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줄이는 사회 ②] "손님은 줄고 최저임금 오르고..문 닫을 판"
-한때 밤샘영업 활발하던 식당가 가보니
-심야 매출보다 수당비용이 더 많아져
-“이런 상황 지속땐 휴업이나 폐업할 판”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일주일에 최소 3~4번은 있었던 저녁 술자리가 지난 한달 간 손가락에 꼽혔죠. 일찍 퇴근하면 무언가 허전해서 먹을거리를 사 갖고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이 늘었어요.”(A기업 홍보팀 장모 대리)
“새벽장사까지 했었는데 손님들 발길이 줄어드니 손실만 커져가고 있죠. 새벽 아르바이트생을 줄여도 봤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아 결국 지난달부터는 영업시간을 단축했습니다. 알바생 수당까지 챙겨주기 벅차서….”(일산 B주점 사장 김모 씨)
“물장사는 망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잖아요. 특히 주류가 이말을 대표하는 상품군이고요.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어요. 인구 감소로 수요는 줄고 소비자들의 술 소비도 감소하고…. 결국 물장사도 망할 위기에 처한거죠.”(주류업계 관계자 정모 씨)

지난 9일 늦은 오후 경기도 일산의 오피스 상가 옆 먹자골목. 한때는 간판 조명들로 늦은 시간까지 거리를 환하게 밝혔지만 지금은 자정이 되기전에 불을 끄고 문 닫는 식당들이 늘고 있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영향에 최저임금 인상까지 겹치면서 심야 영업의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것이다.
먹자골목 옆 횟집에 밤 12시께 들어서자 직원은 반기는 기색도 없이 ‘영업이 끝났다’고 한다. 얼마전만 해도 새벽장사를 하던 곳이다. 테이블을 정리중이던 횟집 사장은 “요즘도 단체예약은 끊이지 않는다. 다만 간단히 식사정도로 마무리를 한다”고 했다.
인근 치킨집도 마찬가지였다. 치킨집 사장은 “우리가 프랜차이즈는 아니지만 입소문이 어느정도 나면서 새벽 2시까지 영업을 해왔다”며 “그땐 2, 3차로 오는 손님들이 많았는데 지금 회식문화가 사라졌는지 오후 10시만 넘으면 테이블이 휑하다”고 했다.
주변 다른 주점들 역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대부분 문을 일찍 닫고 일부 가게는 점심 영업으로 대체하는 곳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먹자골목에서 한 블럭정도 내려오니 24시 포차가 보인다. 포차를 운영하는 강모 씨는 “최저임금 인상 후 알바생들 야간수당까지 챙겨주면 영업을 계속 할수록 손실이 커져가고 있다”며 “지금은 24시간 운영을 포기했다”고 했다.
강 씨는 “임대료를 지불하는 상황에서 어차피 나가는 고정비용을 해소하기 위해 밤새 문을 여는게 이익이라 생각해 새벽장사를 계속 해왔다”고 했다. 하지만 최저임금과 달라진 술 문화로 인해 감당하기 버거워진 것이다. 강 씨는 “결국 새벽 매출보다 수당으로 빠져나가는 비용이 더 들어 알바생도 줄이고 영업시간도 단축했다”고 했다. 그는 “식재료비나 임대료 등 제반 비용이 꾸준히 오르는 상황에서 이같은 영업 상태가 지속된다면 대부분 식당은 휴업이나 폐업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며 “이 골목 주인들 입장 역시 그렇다”고 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최저임금 상승으로 2020년까지 현재 외식업 종사자의 13%가 일자리를 잃는 상황을 맞이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외식업의 경우 4인 미만인 영세 사업체가 전체의 약 87.4%를 차지하며 전체 매출액에서 식재료비(40.6%), 인건비(17.6%) 등 고정비용이 82.5%를 차지할 만큼 수익구조가 취약하다”며 “이는 비용에 있어 추가 부담의 여력이 거의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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