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기부채납 국내 첫 도입'..서초로 지구단위계획 5일부터 열람공고
구 도시계획자문위원회 자문 거쳐 4월말께 서울시에 결정 요청

서초구는 강남역에서 서초역까지 이르는 서초대로 일대 58만㎡에 대해 사유지 도로, 법원단지와 롯데칠성 부지 등 각 구역별 주변 여건에 따라 맞춤형으로 용도지역을 상향조정하는 ‘서초로 지구단위계획안’을 마련해 5일부터 열람 공고에 들어간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지구단위계획안의 주된 내용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도로미보상 토지 ‘선기부채납’ 도입 △법원단지 일대 리모델링활성화구역 지정 △장기간 방치된 롯데칠성·코오롱부지 일대 블록별 자율개발 허용 △민간주도의 신개념 도심재생기법인 ‘서초형 타운매니지먼트’ 도입 등을 담고 있다.
구에 따르면 현재 서초대로는 도시계획상 도로 폭이 40m이지만 실제는 30m밖에 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인도로 사용하고 있는 땅의 40.5%가 사유지다. 1978년 도로를 만든 뒤 보상이 제대로 안 돼 수십 년이 흘렀다. 토지보상비만 현 시점에서 1300억 원에 달하다보니 보상이 쉽지 않았다.
사유지 도로에 대한 소유권 관련 분쟁은 끊이지 않아 매년 서울시가 토지 소유주에게 도로 사용료 2억3000만원을 지급하고 실정이다. 게다가 4건의 소송이 지금도 계속 진행 중에 있는 등 예산낭비와 행정력 소모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구는 이 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5월 용역에 착수했고 이번에 그 결과를 도출했다.
우선 그동안 토지 보상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국공유지로 확보하지 못한 서초대로 49필지에 대해 선기부채납을 통해 넓은 보행 공간을 마련, 보도의 기능을 회복시킨다는 계획이다. 선기부채납하면 가중치를 높게 적용해 용적률이 1000%까지 상향가능하다는 게 구의 주장이다.
구 관계자는 “선기부채납 방식은 현 제도상에 없는 첫 시도”라며 “토지보상에 드는 막대한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도로의 제 기능을 찾게 되고 소유주는 용적률을 크게 완화할 수 있어 토지보상금보다 더 큰 이익을 얻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고고도지구로 묶여 있는 법원단지 일대를 리모델링 활성화 구역으로 지정해 용적률과 높이 등의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이번 계획안에 담겼다. 현재 법원단지 일대는 7층 이하 제2종일반주거지역으로 묶여 있는데다 40년 전에 지정된 최고고도지구로 28m이하의 고도제한까지 있다 보니 노후 건축물의 신축이 어려운 실정이다.
구는 장기적으로 법원단지 일대 최고고도지구 해제안을 시에 건의할 방침이다. 서울시내 최고고도지구는 주로 도시환경과 경관을 보호하기 위해서 지정된 반면, 서초동 법원단지의 최고고도지구는 과거 권위주의적 구시대의 산물이라는 지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또 장기간 방치된 롯데칠성과 코오롱부지 등 대규모 미개발지 8만㎡는 토지 소유 현황에 따라 동일 소유부지별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하고, 대규모 부지간 연계 개발, 소규모 인접 부지간 블록별 자율 개발 등을 허용하는 내용도 계획안에 포함했다. 개발 사업의 실현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이 지역 일대는 복잡한 토지 소유 구조로 다수의 소규모 토지 소유주 간 의견이 조율되지 못해 개발이 장기화 되고 있는 실정을 감안했다.
서초대로변 일대 법원단지와 롯데칠성·코오롱부지에는 주민이나 상인, 건물주 등이 함께 주도해 거리 활력을 살리는 ‘서초형 타운매니지먼트’를 도입 추진한다. 일본 도쿄의 롯본기힐즈처럼 지역 내 즐길거리와 볼거리를 관이 주도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이 자율적으로 꾸미고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외에 상습 침수 피해 지역인 진흥아파트 일대 부지를 제3종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를 상향하는 대신 공공기여를 통해 지하에 약 5만 톤의 대규모 빗물저류조를 설치하는 내용도 계획안에 추가했다. 이렇게 되면 인근 강남역 일대의 침수 피해까지도 대비할 수 있다.
서초구는 서초로 지구단위계획안을 주민 열람 공고하고, 이후 구 도시계획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4월말께 서울시에 결정토록 요청할 방침이다.
서초대로 일대는 지난 3월 발표한 서울시‘2030생활권 계획’에 따라 강남 도심권역으로 편입된데 이어, 내년 1월이면 서리풀터널 개통을 앞두고 있어 이번 지구단위계획안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구의 설명이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서초대로는 40년 이상 토지 보상이 안된 채 막대한 혈세 낭비와 행정의 불신을 초래하고 있어 오랜 고민 끝에 이번 지구단위계획안을 마련했다”며 “서초로 지구단위계획이 결정되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서초대로 일대가 활력을 되찾아 글로벌 명소로 발돋움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 (parkmin@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춘추관에서]지지율 미스터리.."文대통령 70%는 거짓" vs "왜 아직 한국당을"
- 레드벨벳 만난 김정은의 취향은?.. 영어 유창하고 디즈니 캐릭터 선호
- STX조선 '운명의 1주일'..靑 "정치논리 없다" 변수되나
- 레드벨벳 평양공연, 15년 전 베이비복스와 어떻게 달랐나
- 변호사 시험 절반만 합격..로스쿨 '변시낭인' 몸살
- [이정훈의 블록체인 탐방]개인정보 축적, 보험상품 혁신 돕는다
- [주총 대란 현실화]①'주식이 모자라'..75개사 주총 안건 못 올려
- '등록금 받고 中企 취업'..대학생 4200명에 희망사다리장학금 지원
- "中, 美반도체 수입 늘려도..삼성·SK하이닉스엔 타격 없어"
- 톈궁1호, 9~10시 지구추락..한국은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