으로 사람들을 감동시킨 딥 로이. 그 후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자 그는 그 공을 인정받아 팀 버튼감독으로부터 100만 달러의 출연료를 더 지불받았다. 특히 뉴욕타임즈 선정, 2005년을 빛낸 할리우드 배우 26인에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박혜미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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