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 대통령 사랑하는 '문꿀오소리단'은 어떤 사람들인가


문 대통령 열성 지지자들은 인터넷에 능숙한 청장년층이 주축이며 변화에 대한 열망이 짙다는 강한 동질성을 갖고 있다. 취재진이 만난 오소리단 20명 중 12명이 20·30대이고 40대가 5명, 50대는 3명이었다.
오소리단은 인터넷에서 활발하게 활동한다. ‘엠엘비파크’, ‘오늘의유머’, ‘클리앙’ 같은 인터넷 커뮤니티가 주무대다. ‘더불어정유련’ 같은 정치 유머 사이트도 근거지다. 문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들은 전에도 있었지만 스스로에 대해 이름을 붙이고 정체성을 만들어가기 시작한 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재작년 중순부터다. 국정농단의 실체가 드러나고 탄핵과 조기대선이 기정사실화하면서부터 적극적으로 규합한 것이다.
주요 활동방식은 단연 ‘댓글’이다. 오소리단은 지지활동 방식을 묻는 질문에 ‘특정 기사에 댓글 달기’(8명)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일부에선 이를 두고 ‘댓글 폭탄’이라고 폄하하지만 댓글 폭탄의 원조는 사실 이명박정부 시절의 국가정보원과 국군 사이버사령부이다. 오소리단은 어찌 보면 ‘적(?)’의 무기를 재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문 대통령 지지 활동이 세상을 바꿀 거라 믿는다”
인터뷰를 진행한 오소리단 20명은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유로 사회의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적폐 청산 등 사회 변화를 해야 하기 때문”이란 응답이 7명으로 가장 많았다. 대학생 이모(29)씨는 “지지도가 70%를 넘는 것을 보면 대통령이 잘하고 있는 게 아니겠느냐”며 “문 대통령 취임 후 적폐 청산도 이뤄지고 있어 국가가 발전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주부 강모(33)씨는 “자식들에게 올바른 사회를 보여주고 싶어서 (오소리단) 활동을 한다”며 “상대적으로 시간이 있는 낮에 커뮤니티나 기사에 대통령을 지지하는 댓글을 단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꼽은 이들이 4명으로 뒤를 이었다. 문 대통령의 가장 절친한 친구이자 정치적 동반자였던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문 대통령 지지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노 전 대통령이 개혁을 강하게 추진했다는 점에서 사회 변화를 원하는 마음과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지지하는 정치인을 밝히는 데에도 적극적이었다. 응답자 가운데 “문 대통령 지지자임을 주변에 적극적으로 알린다”고 답한 사람이 13명이나 됐다. “가까운 사람에게만 알린다”거나 “알리지 않는다”는 각각 5명, 2명에 불과했다.
문 대통령 관련 기사의 댓글 분석을 보면 여성 지지자들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네이버 댓글 통계를 보면 문 대통령에 관한 기사에선 여성 댓글의 비율이 30∼40%에 달하는 등 다른 기사의 댓글에 비해 여성층 비중이 높다. 연령별로는 보통 30대가 30% 이상으로 가장 많고 20대와 40대가 두 번째와 세 번째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30대 주부들이 몰려 있는 카페 ‘레몬테라스’나 요리사이트인 ‘82쿡’에서는 문 대통령 지지를 나타내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절대적 지지…‘양날의 칼’ 될 수도
문 대통령을 향한 오소리단의 지지, 성원, 믿음은 가히 ‘절대적’이다. 노 전 대통령이 비운에 숨진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야당, 보수 성향의 단체 및 언론은 말할 것도 없고 문 대통령의 정치적 우군이라고 할 만한 진보진영의 ‘비판적 지지’조차 용납하지 않으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영업자인 김모(39)씨는 “맹목적으로 정부 정책에 지지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근거 없이 (문 대통령을) 물어뜯는 건 보기 좋지 않다”며 “평범한 대통령 지지자를 ‘문빠’로 몰아가면 화가 난다”고 말했다.
회사원 양모(35)씨는 “비판적 지지라는 명분으로 노 전 대통령을 지켜내지 못했다. 문 대통령만큼은 우리가 지켜줄 수 있도록 절대적인 지지와 믿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같은 믿음은 ‘문재인·친문 이외의 정치인·정치세력’에 대한 차별, 배제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대학생 안모(29)씨는 “반문질(대통령을 반대하는 행동)하는 정치인 명단을 만들어 온라인상에 공유하고 있다. 야당은 물론 여당 인사도 반문질 리스트에 자유로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런 성향이 폐쇄적, 독선적이라는 비난을 불러오고 결국 문 대통령에게조차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부 오소리단의 활동에 불편해하는 목소리 또한 적지 않다. 이른바 ‘좌표를 찍는다’며 현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기사의 인터넷 주소를 공유해 비판 댓글을 달거나 찬성 혹은 반대를 눌러 댓글여론을 바꾸는 건 사실상 소수에 의한 여론 조작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오죽했으면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조차 최근 출간한 책 ‘세상을 바꾸는 언어’에서 “극히 일부는 인터넷 공간에서 지지 성향이 다른 누리꾼들에게 배타적 폐쇄성을 드러내기도 했다”며 “미안한 얘기이지만 한편으로는 큰 부담이었다. 문 대통령도 온라인 토론과 댓글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데 고민이 깊었다”고 밝혔을 정도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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