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라시위를 '표현의 자유'로 본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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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반라 사진을 삭제한 페이스북코리아를 규탄하기 위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상의 탈의 시위를 벌인 여성단체 회원들에 대해 경찰이 공연음란죄 등의 혐의를 적용하지 않기로 밝힌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일 강남구 역삼동에서 상의 탈의 시위를 펼친 '불꽃페미액션' 회원들에 대해 공연음란죄나 경범죄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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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음란죄 적용 안하기로
‘사회통념의 변화’ 반영 의미
여성 반라 사진을 삭제한 페이스북코리아를 규탄하기 위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상의 탈의 시위를 벌인 여성단체 회원들에 대해 경찰이 공연음란죄 등의 혐의를 적용하지 않기로 밝힌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일 강남구 역삼동에서 상의 탈의 시위를 펼친 ‘불꽃페미액션’ 회원들에 대해 공연음란죄나 경범죄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형법 제245조에 따르면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벌칙에 처해질 수 있다. 경찰은 법원의 판례를 고려했을 때 이들의 실제 노출 정도나 형태가 공연음란죄에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페이스북코리아 앞에서 여성단체 ‘불꽃페미액션’ 회원들이 페이스북의 성차별적 규정에 항의하는 상의 탈의 시위를 하고 있다. 이 단체는 앞서 페이스북이 남성의 반라 사진은 그대로 두면서 여성의 반라 사진만 삭제하는 점을 규탄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6/05/ned/20180605091128264xphq.jpg)
대법원은 지난 2006년 요구르트 제품 홍보차 여성 누드모델들이 알몸에 밀가루를 바른 뒤 분무기로 요구르트를 몸에 뿌려 음부 및 유방을 노출한 사건과 관련해 음란성의 정의를 ‘일반 사람의 성욕을 자극해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는 것’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성행위를 묘사하거나 성적인 의도를 표출한 것이 아니어도 성적 수치심을 자극하는 행위라면 음란한 행위로 볼 수 있다고 판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시위의 경우 시민단체 회원들이 의견을 표출하는 수단으로 신체적 노출을 선택했기 때문에 음란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은 경범죄 적용 또한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경범죄 처벌법에 따르면 ‘공개된 장소에서 공공연하게 성기ㆍ엉덩이 등 신체의 주요한 부위를 노출해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주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되어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시위와 관련해 민원이나 신고가 들어오지 않아 시위가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줬다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의 이같은 결정은 단순한 법 해석을 넘어서서 시간에 따라 바뀌는 사회적 통념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경찰이 여성 시위자들을 공연음란죄로 처벌하지 않겠다는 것은 사회적 통념상 여성의 가슴이 더 이상 성적 욕망 대상이 아닌 육체의 일부분으로 여겨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가슴을 드러냈다고 무작정 처벌하는 것은 사회적 인식과 동떨어져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대적 변화로 바뀐 통념에 따라 공연음란죄 적용이 어려워도 경범죄 처벌은 여전히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현정 기자/r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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