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타페에 대항할 적임자, 쉐보레 '블레이저' 포착
쉐보레 이쿼녹스가 국내 출시된 와중, 그들의 또 다른 SUV ‘블레이저’가 테스트 주행 중 포착됐다.
사실, 쉐보레의 새로운 SUV를 기다려왔던 이들에게 이쿼녹스만으로는 성에 안 찬다. 블레이저는 이쿼녹스보다 크고 트래버스보다 작은 기아 쏘렌토급 SUV로 국내 SUV 시장에서 싼타페, 쏘렌토와 대등한 게임을 하려면 블레이저 정도는 들여와야 한다.
사진 속 블레이저는 위장시트에 위장막까지 감싸 완전무장 했다. 어떻게든 위부에 디자인을 노출 시키지 않으려는 흔적이 역력하다. 앞모습을 보면 십분 이해가 된다. 현대 싼타페처럼 LED 주간주행등과 메인 헤드램프를 분리한 디자인을 적용했는데, 듀얼포트그릴로 대표되는 쉐보레의 디자인 기조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스타일링이라 디자인 유출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LED 주간주행등은 광원 5개가 일렬로 늘어섰다. 그 아래 프로젝션 타입 메인 헤드램프와 방향지시등이 함께 자리 잡았다. 워낙 차체를 두툼하게 감싼 탓에 형상 가늠을 제대로 할 수 없지만, LED 주간주행등 사이에 은근히 드러난 차체 실루엣을 볼 때, 듀얼포트그릴 상단을 주간주행등과 연결하는 디자인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측면에서 본 블레이저는 이쿼녹스보다 한결 덩치가 크다. 대신 차체는 상당히 낮게 디자인 됐다. 지붕 역시 뒤로 가면서 낮게 떨어지는 형상이라 SUV 치고는 날렵한 이미지를 발산한다. 덩치 크고 기름 많이 먹는 미국차 이미지를 덜어내려는 듯 비례부터 완전히 새롭게 잡은 듯 하다. 앞쪽 오버행은 살짝 길게 잡힌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뒷모습 역시 꽁꽁 싸맸다. 유난히 튀어나온 스포일러와 범퍼 주변 구조물들이 눈에 띈다. 리어램프는 굳이 위장막을 뜯어내지 않아도 날렵한 형상을 지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체적으로 쉐보레가 그간 시도하지 않았던 스포티한 느낌의 SUV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쉐보레 블레이저는 1969년 처음 등장한 모델로 역사가 나름 오래된 차다. 1세대부터 3도어 풀사이즈 SUV로 출시됐으며 트럭에 기반을 뒀다. 이후 2리터 내외의 엔진을 얹은 중형 SUV로 판매됐고, GMC 지미, 쉐보레 트레일 블레이저 등 여러 파생모델로 등장했다.
쉐보레가 2013년 공개한 트레일 블레이저는 현재 개발 중인 블레이저의 직계 혈통으로 볼 수 있다. 단, 미국에서는 2009년 단종됐고 태국 등 아시아쪽 수요를 노리고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해 출시됐다. 당시 프레임 방식 차체에 150마력을 내는 2.5리터 엔진과 180마력을 내는 2.8리터 엔진을 얹었다.
이번에 등장한 신형은 트럭 뼈대를 버리고 완전히 새로 설계한 C1XX 모노코크 플랫폼을 사용한다. 캐딜락 XT5 역시 이 골격에 바탕을 둔다.
보닛 아래에는 193마력을 내는 4기통 2.5리터 엔진과 좀 더 강력한 310마력 V6 3.6리터 엔진이 얹힐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9단 변속기가 조합되며 전륜구동 기반의 사륜구동 시스템 역시 적용될 전망.
쉐보레는 지난 20일 블레이저의 티저 이미지를 공개하며 처음으로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블레이저’는 원래 정장 재킷보다 좀 더 캐주얼하게 디자인된 상의를 뜻하는데, 쉐보레는 고급스러운 민트색 블레이저를 티저이미지로 선보였다.
쉐보레는 지난 달 경영정상화 방안으로 향후 5년간 15개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 첫 타자는 에퀴녹스였고, 대형 SUV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 도입을 검토 중에 있다. 블레이저는 아직 개발이 끝나지 않았을 뿐 국내에 도입될 경우 이쿼녹스나 트래버스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신동빈 everybody-comeon@carla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