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7일, 미국 친환경 전문 매체 <클린테크니카>가 ‘2017 유럽 전기차 판매 Top20’을 공개했다. 1위는 3만1,410대를 기록한 르노 조에(Zoe). BMW i3가 2만855대로 그 뒤를 이었다. 3위는 다소 의외다. 미쓰비시 아웃랜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이후 PHEV)가 자리 잡았다. PHEV가 배터리 전기차(BEV)의 틈새를 비집고 상위에 올라 흥미롭다.

미쓰비시는 2012년 파리 모터쇼에서 아웃랜더 PHEV를 처음 선보이고 2013년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이듬해인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아웃랜더는 전 세계 시장에서 판매량이 가장 많은 PHEV였다. 2016~2017년엔 미국 친환경차 시장 성장으로 쉐보레 볼트(Volt)에게 자리를 내줬다.

아웃랜더 PHEV는 길이와 너비, 높이가 4,695×1,800×1,710㎜인 중형 SUV다. 크기로만 보면 현대 싼타페와 투싼 사이다. 하지만 공인연비는 20㎞/L를 뽐낸다.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보다 7㎞/L 더 높은 효율을 자랑한다. 비결은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엔진과 2개의 전기 모터에 있다.

아웃랜더 PHEV의 엔진은 최고출력 117마력, 최대토크는 19㎏·m다. 여기에 앞뒤 바퀴 축에 각각 자리 잡은 60㎾ 전기 모터 2개가 힘을 합쳐 시스템 총 출력 200마력을 뿜는다. 사륜구동이지만 전기 모터로만 뒷바퀴를 굴려 연비를 높였다. 엔진 힘을 뒤로 전할 프로펠러 샤프트(propeller shaft)가 필요 없고, 동력 손실도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크게 직렬형과 병렬형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미쓰비시는 하이브리드의 장점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아웃랜더 PHEV에 ‘EV 드라이브’와 ‘직렬형 하이브리드’, ‘병렬형 하이브리드’ 등 3가지 방식의 장점을 모두 담았다.

EV 드라이브 모드에서는 앞뒤 전기 모터만 사용해 달린다. 아웃랜더 PHEV의 배터리 용량은 12㎾h. 미쓰비시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53㎞(유럽 기준)까지 갈 수 있다”고 전했다. 아웃랜더의 배터리를 가정에서 가득 채우기 위해선 약 8시간이 필요하다. 차데모 방식 고속 충전기를 사용하면 25분 만에 약 80%를 충전할 수 있다.

직렬형 하이브리드 모드에서 가솔린 엔진은 오직 배터리만 충전한다. 미쓰비시는 주행거리연장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나 볼 수 있는 기술을 아웃랜더 PHEV에 가져왔다. 직렬 모드에선 엔진이 바퀴를 굴리지 않기 때문에 배출가스를 최소로 줄이며 달릴 수 있다. 단 전기 모터로만 달리기 때문에 최고속도는 시속 120㎞로 제한적이다.

병렬형 하이브리드 모드에선 엔진과 전기 모터 모두 바퀴를 굴린다. 언덕을 올라갈 때나 가속할 때 전기 모터는 엔진에 힘을 더해 사뿐한 몸놀림을 돕는다. 병렬식에서 주행모드는 ‘에코’와 ‘배터리 절약’, ‘배터리 충전’ 등 3가지다. 에코 모드에선 엔진과 전기 모터 반응을 늦춰 에너지를 절약하며 달린다.

배터리 절약 모드에선 전기 모터를 최대한 사용하지 않고 엔진으로만 바퀴를 굴린다. 충전 모드에 돌입하면 엔진은 달릴 때나 멈춰있을 때나 배터리 충전에 집중한다. 일반적인 고속도로 주행에서 배터리 충전 모드를 켜면 약 40분 만에 배터리를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이 모두를 종합하면 아웃랜더 PHEV의 총 주행가능거리는 870㎞에 달한다.


아웃랜더 PHEV의 가격은 영국 기준으로 약 4,790만 원. 하이브리드의 최신 기술을 품고도 가격은 일반 중형 SUV보다 조금 높은 수준에 묶었다. 아웃랜더 PHEV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41g/㎞. 영국에서 최대 376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미국에선 이보다 더 저렴하다. 기본 가격은 3만5,000달러(약 3,736만 원)지만 보조금을 받으면 3만 달러(3,204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
소형부터 대형까지 크기를 막론하고 인기를 얻고 있는 SUV. 아웃랜더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무장해 허리띠까지 단단히 동여맸다. 그리고 착한 가격, 소위 ‘가성비’로 BMW X5 x드라이브40e와 볼보 XC60 T8, 메르세데스-벤츠 GLC350e에게 강력한 한 방을 날렸다. 올해 미쓰비시는 아웃랜더 PHEV의 미국 진출로 다시 한 번 시장 제패를 노리고 있다. 아웃랜더 PHEV가 미국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글 이현성 기자
사진 미쓰비시